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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Jul 18. 2024

17화: 삼순이도 엄마였어요...

2마리 새끼들이 있는 엄마

지난 봄쯤 처음 내게 발견된 '삼순이'... 나와 눈이 마주치면 도망가거나 경계를 하던 때가 바로 3월이었습니다. 그때 덩치가 좀 커 보여서 큰 애 이거나 새끼를 가진 애라 생각을 했었습니다. 가까이 갈 수 없어 

그렇게 짐작만 하던 이 애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겁이 많은 애군... 오해도 했었습니다. 

왼쪽)하악질을 하며 경계하는 삼순이 4월 말경, 오른쪽) 턱시도의 허락하(?)에 밥을 먹는삼순이 5월 20일.

그렇게 겁 많고 경계심 많던 애가 어느 날부터는 데크 위로 올라오기도 하며 지속적으로 와서 밥을 먹더니 

차츰 나에 대한 경계를 풀었는지 호구라는 걸 알아버렸는지 데크로도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삼순이'가 데크에 머물기도 하고 다른 애들을 피하긴 하지만 다른 애들이 공격을 하지 않으면데크에 올라와 밥도 먹고 합니다. 내가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더니 이젠 내 손길도 허락합니다. 

이때가 5월 말경... 지난번 봤을 땐 뚱뚱한 것 같고 새끼를 밴 건가? 했더니 이때 보니 홀쭉한 게 덩치가 아주 작습니다. 해서... 그냥 내가 잘 못 봤구나... 했습니다. 그렇게 삼순이는 데크에서 밥을 먹지만 덩치가 작다 보니 여러 애들 눈치를 보며 데크 밑에 들어가기도 하고 자두네 우리로도 들어가며 '자두' 와도 교류를(?)하는 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삼순이'이 애는 밥은 별로 안 먹고 계속 나를 쫓아다니며 통조림이나 닭고기를 달라고 냐옹거리기만 하니 귀찮기도 하고 얄미운 아이로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 집에 오는 애들 중 덩치도 가장 

작고 삐쩍 마른 애라 가여운 마음도 들어 다른 애들이 안 보일 때 통조림을 주거나 닭고기를 주었더니 이게 버릇이 되어 계속 쫓아다니고 냐옹대며 

치근거리는 거로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왼쪽, 가운데) 새끼들이 있는 풀숲 앞에 앉아 있는 삼순이, 오른쪽) 통조림을 새끼들 가까이 가져다주고 같이 먹으라 했더니       혼자 먹는 삼순이

우리 집 옆 풀숲 앞에 앉아 있는 '삼순이'를 보았는데 후에도 애가 자리에서 자주 목격 되곤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보니 풀숲에 새끼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세상에....

새끼들은 보자마자 도망갔는데 '블랙이' 1마리와 '치즈' 1마리였습니다. '삼순이'가 처음 발견될 때 

뚱뚱한 게 새끼를 밴 게 맞았고 5월 말쯤 또는 그 무렵에 새끼를 낳은 것 같습니다. 이 풀숲에 새끼들을 데려와 산지는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지만  요즘 이 숲에서 새끼들이 들락거리는 게 자주 보입니다. 아주 어린애들로 데크에 있는 '고등어' 새끼들보다 훨씬 작은 애들입니다. 새끼를 낳아서 홀쭉해져 온 게 맞고 통조림을 

달라고 냥냥거리는 게 다 이유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후 새끼들은 저 풀숲 근처에서 자주  목격이 됩니다. 

다만 풀숲은 우리 집이 가까운 데지만 바로 차길옆이라 새끼들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비가 오면 비를 피할 수나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고요.

왼쪽) 자두네 집에 들어온 삼순이를 물끄러미 보고 있는 자두.  오른쪽) 자두네 집 테이블 위에 턱시도와 삼순이

그런데 이 '삼순이' 엄마는 좀 이상합니다.  닭고기를 새끼들과 함께 먹으라고 큰걸 주어도 이 애는 그냥 혼자 먹습니다. '고등어'는 닭고기 큰걸 주면 꼭 새끼들에게 가져다 먹이는데 이 '삼순이'는 닭고기를 큰걸 줘도 그냥 혼자 먹습니다. 아직 배달해서 애들 먹이는 걸 모르는지... 해서... 통조림을 새끼들 있는 풀숲에 직접 

가져다 놓았는데도 이 어미는 혼자만 먹습니다. '고등어'와는 다릅니다. 아니면 아직 새끼들이  어려서 이런 걸 못 먹는 건지... 아무튼 바로 '자두'네 집 건너편에 새끼들을 데려다 놓고 가까운 데서 돌보려는 '삼순이'도 엄마였습니다.

왼쪽) 자두네 집 그늘막에서 쉬고 있는 삼순이, 오른쪽) 자두네 집에 앉아있는 삼순이 두 사진 다 젖꼭지가 부풀어 올라있습니다.  

그렇게 이 '삼순이' 마저 산모라는 걸 알았고 '고등어'만 새끼를 낳고 새끼들을 챙기는 줄 알았더니 '삼순이' 도 새끼를 낳고 그간 어디서 새끼를 돌봐왔는지 모르지만 이젠 우리 집 풀숲에 새끼들을 데려다 놓고 

돌보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삼순이 새끼들은 아주 작은 애들이 그렇게도 잽싼지... 다람쥐 만한 애들입니다.  두 마리가 풀숲 밖에 엄마랑 있다가 날 보면 풀숲으로 후다닥 도망갑니다. 사진을 찍을 겨를도 없이 무조건 나만 보면 도망갑니다. '고등어'네 애들이 엄마의 반쯤까지 컸는데 이 '삼순이' 애들은 이제 다람쥐만 한 

크기 아이들로 걱정입니다. '삼순이'마저 엄마였다니... 


다음에는 '고등어'와 '삼순이'를 수술시켜야겠는데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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