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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mood Oct 27. 2021

고객보다 직원이 최우선입니다.

일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




하고 싶은 게 워낙 많아서 투잡, 바쁠 땐 쓰리잡까지 하느라 덴마크에서 면접만 여러 번 봤었다.


공통점은 정말 수평적인 관계였다.

 다른 하나는 고객이나 외부 관계자보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편의와 처우최우선이라는 점이었다.


내가 지금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며 일하는 곳은, 덴마크에서 아주 잘 나가는 핫플레이스이다.

매출도 어마어마하고 규모도 상당하며 덴마크 코펜하겐 관광 플레이스에도 항상 소개되는 곳이다.

이곳 모든 일의 동선과 과정은 고객의 편의가 아닌 우리 일하는 직원들이 편한 방식대로 이루어진다.

고객 입장에서 다른 방법이 편해도, 상관없다 무조건 직원들이 편하고 쉬운 방법으로 응대가 이루어진다.

직원들이 일하는 곳에서 편하고 즐거워해야 고객들에게 응대도 친절하게 나간다.

또 그 분위기가 고객들에게도 전달이 되어 결국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이곳은 만약 진상 고객 등 직원들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컨트롤이 안 되는 고객들일 경우,

무조건 그냥 내보낸다.


나는 내가 일하는 곳에서의 유일한 아시안이다. 사실 덴마크에서는 아시안이 많지도 않다.

일하고 있는데 어떤 한 테이블의 덴마크인이 나를 불러서 중국어로 뭐라 뭐라 했다.

나는 웃으며 난 한국인이고 중국말 못 알아듣는다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whatever 이라며 취해서 계속 중국말로 뭐라 뭐라 하고 주변 친구들은 다 비웃으며 인종차별을 당했다.


기분이 안 좋아서 있었더니, 같이 일하는 선배 동료가 무슨 일이냐고, 자초지종을 설명을 듣더니

바로 그 테이블로 가서

나가라고, 우린 너희같이 멍청한 고객들은 필요 없다며 계산 안 해도 되니 나가라고 했다.

결국 사과를 받았다.


정말 그때 감동받았다.



또 얼마 전 우리 회사의 11주년 생일파티를 했다.

회사의 대표부터 vip들이 대거 몰려와서 아주아주 바쁜 하루였다.

그중 만취한 한 vip 손님이 내 동료에게 아주 화가 나서 욕을 퍼부었다.

설명을 들어보니 그 손님이 대기줄을 무시하고 바로 끼어들어서 내 동료는 주문하려면 줄을 스라고 말했고 그 손님은 그 말이 싹수가 없다며 motherf**ker 라며 욕을 한 것이었다.


어찌어찌 진정시키고 결국 내가 서비스하게 됐는데, 나에게 그 동료와 일하는 게 좋냐며, 쟤랑 일하기 힘들지? 내가 너네 사장한테 저 놈 다 말할 거라고, 중얼중얼거렸다. 나에게 뒷담 화하는 걸로도 분이 안 풀렸는지 결국 또 동료에게 가서 삿대질을 했다.

결국 2차 실랑이가 이어졌고 난 너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역시나 짬이 오래 찬 다른 동료가 이야기를 다 듣더니 그 손님에게 당장 사과하라고.

내용은 둘째치고 우린 당신의 편의를 위해 서비스해주는 사람들이다.

당신에게 그런 욕을 먹을 이유 없고 당신이 말하는 이유가 뭐든 욕은 용납할 수 없다. 라며 아주 침착하게 웃으며 상황을 정리시켰다.


그다음 날 총매니저도 우리들을 모아 상황 설명을 들은 후, 잘했다며 회사 쪽에 그 vip손님에 대해 언급하겠다며 직원들을 도닥여 줬다.


정말 일할 맛이 난다고 해야 될까.

충성도가 더 올라갔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너무 듬직하고 이렇게 직업 만족도가 올라감을 느꼈다.

이런 멋진 곳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모든 일에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건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라는 것.

HR은 참 별거 아닌 거 같은데 또 어떤 면으로는 그게 비즈니스의 전부 인 것도 같다.

 





얼마 후 그 진상을 피웠던 vip고객을 우연히 마주쳤다.

난 반갑게 인사하며, 기억나냐며 물어봤는데

아주 창피해하며 서둘러 자리를 피하더라. 풉 쪽팔린건 아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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