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들의 만행...
23년 초 2월... 늦은 겨울, 이른 봄 무렵부터 온 이 애는 한때 현관에서 살다가 지금은 다시 길냥이가 되어
가끔 와서 밥만 먹고 갑니다. 현관 앞에서 살 때는 '턱시도'와 둘이 합세하여 대장 노릇을 하며 데크에 올라
오는 애들을 쫓아내며 데크 중앙을 차지하고 살았는데 요즘도 오면 대장 노릇을 합니다. 다른 애들이 오는 걸
극구 막고 하악질로 위협을 합니다. 그리고 이 애들이 모이는 현관 앞 데크에는 고양이집, 고양이 쉼터로 놓은 박스들 밥그릇, 물그릇등 좀 너저분하게 있습니다(대문사진). 그런데 어느 날부터 좀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그 원인을 몰라서 청소를 하고 깔개를 햇볕에 널어 말리고 바닥은 물청소를 하는 등 나름 정리를 했는데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이 애, '치즈 1호'가 바로 그곳에 소변을 내지르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뒤돌아서서 물총으로 쏘듯 내 갈기는 게 제법 소변줄기는 높게 솟구쳐 오르더군요.... 경악할 일이었지요.
그간 이 이상한 냄새가 무슨 냄새인지 몰랐는데 이 '치즈 1호'의 만행이었습니다. 뭔 이런 xx 같은 일들이...
이 아이도 '치즈 1호'만큼 오래된 아이입니다. 23년 봄부터 오기 시작한 애니까요... 그러다 이 아이는 한겨울
무렵부터 안 보이기 시작하여 걱정이 되었는데 겨울이 끝날즈음 다시 나타났습니다. 거의 2달 만에 나타났는데 몰골이 아주 말이 아니게 나타났습니다(가운데 사진) 귀뒤에 상처가 나고 흉한 꼴이었지요... 그 후 다시
꼬박꼬박 옵니다. 그러면서 귀뒤의 상처는 다 나았는데 이번엔 앞다리를 다쳐서 딛지 못하고 들고 다닙니다.
아무튼 이 애는 요즘 꼬박꼬박 와서 밥을 먹고 심지어 '턱시도'의 자리에서 쉬고 가기도 합니다.
원래 이 애는 밥만 먹으면 돌아가는 아이였는데 말이죠... 그럼에도 이 애는 아직도 내게 하악질을 합니다.
아주 괘씸하게도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 애도 '치즈 1호'가 하는 행동을 하는겁니다. 고양이들 쉼터(박스로 만들어 놓거나 구입하여 놓은)에 자세를 잡더니 물총으로 쏘듯 오줌을 갈겨대는 겁니다.
선명한 자국을 남기며... 기겁을 하고 물청소를 했습니다. 종이 박스는 갈아주고 깔개는 햇볕에 널어놓고...
이 애는 지난 늦여름, 가을 무렵에 왔는데 올 때부터 '치즈 1호'와 난리를 피우며 왔습니다. 보통 처음 오는
애들은 데크 중앙엔 '턱시도'와 '치즈 1호'가 자릴 잡고 있어 데크 사이드나 주변에서 눈치를 보는데 이 애는 오자마다 현관으로 대뜸 들어 오려했고 그 꼴을 못 보는 '치즈 1호'와 대치를 하며 그때부터 둘은 상극이 되었지요. 신기한 건 '턱시도'가 이때부터 이 아이는 물론 다른 아이들이 올 때 막지 않고 뒤로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튼 이 애는 처음부터 현관 안으로 들어오겠다고 공표하고 오듯 안으로 들어왔으며 안에서도 다른 애들은 전혀 하지 않는 사료 통 위에 올라가거나 간식통을 뒤지거나 하는 대담한 행동을 했습니다.
'치즈 1호'와 가장 시끄럽게 대치를 하고 밥보다 현관 안에 관심이 더 많은 아이였지요. 지금도 밥은 현관문이 열려 있다면 안으로 들어와 먹으려 합니다. 그런데 이 애도 치즈들의 그런 행동을 합니다. 아이고... 기가 막힙니다. 어느 날 보니 데크 위에 고양이 집에다 물총을 쏘듯 하고 있더군요. 또 청소를 해야 했습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저 애들은 다 수컷이었는데 여기 오는 다른 애들보다는 덩치가 큰 애들입니다. 아마도 이
애들은 수캐들처럼 자기 영역이란 표시를 이렇게 오줌으로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간 안 하던 행동들을 하는 거 보니 이 애들이 봄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지(발정기인지)... 게다가 한 놈이 하니 다른 놈들이 거기 위에
자기 오줌을 더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 행동을 하는 애들은 다 기가 세고 이 데크 위에서 한 가닥 하는 애들입니다. 다만 '치즈 2호'는 기가 세 보이는 애는 아닌데 이런 행동을 합니다.
일단 저 행동을 할 때 내가 보고 있다면 못하게 쫓아 버리고 청소를 합니다만...
이 애들의 영역표시 같은 걸 하는, 일종의 기싸움이 아닐까 하는데... 봄이 지나면 나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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