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어쨌든, 일상

10. 이 겨울의 끝, 자두는...

by James 아저씨

대문 그림: 연이동산님이 우리 동네 눈이 온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셨습니다.

사진보다 수만 배 아름답게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겨울이 끝... 아직도 추위가 끗발을 부리고 있는 요즘 자두의 근황들입니다

20250127_130735[1].jpg
20250128_080205[1].jpg
20250206_181108[1].jpg

겨우내 자두가 매일 입었던 옷입니다.

그렇게 옷 입고 벗기기가 힘들어했는데 이 옷은 자두가 입고 벗기가 비교적 편한 옷입니다.

그래서 요즘 이 옷만 입혔는데, 밖에 나갔을 때 어떤 분이 분홍 소시지 같다고 했습니다. 세상에나~

20250126_164838[1].jpg
20250128_074534[1].jpg
20250126_095649[1].jpg

자두는 옷 입고 벗기는 게 힘들어 다른 옷은 잘 못 입히는데

저 옷을 들고 있으면 얌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입혀달라고....

그런데.... 옷이 빙빙 돌아가 조끼처럼 되었습니다.

웃기는 얘긴데... 이 애가 얼마나 겁쟁인가 하면요....

이 옷을 입을 땐 벨크로를 목에서 한번, 배 밑에서 한번 붙이면 끝인데-그래서 편하고요.

하지만 벗길 때는 벨크로를 떼어야 하는데 그때 '찌익~~ '하는 소리가

이 애에겐 무슨 공포의 소리로 들리나 봅니다.

마치 자기의 신체 일부분을 찢어내는 것 같은 소리로 들리는지...

벨크로 뗄 때마다 기겁을 하고 놀라면서 비명을 질러 댑니다.

웃기면서도 안쓰럽습니다.

20250129_134247[1].jpg
20250121_065402[1].jpg
20250128_104856[1].jpg

그리고 집안에서의 젊잖은 모습...

늠름한 남자애 같아서 자꾸 사람들이 잘 생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앤 엄연한 아가씨입니다...(실은 할머니...)

정말 젊었을 땐 한 인물 했었습니다.... 다만 그때도 다들 남자 앤 줄 알고

'그놈 참 잘 생겼다~~'고 한마디 씩... 했습니다.

신기하게 밖에선 아무 데서나 누워 잘도 자면서 실내에선 바닥에 깔개가 깔려 있지 않으면 절대 안 눕습니다.

20241115_143732[1].jpg
20241104_071754[1].jpg
20241105_175155[1].jpg

겨울 오기 전 마당 잔디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산책 가면 풀을 뜯어먹고... 그러던 애였습니다.

올 늦가을입니다

봄이 오면 자두도 더 뽀샤시하겠죠?

20241108_224334[1].jpg
20241109_234045[1].jpg
20241106_221910[1].jpg

내가 2층에 있을 때 낑낑거리고 보채서 안고 올라갔다가 나만 내려왔더니

무서운지 혼자서는 계단을 못 내려오고 있네요...

관절이 약하고 다리에 힘이 없어서 올라가는 것도 내려가는 것도 잘 못합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오면 자기 자리가 정해져 있어 언제나 저 자리서 잠을 잡니다.

한때는 소파에 올라가 자더니 이젠 못 올라가게 해서 소파는 안 올라갑니다.

물론 소파에 오르지 못하게 하는 건 매번 소파를 닦아야 하는 불편함도 있어 그렇지만

계단도 잘 못 오르는 애가 저길 올라가려고 끙끙대며 애를 쓰며 올라가고

내려올 땐 쩔쩔매고 하는 게 안타까워 아예 못 올라가게 했습니다.

20241128_073650[1].jpg
20241128_073648[1].jpg
20241127_061231[1].jpg

이번 겨울 눈이 많이 왔을 때 자두는 눈 속에서 헤엄치듯 놀고...

눈이 많이 내리던 날 산책 나갔을 때 그 눈을 다 맞기도 하고...

그래도 개들은 눈을 좋아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합니다.


자두 리즈시절...

1370144400873.jpg
다운로드 (13).jfif
1000003948[2].jpg

유기견 보호소에서 온 후 적응하고 이뻐지기 시작하는... 뽀시래기 시절부터

이 애가 젊었을 때는 눈 속에서도 잠을 자는 화끈한(?) 애였고

한창때 물이 올라서 최강미모를 자랑할 때도 있었습니다. 뿜뿜~

1000003947[1].jpg
1000003772[1].jpg
1000003830[1].jpg

3~5살 때가 최강미모였던 것 같습니다.

가장 활력이 넘치는... 그때와 지금 자두가...

만약 자두가 스스로를 비교 생각해 본다면 회한에 가득 차지 않을까요

눈도 잘 안 보이고 기력 딸리는 할머니가 되었다는 것을요...



[브런치북] 시골냥이들과의 날들 (brunch.co.kr)

[연재 브런치북] 개, 고양이 그리고 나 (brunch.co.kr)

[브런치북] 자두, 살구 이야기 (brunch.co.kr)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 (brunch.co.kr)

감정유감 매거진 (brunch.co.kr)

사람과 사람들 매거진 (brunch.co.kr)

뱁새의 찢어진 다리 매거진 (brunch.co.kr)


keyword
이전 09화# 어쨌든,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