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드라마 주인공이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 수많은 불빛들을 보며
그 속에 제 집 하나 없음을 한탄하는 장면은 남의 일이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방 한 칸을 내어준 부부가 있다.
언젠가 넓은 집에 살게 되면 이러고 싶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20여 년이 지나는 동안 그 마음의 빚은 마음의 빛으로 변해왔다.
아이가 어릴 때는 동네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모아 만들기 수업도 하고,
한국에 들른 청년에게 한 달 동안 방 한 칸을 내어주기도 하며
내가 받은 것을 어떻게 흘려보낼까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의 빚이라는 것이 다른 빚들과는 달라서 갚아도 더 갚고 싶고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갚기도 하며, 갚을수록 반짝인다.
마음의 빚이 빛이 되어가는 한가운데 머물기를 자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