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mes 아저씨 Jul 04. 2024

14화: 이상한 삼순이

뻔뻔 하면서도 소심한...

어느 봄날 나타난 삼순이는...

발견되면 데크 밑으로 숨어 하악질을 하던  '삼순이'

정확하게 이 아이가 우리 집 데크에 언제부터 왔는지 잘 모르지만 봄이 올 무렵인지... 아무튼 그때쯤이라 생각됩니다. 그땐 멀리서 배회하고 데크에서 밥을 먹다 나를 보면 도망가고 다른 아이들을 피해 다니고 그러더니 조금씩 데크 위에서 밥 먹는 게 많이 목격되었습니다. 이때까지 데크를 관리하던 주인은(?) '턱시도'였고 '고등어'는 와서 밥만 먹고 갈 때였고 5월부터는 '고등어'가 패악을 떨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턱시도의 허락(?)인지 당당히 데크 위에서 밥을 먹는 '삼순이'

그러더니 어느 날부터는 아예 데크 위에서 밥을 먹고 나를 봐도 급히 도망가지 않고 거리를 두고 경계만 합니다. 그러고는 이제 피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듯 덩치가 '턱시도'와 비슷합니다. 그땐 내 생각에 '삼순이'가 새끼를 가진 게 아닐까 했지요... 그러다 얼마 후 이 애가 나를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심지어 손을 내밀면 얼굴을 비비기도 하고 이제 내 손길도 허락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보니 그리 덩치가 크지 않습니다.

심지어 내 손도 타고 어느날엔 지붕위에 블랙2호의 밥도 먹고 데크에서 턱시도와 쉬기도하는 삼순이

이렇게 이 아이는 데크에서 쉬기도 하고 밥도 먹고 하며 심지어 밥만 주면 안 먹고 쫓아다니며 내게 간식을 

달라고 합니다. 통조림이나 닭고기를 달라고 하는 거죠... 몇 번 주었더니 밥을 안 먹고 쫓아다니며 간식 달라고 하니 말입니다. 하도 냐옹거리며 쫓아다녀 귀찮을 정도입니다. 이럴 땐 이 애가 밉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 아이는 '자두' 우리에 들어가 '자두'가 쉬는 그늘막아래 들어가 누워 쉬기도 합니다. '자두'는 가만히 보고만 있습니다. 이 아이도 '자두'가 자신을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나 봅니다. 그러나 '삼순이'는 '고등어'는 무서워합니다. '고등어'가 가까이 오면 도망하거나 하악질 하며 물러납니다. '고등어'는 무서워하면서 '자두'는 무섭지 않은 모양입니다. 불쌍한 '자두'... 어쩌다 고양이들에게 호구가 되었는지...

왼쪽) 고등어가 오자 데크에서 내려오는 삼순이 , 가운데, 오른쪽) 고등어가 없을 때 데크 위에서 놀거나 쉬는 삼순이

요즘 우리 집 데크 위에는 '고등어'가 전체를 오가며 밥을 먹고 '고등어 새끼들'과 '치즈 2호'는 오른쪽에서 밥을 먹고 그리고 데크 왼쪽 '자두'네 집 쪽에는 '턱시도'가 중앙에서 옮겨와 자릴 잡았는데 '삼순이'는 '고등어'가 없을 때는 데크에 올라와 밥도 먹고 쉬기도 하며 데크에 머물기도 합니다. 

저 사진에서는 오랜만에 온 '치즈 1호'가 있습니다. 이 애도 성질 많이 죽었습니다. 

데크에 새로운 애가 오는 걸 극구 싫어했던 '치즈 1호'였는데 '삼순이'랑 같이 쉬고 있으니 말입니다.


                                               한편 자두와 호피는...

호피만 보면 핥아 주느라 정신이 없는 자두와 그걸 즐기는 호피

돌아온 '호피'는 '자두'와 어울려 알콩달콩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데 '자두'는 어떡하든 '호피'만 보면 핥아주려 합니다. 그리고 '자두'는 '호피'와 장난을 치고 싶어 하는데 '호피'는 핥아주는 것까지는 받아주지만 '자두'가 발로 툭툭 건드리며 장난을 치는 건 아주 질색을 하며 하악질을 하거나 냥펀치를 날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자두' 콧등에 상처가 나기도 했는데 이러다가 화난 자두가 공격을 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자두'가 '호피'를 공격하거나 물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어쨌든 가끔 '호피'가 와서 '자두'랑 놀아주니 '자두'는 '호피'만 오면 신나 하고 좋아 죽습니다. 요즘 가끔 산책을 같이 나가는데 '호피'는 산책 나갔다 자기가 가기 무섭거나 더 이상 갈 수 없을 때는(그 영역이 자기가 갈 수 없는 영역이라 느껴질 때)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자두'와 내가 돌아오면 근처 풀숲에서 쑥~ 하고 나타나 같이 집으로 오는 걸 봐서는요... '호피'는 지난겨울 집을 나갈 때 수컷 성묘가 된 때였는데 마구 전투력이 늘어가 '블랙이 2'도 공격하고 당시 지존이던 '턱시도'도 공격하며 수컷 호르몬 분비 최강일 때독립하여 집을 나갔다가 몇 개월 만에 

중성화 수술을 하고 들어와서는 이제 공격성이 없어지고 다른 고양이들 눈치를 보며 함부로 나대지 않습니다. 확실히 중성화 수술을 하면 얌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자두 우리엔 '호피'도 드나들고 '턱시도'도 드나들더니 이젠 '삼순이'도 드나듭니다.

그런데 자두는 이 애들을 대하는 태도는 각각 다릅니다. '호피'가 들어오면 일단 좋아하는 티를 팍팍 내며... '턱시도'가 들어오면 못 본 듯... 관심 없어하거나 가끔 다가가 냄새를 맡곤 하며 '삼순이'에게는 호기심을 

보이며 다가가는데 '삼순이'가 하악질을 하면 더 이상 가까이 가지도 않고 공격을 하거나 으르렁대지도 

않습니다. 


[브런치북] 시골 냥이들과의 날들-2

[연재 브런치북] 개, 고양이 그리고 나 (brunch.co.kr)

[브런치북] 자두, 살구 이야기 (brunch.co.kr)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 (brunch.co.kr)

감정유감 매거진 (brunch.co.kr)

사람과 사람들 매거진 (brunch.co.kr)

뱁새의 찢어진 다리 매거진 (brunch.co.k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