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이....
#. 지난주 일요일- 우려하고, 기대했던 고등어의 새끼들이...
'고등어'가 부쩍 패악을 떨며 사나워지는 게 이상했고 데크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애를 돌보지 않는 불량엄마로 오해를 산 '고등어'는 알고 보니 애들은 데크밑으로 데리고 오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어쩐지.... 내가 현관으로 나가기만 하면 금방 어디선가 나타나서 이 애는 새끼들 팽개치고 여기 와서 사나?
했고 그러면서 쌈질이나 하고 와서 밥을 먹나 했었지요... 그게 글쎄 애들을 데크 밑에 데려다 놓고 거기서
애들과 복작거리다 내 소리만 나면 올라와 내게 아는 체를 하던 거였어요... 정말 우려했던 일입니다. 이 애가 새끼들을 데려 오면 어쩌나... 했는데... 여긴 다른 냥이들이 10마리쯤이 드나드니 다른 성묘들이 가만히 놔둘까? 그런 이곳에 새끼들을 데리고 오다니요... 그게 그렇게 패악을 떨며 다른 냥이들을 공격하고 쫓아내려
했던 겁니다. 이 애들이 있는 곳은 데크 오른쪽(예전 치즈 2호의 영역)으로 그 끝은 집뒤로 그 너머는 밭으로 이어져 있고 현재는 제초를 안 해 풀이 정글처럼 자라난곳이고 그쪽 데크 밑에 애들이 꼬물거리며 나왔습니다. 저 데크 끝에서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다 내가 발견을 했는데 나와 눈이 마주 치자 엄마에게 사전교육을
받은 듯 일제히 다시 데크 밑으로 들어갑니다. 멀리서 봐도 일단 애들은 잘 먹고 잘 자란 것 같습니다.
몰골이 깨끗한 게 엄마의 돌봄을 잘 받아서 그런가 봅니다. 애들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고 또 걱정이 몰려왔습니다. 저 애들... 어쩌죠? 정말 우려했던 일입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 애들을 데리고 왔어요.
저 고등어가... 너무 기가 막혔지만 닭고기살을 주니 얼른 물어다 새끼들한테 가져다줍니다. 연거푸 세 개를 주었더니 세 개를 다 가져다 먹입니다. 역시... 위대한 모성애입니다. 그리고 애들을 보니 꼬물이가 3~4마리쯤 돼 보이는데 고등어가 2~3마리고 블랙이가 1마리... 그러니 아빠는 블랙이었습니다. 우리 집에 오는 애들 중
아빠가 있었을까요? 아님 다른 블랙이었을까요. 고등어'가 싸납게 애들을 몰아붙이고 먹을걸 아귀처럼 먹고 그렇게 패악을 떨던 게 밑에 있던 애들 때문에 그렇다니... 한편으로는 다행이고 한편으로는 걱정입니다.
#그 후- 다른 애들이 안 보여...
그리고 다음날 아침, 현관문을 열고 나와보니 아무 애들도 없습니다. 신기합니다. 이런 적이 없었습니다.
보통은 아침에 현관문을 열고 나와보면 데크에 적게는 서너 마리, 많게는 대여섯 마리가 나를 바라다보며
냐옹거리고 몇몇 아이들은 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밥 달라고 재촉을 하고 몇몇 아이들은 서로 하악질도 하고 그런 게 보통의 아침 풍경이었는데 너무나 신기하게 아무도 없습니다. 심지어 데크에서 사는 '턱시도'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잠시 후 '고등어'가 왔습니다 '고등어'에게 밥을 주고 '자두'를 데리고 아침 산책을 왔는데도 아무 애들도 없습니다. 일단 오지 않은 다른 애들의 밥그릇에 밥을 채워주고 퇴근
하고 저녁때 오니 역시 아무도 없습니다. '턱시도'도 역시 없고요. 이상 합니다. '턱시도'는 왜 없을까요?
여기가 집인데... 그날 저녁때 '블랙이 4호' 혼자 왔습니다. 그리고 '고등어'가 왔습니다. 이젠 슬슬 걱정이
됩니다. 애들이 왜 이렇게 싹 사라진 걸까요? 게다가 다음날 보니 데크 밑에 '고등어' 새끼들도 없습니다.
데체 이게 무슨 일일까요? 걱정이 됩니다. 1년 6개월을 데크에 살며 집냥이가 된 줄 알았는데 '턱시도'도
안 보이고 무엇보다 '고등어'는 새끼들을 어디다 다시 데려다 놓을 걸까요? 여기서 살려고 그렇게 그악스럽게 다른 애들을 쫓아내더니 왜 다시 애들을 옮겨갔을까요? 옮겨간 건지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다른 애들도 싹 안 보이고요...
# 며칠이 흐른 후
역시 데크에 아무도 없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그리고 한참 후 '고등어'가 옵니다. '고등어'는 다시
어디론가 이사를 한 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왜 다른 애들은 안 오는 걸까요? 아침, 저녁 밥때가 되면 모여서
서로 하악질도 하고 그러면서 밥을 먹고 데크가 이 애들 쉼터 겸 식당 겸 놀이터였는데 요 며칠 애들이
안 오니 너무나 신기하고 이상합니다. '고등어'는 왜 다시 새끼들을 이사시킨 걸까요? 여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 걸까요? 다른 애들을 다 쫓아냈는데도 아무래도 성묘들이 신경이 쓰인 걸까요? 그런데 왜
다른 애들은 안 오는 걸까요? '고등어'가 다시 애들을 데리고 자리를 옮겼는데도 안 오는 건 뭘까요?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다 다시 다음날 저녁에 블랙이 들이 왔는데 집 뒤편 정글 옆에서 둘이 하악질과 둘이 경계를 하고 있더군요... 그래도 모습이 보이니 다행입니다. 둘을 먹을 것으로 떼어놓고 한 아이는
데크 앞쪽으로 유인해 왔습니다. '블랙이 2'호와 '3호'가 붙었던 것입니다. '3호'를 데크 앞쪽으로 데려오고
뒤편에 있는 '2호' 에겐 먹을 것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참 이상 합니다. 며칠 만에 나타난 애들이 데크 앞으로 안 오고 왜 집 뒤에서 그러고 있는 건지... 그러거나 여하튼 얼굴을 보니 안심입니다.
문제는 보이지 않는'턱시도'입니다. 여기서 터를 잡은 앤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새끼들을 보자 뒷북이긴 하지만 지역 동물보호소에 연락해서 TNR(중성화수술)에 대해 문의를 했더니 지금 신청을 하면 2~3개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지역 동물병원에서 한꺼번에 지역별로 포획틀을 설치하고 한꺼번에 데려가서 수술을 하고 3일 후 다시 살던 곳에 풀어준다고 합니다. 그땐 한창 더운 여름, 애들이 괜찮을 까요?
뭔가 좀... 안타깝고 괜한 짓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튼 걱정입니다. 그 더운 여름에 말이죠.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저 아이들이 걱정되기도 하고... 잘하여 되돌려 보내지길 바라는 마음뿐...
내가 개입하여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지역 동물보호소에선 냉정하게 말합니다.
'자꾸 밥을 주고 잘 대해주니 애들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암니다. 시작을 한 제가 잘못 이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분은 또 '그 애들 그냥 놔두면 평균 수명이 2~3년입니다'라 합니다. (결국 굶겨 죽이라고요?라고 말하지 못하고) 또 저는 '암니다.... 제게 온 아픈 애들, 굶은 애들... 을 그냥 보낼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밖에 할 게 없었습니다.
하필 지역보호소에 연락을 하고 난 후부터 애들이 안 보이는 거 같은데 내 말을 알아듣고 다들 뿔뿔이 헤어진 걸까요?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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