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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Mar 03. 2024

21화: 냥이들의 대 환장 파티

비 오는 날, 비를 맞고 나타난 애들

#1. 동시에 현관으로 들어온 치즈 1호, 턱시도, 블랙이 3호, 최강신예

치즈 1호, 블랙이 3호, 최강신예, 턱시도가  현관에 모여 식사를(위에서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꽃샘추위가 며칠 승질을 부리듯 몰아치고 조금씩 봄으로 향해 가는 요즈음...


며칠 전 봄을 재촉하는 비가 계속 오던 어느 날, 퇴근하여 마당으로 차를 몰고 들어 오는데...

데크에서 마당을 가로질러 주차장으로 쪼르르 달려오는 '턱시도'가 보입니다. 이 애는 요즘 개냥이가 되어 

이렇게 나를 반기러 옵니다.  비가 오는데도 말이죠.   그런데 가만히 보니 데크에 여러 애들이 있습니다. 

데크 난간 위엔 일단 '블랙이 3호'가 올라있고요... 비를 맞으면서요... 그리고 비를 피하는 처마 밑에는 '치즈 1호'와 '최강신예'가 앉아 있습니다.  '치즈 1호'와 '블랙이 3호'는 상극인데 저 애들이 비를 맞고 같이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일단 비 맞는 게 애처로워 현관문을 열어 들여보냈는데 예의 '치즈 1호'와 '블랙이 3호'는 또 하악질을 하며 서로 경계하며 코를 맞대고 싸움 일보직전으로 갑니다. '치즈 1호'는 이 애가 현관 

안으로 들어오는 게 못 마땅하니 못 들어오게 하는 거죠.... 그런다고 안 들어갈 '블랙이 3호'가 아닙니다. 

문 앞에서부터 이 애들은 하악질을 하며 둘이 붙기 일보 직전입니다.  둘을 떼어 놓으려 부랴부랴 밥그릇들을 모아 현관 안에 들여놓고 아이씩 따로 밥을 주었습니다. 와중에도 둘은 하악질이고 난리가 아닙니다.

이 애 밥을 주고 돌아서면 또 다른 애가 냐옹거리고 그 애 밥을 주고 돌아서면 이 애가 냐옹거리며 서로 

밥 달라고 난리입니다. 애들... 평소 굶은 애들처럼 말이죠...

정신없이 이 애 저 애 밥을 주고 '치즈'와 '블랙이'를 떼어 놓고 밖으로 나와보니 이번엔 자두 우리 지붕 

위에서 또 어떤 녀석이 냐옹거리고 있습니다. 마치 "저도 있어요 아저씨... 저도 주세요..." 하는 것처럼요...

가서 보니 그간 자두네 집 지붕 위에서 밥을 먹던 '블랙이 2호'도 와서 비를 맞으면서 그러고 있습니다.


#2. 비를 맞으며 자기 자리에서 오랜만에 밥 먹는 블랙이 2호

비 맞고 밥 먹는 블랙이 2호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일단은 밥을 주고 보니 비를 철철 맞으며 밥을 먹기에 현관에서 우산을 꺼내다 급히 우산을 씌어 주었습니다.

이 애는 여기 이 자리에 오랜만에 와서 밥을 먹습니다. 원래 이 자리가 이 애의 자리였는데 말이죠.

요새 가끔 와서 밥을 먹습니다만... 하필 이렇게 비 오는 날 와서 비를 맞고 있었는지...

다시 오기 시작 한 이 애는 주로 무주공산인 데크 오른쪽으로 와서 밥을 먹고 갑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순딩이로만 알고 있던 '블랙이 2호'는 거기선 '블랙이 0호'(최약체이긴 하지만)와도 대치를 하고 지존이었던 

'턱시도'와도 하악질을 하고요... 가끔 오는 이상한 애(아직 이름을 지어준)와도 대치를 하기도 하더군요... 

얼마 전까지 밥 먹다 나를 보고도 도망가곤 했던 애가 말이죠... 순딩이가 어디서 격투기라도 배워온 건지... 요즘 애가 달라졌습니다(사실 블랙이 2호가 맞나 의심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두는 먹는 걸 물끄러미 보고 있기만 합니다. 자두는 익숙한 애들에겐 짖거나 공격성을 보이지 않습니다. 호피, 턱시도와 바로 이 '블랙이 2호'에게는 아무런 공격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현관 안에 상극인 애들이 같은 공간에 있어 불안해 다시 현관으로 와보니...


#3. 현관 안에서 아직도 실랑이를 벌이는 치즈 1호, 블랙이 3호

치즈 1호와 블랙이 3호는 악을 쓰며 대치를 하고 턱시도는 고갤 돌려 외면하고...

아니나 다를까.... 현관 안에선 '치즈 1호'와 '블랙이 3호'는 코를 맞대고 하악질로 서로를 경계하며 대치를 

하고 있는데 웃기는 건 이걸 턱시도는 못 본체 하는 건지... 한편에 따로 앉아 있습니다. 둘만 악을 쓰며 코를 맞대고 있습니다.  그러다 둘이 하도 저러는 꼴이 못 마땅한지... '턱시도'가 나가버리더군요.

그러고 보니 '최강신예'도 안보입니다. 아마도 이 꼴이 보기 싫어 이 애도 밥을 먹고는 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4. 둘만 남은 현관 안에서는....

둘만 남은 현관 안엔 이상한 기운이 흐르고... 밥그릇들은 널브러져 있고

그러다 보니 이젠 상극인 애들 둘만 남았는데 내가 가운데 들어가 간식을 따로 나눠주며 떼어 놓았더니 '치즈 1호'는 한편에서 못 마땅한 듯 자리에서 마치 삐친 것처럼 저러고 있는데 침입자(?) '블랙이 3호'는 마치 자기 집 뒤지듯 간식 바구니를 뒤지고 있습니다. 저 뻔뻔한 '블랙이 3호'는 현관 안에서 밥을 먹겠다고 우기고 '치즈 1호'가 없던 때엔 저기서 잠도 자고 그랬고요... 무엇보다  '치즈 1호'와 '턱시도'는 이 현관에 드나들면서도 한 번도 간식 바구니에 입을 댄 적이 없었는데 저 '블랙이 3호'는 저러고 있습니다. 

가만히 놔뒀더니 '블랙이 3호'는 한참을 뒤지더니 슬그머니 나갑니다. 

그렇게 혼자 남아 있던 '치즈 1호'도 어디 갈데 가 있는지 나가버리더군요....


비 오는 이 날은 애들이 비를 맞는 게 안타까워 현관 안에 들여와 밥을 주었더니 이렇게 난리가 난 겁니다.

저 막무가내 '블랙이 3호'가 오기만 하면 이런 사단이 벌어지는데... 못 오게 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합니다.

그러다 보니 현관 안은 애들 밥그릇이 널브러져 있고 완전 개판... 이 아니고 고양이판이 돼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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