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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Jul 25. 2024

19화: 고등어가 떠난 자리...

삼순이가 차지하고, 턱시도가 돌아오고 

용감무쌍, 일진엄마 고등어는...

좌)지난 3월 7일 빵빵한 배를 하고선 밥을 먹는 고등어, 우) 4월 22일 출산한 후 홀쭉해진 고등어

겨울 무렵 인지... 오기 시작한 '고등어'는 봄이 되자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고 그러다 어느 날 홀쭉해져 와서 밥을 먹어 어디선가 출산을 했구나... 생각했습니다. 붙임성도 좋고 적극적으로 먹이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며 데크에서 다른 애들을 밀어내기 시작하며 데크를 점령하더니 5월부터는 아주 패악을 떨며 데크의 다른 애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덩치는 작은 애가 큰 애들을 공격하며 데크에서 밀어내는데... 참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데크의 여왕이 되었고 데크 터줏대감인 '턱시도'도 밀어내서 한동안 '턱시도'는 떠돌이 생활을 하거나 데크 중앙을  내준 채 데크 왼끝에서 생활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고등어는 실질적으로 데크를 점령하더니 어느 날부터는 새끼까지 데리고 올라왔습니다.

새끼들과 한때를 보내는 고등어

처음엔 4~5 마리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데크에서 발견된 애들은 3마리였습니다. 1~2마리는 어찌 된 건지 

모르겠지만 블랙이, 엄마 닮은 고등어, 블랙이+고등어 같은 애 등... 이 3마리만 키우는 게 확인이 되었고 

이 애들은 엄마가 잘 케어하여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데크에서 놀다 나만 보면 후다닥 도망가지만 이 애들은 엄마의 안전한 보호아래 데크에서 밥 먹고 놀고 하며 커갔습니다. 잔디 마당과 옆집 데크까지 넓은 영역을 

차지하며 아빠노릇까지 자처하는 '치즈 2호'의 보호까지 받으며 애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랐습니다. 그렇게 

어미의 반쯤 될 때까지 자랐고 본격적인 여름이 왔고 장마가 시작되었고 그렇게 7월 중순쯤 되자 이 애들은 신기하게도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어미가 독립을 시켰나 봅니다. 고양이는 어느 정도 되면 

어미가 냉정하게 내쳐서 영역을 구분하게 한다는데... '고등어' 어미가 아마도 애들을 그렇게 내보냈겠죠... 

그러더니 어미 고등어마저 데크를 떠났습니다. 밥때만 와서 먹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데크에 머물진 않더군요.

데크 전체를 주름잡고 살던 때 고등어

'고등어'는 덩치는 작지만 다부진 체격에 외모도 수려하고 털 상태도 깨끗하고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이쁜 게 잘 관리된 집고양이 같은 외모였습니다. 내 손길도 허락하여 배를 보이고 누워 만져 달라고도 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냐옹거리며 나를 쫓아다니고 간식거리를 작은 걸 주면 자기가 먹지만 큰 덩어리를 주면 꼭 새끼들에게 물고 가 먹이는 등, 극진한 육아를 해내는 억척 엄마였습니다. 무슨 이유로 한두 마리 애를 잃었는지 모르지만 나머지 3 아이들은 다 자라 독립까지 시키고 자기가 머물던 데크까지 떠난 걸 보면 참 신기하고 쿨한 고양이였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떠나서 안 오는 건 아닙니다. 가끔 밥때 와서 밥을 먹고는 어디론가 또 휙 하니 떠납니다. 다른 곳 어딘가에 자릴 잡았는지... 아니면 이러다 또 와서 자리를 잡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고등어게 쫓겨 차 밑으로 또는 데크 왼쪽 끝으로 밀려났던 턱시도

'고등어'가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1년을 넘게 데크중앙을 차지하고 현관 앞에서 살던 '턱시도'는 졸지에 밀려나 데크 왼쪽 끝으로 왔고 또 한동안은 다시 길냥이처럼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고등어' 가족이 데크를 떠나자 '턱시도'는 다시 중앙현관으로 왔으며 무엇보다 '삼순이'도 데크에서 거의 24시간 머물며 새끼들을 

케어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데크에는 고양이 총량의 법칙이 있는지 이 애가 떠나면 저 애가 오고... 이러면서 몇 번씩 데크의 주인이 바뀌곤 합니다. '고등어' 새끼들이 엄마와 머무는 것처럼 '삼순이' 새끼들도 데크에 있다가 내가 나오면 후다닥 데크 밑으로 숨습니다. 이렇게 새끼들이 데크까지 진출을 했습니다. 너무 빨리 숨어서 사진을 찍기 어렵지만 이젠 제법 큰 애들이 풀숲과 데크를 오가며  새끼들이 살고 있습니다.

새끼들이 데크에도 왔고 찻길에도 나와 놀고 있고 치즈 2호가 또 아빠노릇을...

이젠 제법 큰 '삼순이' 새끼들이 데크에도 오고 풀숲에서 나와 길에서 놀기도 합니다.  그런데 웃기는 건...

'치즈 2호'입니다. 이 애는 또 아빠 노릇을 하려는지 저 애들 근처에서 얼쩡거리고 있습니다. 혹시 공격하려는 게 아닐까 주시를 했지만 그냥 애들 근처에서 맴돌고 애들과 놀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번 '고등어' 가족에게도 그렇게 살갑게 아빠 노릇을 하더니 이 '삼순이'네 애들 한테도 와서 이러고 있습니다. 그러고 애들과 잘 놉니다. 근데 저 치즈들을 보니 진짜 아빠인가?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러다 보니 저 '치즈 2호'란 놈은 바람둥이 아냐?  의심도 되고요.... 비록 지금은 중성화 수술을 했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고등어 가족이 떠난 자리엔 삼순이네 가족이... 그리고 원 주인인 턱시도가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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