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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킴 Feb 23. 2021

26. 입덧과 코로나의 합공

나의 일상을 돌려줘

둘째 임신 7주 차가 되자 속이 메슥거리기 시작했다. 입맛이 없었고 피로감이 몰려왔다. 그래도 일상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일 수 있었고 유튜브에 샤인킴 임산부 홈트 시즌2도 시작할 수 있었다. 구토를 할 정도의 심한 입덧이 아니었기에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주부터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1차 확산으로 모든 상황이 변해버렸다. 어린이집이 무기한으로 휴원 하게 되었고, 출강하던 백화점과 센터의 수업 또한 무기한으로 휴강되었다. 그나마 유지되고 있던 일상이 무너지니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입덧은 그 틈을 타 하루 종일 나를 괴롭혔다. 현미밥에 된장국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었는데, 밥 하는 냄새마저 역겨웠다. 입덧 중 가정보육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첫째 로건이의 하루 세끼 밥을 챙겨주는 일이었다. 입맛이 없고 속이 메슥거리는 중에 하루에 한 가지라도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르면(보통 비빔면, 쫄면, 라면 등) 그날은 그거라도 겨우 먹을 정도였는데, 아이는 세 끼를 다 챙겨줘야 했으니까 말이다. 나는 입맛 없으면 안 먹어도 그만, 비빔면 하나를 끓여먹어도 그만인데 코로나의 위협으로 외식까지 제한되니 꼼짝없이 집에 갇혀서 세끼를 차려 내야 했다. 일주일에 한 번 밥을 잔뜩 밥솥에 안쳐놓고 그 냄새를 피하기 위해 잠시 나갔다가 들어온 다음 소분하여 냉동해 놓고 반찬은 다 사 먹였다. 서툴더라도 내 손으로 건강한 집밥을 해 먹이는 데 보람을 느끼던 나였는데, 너무 대충 차려주는 것 같아서 매 끼니마다 미안함이 몰려왔지만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그게 최선이었다. 


임신 8주부터 11주까지 꼬박 4주 동안을 그렇게 지내면서 유튜브 활동까지 잠정 중단되었다. 시청자미디어센터도 휴관에 들어가서 편집실 이용까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남편과 나의 수업이 모두 휴강되고 함께 백수가 되어 월 가계수입은 0원이지만 유튜브 활동이라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과 컴퓨터까지 구매했다. 남편이 아이와 밖에서 잠시 놀아주는 동안 나는 집에서 임산부 운동 영상을 촬영하고 밤에 로건을 재우고 나서 영상편집을 했다. 겨우 일주일에 한 편씩 임신 초기 홈트 영상을 업로드한 것이 유일한 일이었다. 첫째 임신 중에는 만삭 때까지 출강을 하며 활동적이게 움직여서 좋았는데, 이번엔 졸지에 집콕을 할 수밖에 없어서 너무 갑갑했다. 그래서 입덧이 더 심하게 느껴진 건지 입덧 때문에 더 힘들었던 건지, 무기력한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임신 12주가 되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로건을 오전 시간 동안만이라도 어린이집에 긴급 보육을 보냈다. 남편도 출강하던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개시해서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확보된 오전 시간을 활용해 유튜브 영상 촬영과 편집에 집중하고 점심밥은 내가 그날 먹고 싶은 대로 혼자 대충 차려 먹을 수 있었다. 오전에 3~4시간 정도, 가뭄의 단비 같은 소중한 나만의 시간이 주어졌다. 로건이가 어린이집에서 점심까지 먹고 집에 오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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