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빚이 가져오는 것

by 툇마루

서울로 올라와 객지 생활이라는 것을 시작하고

자취와 하숙을 번갈아 나 하나 누일 방을 근근이 구했다.

가난한 드라마 주인공이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 수많은 불빛들을 보며

그 속에 제 집 하나 없음을 한탄하는 장면은 남의 일이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방 한 칸을 내어준 부부가 있다.

언젠가 넓은 집에 살게 되면 이러고 싶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결혼 전까지 그 집에서 살며 마음의 빚을 크게 졌다.


20여 년이 지나는 동안 그 마음의 빚은 마음의 빛으로 변해왔다.

아이가 어릴 때는 동네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모아 만들기 수업도 하고,

한국에 들른 청년에게 한 달 동안 방 한 칸을 내어주기도 하며

내가 받은 것을 어떻게 흘려보낼까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의 빚이라는 것이 다른 빚들과는 달라서 갚아도 더 갚고 싶고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갚기도 하며, 갚을수록 반짝인다.

마음의 빚이 빛이 되어가는 한가운데 머물기를 자처한다.



bed-4183710_1280.png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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