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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툇마루 Aug 29. 2024

마음의 빚이 가져오는 것

서울로 올라와 객지 생활이라는 것을 시작하고 

자취와 하숙을 번갈아 나 하나 누일 방을 근근이 구했다.

가난한 드라마 주인공이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 수많은 불빛들을 보며

그 속에 제 집 하나 없음을 한탄하는 장면은 남의 일이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방 한 칸을 내어준 부부가 있다.

언젠가 넓은 집에 살게 되면 이러고 싶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결혼 전까지 그 집에서 살며 마음의 빚을 크게 졌다.


20여 년이 지나는 동안 그 마음의 빚은 마음의 빛으로 변해왔다.

아이가 어릴 때는 동네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모아 만들기 수업도 하고,

한국에 들른 청년에게 한 달 동안 방 한 칸을 내어주기도 하며

내가 받은 것을 어떻게 흘려보낼까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의 빚이라는 것이 다른 빚들과는 달라서 갚아도 갚고 싶고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갚기도 하며, 갚을수록 반짝인다.

마음의 빚이 빛이 되어가는 한가운데 머물기를 자처한다.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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