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둘과 블랙이 하나의 이쁜 아기들... 그리고...
충격!! 경악!! 삼순이.... 애가 셋 딸린 유부녀로 밝혀져...(3류 황색 잡지에 나올 제목은 이렇게)
지난 끝 봄쯤 데크 근처를 서성이며 밥을 먹던 소심쟁이 '삼순이'는 데크 위로는 잘 못 올라오고 밑에서 동태를 살피며 가끔 데크에 올라와 밥을 먹던 아이였는데... 요샌 데크에서 거의 살다시피 합니다.
다만 '고등어'가 오면 슬금 아래로 내려오거나 거리를 두는 걸 제외하면 딱히 다른 애들과는 나쁜 관계로 보이진 않는 것 같습니다. '턱시도'는 이 애를 산모라 그런지 적대시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간식을 양보하기도 하고요.하지만 이 애는 뻔뻔하면서도 눈치를 살피며 소심한 겁쟁이기도한데,'삼순이'는 기본적으로 데크에 올라오는 다른 애들과 부딪히거나 싸우려 들지 않고 밥은 그다지 욕심내지 않으나 늘 간식을 달라고 나를 쫓아다닙니다. 알고 보니 자두네 집 옆 도로 건너편 풀숲에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비밀(?) 양육하는 게 지난주에 발견되어 애 셋 딸린 유부녀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자두네 집 옆, 풀숲의 삼순이네 애들...
집 옆에 애를 데려다 놓고 있다 발견이 될 때 두 마리인 줄 알았는데 나와서 노는 걸 보니 세 마리였습니다.
이 애들이 숨어 사는 풀숲 위에는 작약꽃밭이고 그곳에는 사용한 농사용 비닐 장막 같은 게 있는데 비가 그치니 이 애들이 그곳에 나와 쉬고 있습니다. 멀리서 카메라를 최대한 당겨 찍었습니다.
블랙이가 1마리고 치즈 2마리입니다. 그런데 활동성은 노랑이 치즈가 가장 활발하고 덩치도 커 보입니다.
그리고 블랙이가 가장 활동성이 떨어져 보입니다. 어디가 아픈 건지...
저 애들은 내가 통조림을 가져다주면 후다닥 작약밭으로 들어가는데 치즈들이 제일 빠르게 움직이며 숨지만 블랙이는 아주 천천히 나를 보며 들어가 숨더군요... 통조림을 주고 멀리서 지켜보니 한참을 숨어서 밖의 동태를 살피더니 애들이 나와서 통조림을 먹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쉬고 있습니다.
치즈는 엄청난 활동으로 애들을 괴롭히며 장난을 걸고 풀대도 꺾고 위에 날아가는 무엇인지도 낚아채려 점프도 하고 그럽니다. 물론 내가 다가가면 세 녀석 다 숨어버립니다. 그런데 1주일 사이에 애들이 부쩍 컸습니다. 지난주보다 훨씬 더 커 보입니다. 엄마가 잘 케어를 하나 봅니다.
그러다 그제 새벽, 고양이들이 싸우는 소리가 요란해서 나가보니 어떤 고양이가 이 애들과 '삼순이'네 집을
습격했나 봅니다. 격렬하게 싸우며 아기 고양이들의 비명도 들리고... 깜깜한데 플래시를 비추며 발을 땅땅
구르자 어떤 녀석인가 풀숲에서 확~ 뛰쳐나가 도망갑니다. '삼순이'도 안 보이고 아기들도 안보입니다.
걱정인데... 다음날 보니 애들 3마리가 다 보이긴 합니다. 혹시 움직임이 둔해 보이는 블랙이가 물린 게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습니다만...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새벽 현관을 열고 나가보니 '삼순이'는 비를 피해
새끼들을 데리고 현관 앞 추녀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가 후다닥 도망가는데 치즈 들만 있고 블랙이는 없었습니다. 이 어미 '삼순이'는 왜 이 두 애들만 데리고 비를 피하러 왔을까요... 블랙이가 궁금해서 통조림을
들고 작약밭으로 갔더니 비가 내리는데 작약틈새로 치즈 둘만이 몸을 대고 있더군요.
역시 블랙인 안보였습니다.
대체적으로 다른 아이들과 사이가 좋은 삼순이
그리고 데크에 변화가 또 왔습니다.
'고등어'네 애들이 다 커서 독립을 한 건지... 이제 애들이 보이지 않고 '고등어'도 데크에서 상주하지 않고
어디론가 자릴 옮겼나 봅니다. 밥때가 되면 와서 밥만 먹고는 다시 사라집니다. 새끼들도 데리고 오지 않고
이제 '고등어'는 혼자만 다니고 있습니다. '고등어'는 이제 자리를 비우고 데크를 떠난 것 같습니다.
'고등어'가 잘 안 보이니 마음이 좀 짠합니다. 그게 그 애들 생리려니 해도... 뭔가 안타깝고 잘해줄걸...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런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턱시도'는 다시 데크 중앙으로 왔고 '삼순이'는 바로 집옆 풀숲과 우리 집을 오가며 거의 데크에서 살다시피 합니다. '고등어'와 새끼들이 있던 데크를 이제 '삼순이'가 접수한 듯하며 밤이나 새벽엔 새끼들도 데크에 있다가 내가 나오면 예전 '고등어' 새끼들이 그러했듯 데크 밑으로 도망갑니다.
또한 '호피'가 매일 와서 '자두'네 집에서 밥을 먹고 '자두'와 산책을 나가고 있으며 다행히 '치즈 2호'와 '블랙이 2호'가 '고등어'를 두고 벌이는 사랑싸움도 끝이 난 듯합니다. 그런데 '블랙이 2호'는 어디서 다쳤는지
다시 오른쪽 앞다리를 딛지 못하고 들고 다니며 어설픈 껑충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장마는 그치지 않았고 아직도 비는 오고... 이 비 그치면 진짜 뜨거운 더위가 올 텐데
그래도 냥이들은 어디선가 다들 잘 지내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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