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씁니다
관상은 과학이라는 말이 맞았어요. 최근 마음속에 미움과 고통을 담고 있으니 얼굴상이 변하더라고요. 거울을 보면 내 모습이 싫을 만큼 험한 상이 되었어요. 맘이 풀리고 있는 이틀째, 이틀은 잠도자고 사람 같이 밥도 먹었어요. 그랬더니 얼굴색도 돌아오고 부종도 빠지고 혈색이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얼굴은 마치 투명한 반찬통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에 뭐가 들었는지 다 비추니깐요.
마음에 무엇이든 넣고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짐이 될 계획이나 목표도 이젠 세우지 않을 거예요. 나를 긴장하고 힘들게 하더라고요. 타인을 너무 배려하는 것도 내가 손상되는 것이란 걸 느꼈어요. 그냥 나는 나로만 지금을 살아야 하는데.. 그게 어려웠어요.
누구나 다 같은 상황이겠지요.
나이기에 존재하지만 그 존재의 관계 고리에선 누구의 무엇이라는 책임과 의무가 사슬처럼 강요하고 있잖아요.
이젠 그 사슬도 내가 만든 수갑이란 걸 알았어요. 내가 편한 만큼의 거리만 허용하면 될 것 같아요. 물론 쉽지 않겠지만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어제 헌재 윤 씨와 국방장관의 심문을 보고 느꼈습니다.
"삶은 내 방식으로 보고 사는 거구나!"
타인의 입장에서 괴기할지라도 본인들은 편안해 보이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웃는 걸 보니 말할 필요 없죠. 어젠 그런 똘기도 살짝 부러웠습니다.
중년의 변화는 쉽지 않겠죠. 그래도 나한테 매 순간 말해주려고요.
"하기 싫은 건 안 해도 돼. 꼭 해야 되는 일 아니고선 너부터 생각해."
"그게 널 해방시켜 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