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고 우리가 심적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느껴졌을 때, 이제 아이를 생각하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몸도 마음도 관리하며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준비만 되면 쉽게 우리 품으로 올 거라 믿었던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여러 병원에서 검사와 수술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청천벽력 같은 결과를 듣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아이가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기들만 보면 눈물이 났다. 아이들을 상대해야 하는 우리는 때때로 울컥거리는 마음을 서로에게 보이며 서로를 위로했다.
왜 애가 없냐고, 요즘 의학 기술이 좋아져서 노력만 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며 서울 병원을 추천해 줄 테니 병원에 다니라는 말, 학원을 운영하고 상담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없어서 잘 모르시겠지만..으로 시작하는 말, 수영장에서 몇 년을 나를 마주치는 어르신들이 관장님이랑 나 사이에 아기가 있으면 이쁠 텐데 왜 아기를 가지지 않느냐는 사소한 호기심부터 네 몸매 관리한다고 애 안 갖는 것 아니냐고 요즘 젊은 사람들 애를 안 가지려고 해서 문제라는 말까지. 쉽게 주는 말은 아픔이 되었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안간힘을 쏟게 했다.
우리는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들은 우리의 사정과는 상관없이 그들의 생각과 의지대로 말하고 대답하고 판단할 자유가 있다. 그러니 그것 또한 인정하고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구나. 그럴 수도 있지.’하고 받아들이면 편한데, 이 결핍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상처라 그 사람의 자유의지로 하는 판단과 말에 내가 상처받는 이 슬픈 상황 또한 어쩌지 못해 또 아프다.
그렇다. 그럴 수 있다. 나와 같은 결핍을 가져가는 이들에게 그럴 수 있다고 그러니 아픈 상황에, 너그럽지 못한 자신에 자책하지 마시라고 말하고 싶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대답 없는 낮과 밤들을 치열하게 버텨 왔을 당신에게 느리지만 친절한 글로써 위로를 건넬 수밖에. 영원 같은 긴 낮과 밤을 앞에 두고 또 하루의 시간을 보내며 생으로 귀환한 나에게 보내는 글이기도 하다.
오늘도 맘 쓰느라 고생했다고, 내일의 밤은 조금만 더 편안해지길, 감은 눈에 눈물이 맺힐 일 없이 바로 잠들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