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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툇마루 Apr 14. 2022

꿈틀리 인생학교 이야기, 4

꿈틀리 아이들의 4월

벌써 8년 전이라니. 지금 우리 아이들 또래 아이들의 떠남으로 전 국민이 마음이 찢어지는 상처를 경험한 그날이...

그날의 일을 고의로 덮은 사람이 있을지언정, 비통함은 여전히 곪아 여물지 못한 채 다시 4월이 되었다.




지난 일요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일주일 간의 격리를 마친 아이는, 엄마 아빠의 걱정을 뒤로하고 혼자 강화도로 출발했다.

당장 월요일부터 세월호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화요일에는 농사를 시작하는데, 기다릴 수 없다는 이유였다.

아직 격리 해제가 각각 2일, 3일씩 남은 우리 부부는 달리 방법을 찾지 못하고, 아이의 용기를 믿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꼬박 네 시간이 걸려 강화도 불은면 버스정류장에 무사히 하차한 소식을 듣고 아이 스스로도, 우리 부부도 전화 수화기를 통해 함께 환호했다.


월요일 저녁, 아이에게서 받은 학교 소식은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함께할지 회의를 했고, 몇 개 팀으로 역할을 나눈 것 같았다.

아이는 피켓팅 팀. 강화도 어딘가에서 여러 조로 나뉘어 직접 만든 피켓팅을 한단다. 그리고 합창, 학교에 관련 벽화 그리기 등으로 팀이 구성되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아이들의 기존 일정과 함께 쉴 새 없이 바쁜 분위기가 전해졌다.

가족 대화방에서 자기 전에 인사를 나누며, 아이는 오늘 연락을 자주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지만, 굿나잇 인사조차도 길게 하지 못하고 곧 잠들어야 할 만큼 에너지를 쏟았던 것 같았다.


삐뚤빼뚤 하지만 정성 들여 만든 피켓을 들고. (사친 출처: 꿈틀리인생학교)



꿈틀리 아이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함께 기억한다고 말은 하지만, 나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가. (사실 이건 매년 느끼는 무거움이다.)

열심히 움직여주는 아이들에게 기대어 이러고 있어도 될 것인가 부끄러웠다.


기독교에서의 4월도 의미가 깊은 시기다. 십자가를 기억하며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기념한다.

예수의 고난을 기억하며 그 고난이 우리 모두와 또한 나를 위한 것임에 감사하며 매년 이 시기를 지낸다.

하지만 8년 전부터 우리의 4월은 달라졌다. 그저 그분의 사랑에 감사하고 감동하며 지내오던 4월일 수만은 없게 되었다.


여전히 아파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을 보며, 이것이 예수가 원하는 4월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된다. 예수의 고난에 감사하는 것을 넘어 이웃의 고난에 함께 하는 것. 그것이 확장되어가는 사랑일 것이다.


또다시 이렇게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생각이 무거워 움직이지 않고 있는 어른을 대신해서 움직여주고 있는 너희들에게,

여전히 미안하고 고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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