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남녀노소 필수템
자전거의 나라라고 많이 알고 있는 북유럽.
특히 덴마크, 그리고 그 중심인 코펜하겐에 살고 있는 나로서 자전거의 나라라는 말에 120% 공감한다.
이 말에 근거들을 대보자면
일단, 코펜하겐 자체가 크지가 않다.
자전거만 있다면 충분히 코펜하겐 전체를 누빌 수 있고, 중요한 건 덴마크에는 산이 없다.
경사가 없는 전부 평지이다.
덴마크 친구들 중에는 산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친구들도 있다.
이곳 친구들은 스키를 타러 노르웨이나 독일로 간다.
온 땅이 평지인 덴마크는 다른 북유럽 나라와 비교해도 자전거 타기엔 최고의 나라다.
전혀 힘들지 않기 때문에 백발의 어르신들부터 꼬맹이들까지 전부 자전거를 많이 탄다.
또, 대중교통이 매우 비싸다.
환승시스템은 있다. 근데 그래도 비싸다. 안 그래도 물가가 살인적인 북유럽인데 버스, 지하철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택시는 그냥 아예 생각도 하면 안 된다.
자가용이 궁금할 텐데, 일단 덴마크에서 자동차를 사면 세금이 120%가 넘는다. 돈으로 치면 차를 두대 뽑을 수 있다는 말이지.
그래서 가성비를 따지면 자전거만 한 게 없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에서 덴마크는 자전거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첫 번째는 도로.
우리나라에도 자전거 도로가 있다. 점점 더 확대되고 있긴 하지만, 이곳의 자전거 도로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서도 월등하다.
기본이 2차로이고 넓은 건 4차로까지 가능하다.
자동차와 똑같이 추월차선도 있고 모든 도로에 자전거 전용 신호가 다 따로 있으며, 온전히 자동차처럼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전거에는 깜빡이가 없으니 손으로 대신한다. 좌회전 우회전 멈춤 등 다양한 수신호를 모든 사람이 한다.
처음에 와서 자전거를 탈 때는 수신호에 대해 좀 무시했었다. 굳이 이런 수신호까지 해야 해?
라고 생각했는데, 머지않아 깨달았다.
내가 수신호를 안 함으로써 뒤에 있는 자전거들이 피하지 못하고 연쇄 추돌 사고가 났었다.
한강에서 혹은 한 번씩 타던 한국에서의 만만했던 자전거 용도가 이곳에서는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다음부터는 누구보다 열심히 수신호를 하고 있다.
자전거 법도 잘되어 있어서 라이트 앞, 뒤는 필수이고 만약 없다면 벌금이다.
자전거를 가지고 기차, 지하철 등 대중교통도 아주 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불편하지 않도록 기차는 자전거 전용칸이 따로 있고 지하철 경우에는 자전거를 태울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시간만 잘 지켜서 이동하면 문제가 없다.
또 하나는, 주차이다.
자전거 나라인 만큼 모든 곳에 자전거 주차장이 따로 있다. 자전거를 안전하게 세울 곳이 많아서 더욱 잘 이용하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자전거에 진심인 나라라서 일명 크리스티안 바이크, 앞에 사람도 태우는 자전거 같이 정말 멋있고 편리한 좋은 자전거들도 많이 있다.
나도 이곳에서 자전거 없는 삶은 이제 상상할 수 없다.
날씨는 상관없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어차피 모두 자전거는 필수이기 때문에.
그래서 비 옷이나 방수 관련 제품들도 덴마크 브랜드가 유명하고 또 이런 환경에 있다 보면 그런 제품들을 쓸 수밖에 없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비가 오면 우비를 입고
매일매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내 모습에 스스로 놀란다.
운동 겸 출근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조금 더 내가 생산성 있게 사는 것 같고
건강한 삶을 사는 것 같기도 해서 뭐 여러모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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