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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툇마루 Sep 05. 2024

악취에 둔감해지지 않기

상상을 초월하는 아니,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들이 끝을 아쉬워하듯 연이어 일어난다. 

다에 오염된 물이 쏟아부어지는 것을 돕고, 빚을 내어 무리해서 집을 사라고 부추기고, 의료 체계가 무너지고, 그린벨트 지역이 풀리고, 사람이 목숨을 잃어도 누구도 사죄하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야 할 나라를 적대적으로 대하고, 사과를 받아야 하는 나라에 비위를 맞추고, 거짓을 예사로 말하고...

영화 "신과 함께"의 새로운 시리즈 배경 설명이 아니라 피부로 겪고 있는 나와 이웃의 현실이다.


2년 전 봄이 오기 전부터 여기저기서 악취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코를 막고 이게 무슨 냄새인지, 어디서 나는 냄새인지 궁금해했다. 그 악취의 출처를 알고 나서는 말도 안 된다며 있을 수 없다며 고개를 흔들고 손을 내저었지만 더한 악취가 연이어 생겨나다 보니 아예 관심을 꺼버리는 쪽으로 선택하며 살아가게 된다. 악취에 방치되고 있는 상태가 정신 건강에 해로우니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내가 외면하는 그 시간에도 누군가는 그 악취 한가운데서 허우적거리거나 또 누군가는 그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막상 악취를 풍긴 장본인은 싸구려 향수를 뿌려대며, 악취가 아니라며 악취라고 말하는 이들의 배후에 썩은 것이 있을 거라며 지치지도 않고 떠들어댄다.

악취에 싸구려 향수가 뿌려질수록 더 고약한 악취가 뒤범벅이 되어서 우리의 후각이 망가지지 않을는지 걱정에 또 걱정이다. 이미 망가진 것도 모르고 이만하면 버틸만하다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내 집 안에는 아직 스며들고 있지 않으니 괜찮다고 여기는 듯도 하다.     

악취에 무뎌지지 않기 위해서 제대로 세정해주어야 한다. 코를 틀어막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냄새의 근원을 알고 제대로 알고 주시하고 있어야겠다. 내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외면이 아이들에게 죄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악취 가득한 세상에 태어나 처음부터 악취에 익숙해져 살아가는 세대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의 감각을 지키며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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