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namood Mar 19. 2022

승진은 관심 없습니다.

명예욕이 없는 사람들


얼마 전 보스와도 다름이 없었던 총괄 매니저(GM)가

사직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나에게는 아주 중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기분이 조금 울적했다.


내가 덴마크에 와서  풀타임으로 직장을 구할  면접  번에 나를 믿고 바로 채용해준 덴마크 사람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한국 여행도  적 있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 대구 강원도  전국을 여행하고  친구였다. 때문에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나에게 조금  다정해줘서 고마운 사람이었다.


또한 일적으로도 내가 처음으로 존경하고 멋있다고 생각한 여성 리더이기도 하다.

사회생활 중 만나 본 사람 중에 그 어떤 회사 남자 대표들보다 가장 리더십 있고 카리스마 있으며 성과부터 통찰력, 통솔력 모두 뛰어난 사람이었다.


북유럽 사람들은 특히나 더더욱 이기적이고 개인적이다. 서로가 남의 감정 따위에 별 관심이 없다.

그런 냉혈안들 사이에서 힘들어하고 있는 나에게 아낌없는 조언  한편으론 따끔한 조언도 해주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그녀가 이렇게 완벽한 만큼 같이 일할 때는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하다. 일단 그녀가 그곳에 있다는 존재만으로 모든 직원들의 긴장도가 올라간다.

나도 그런 부분은 너무 스트레스받았지만 이건  그녀가 그만큼 카리스마 있다는 뜻이니까.


나는 마지막까지 이렇게 책임감 있게 떠나는 사람 사실 처음 봤다.


다들 떠날 날짜가 정해지면 그때부터 인수인계하고 빨리 떠날 생각부터 했다.

근데 이 사람은 떠날 날짜가 정해져 있음에도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심지어 그녀가 떠나기전 끝낼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그녀는 끝까지 빈틈을 보이지 았다.



새로운 GM이 발표되었다.

바로 아주 가까이에서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 중 한 명이었다.


한국 회사에서는 모든 사람의 목표가 같다. 승진하는 거.

근데 이곳은 아니다.


'나는 리더로서 적당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지금의 적당한 책임감을 갖는 포지션이 좋아'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에 소비하고 싶지 않아'


등등의 이유로 많은 다른 동료들이 그 자리를 거절했다고 들었다.


높은 자리가 목표가 아닌 것이다.

내가 리더의 자질과 성격에 맞지 않더라도 꾸역꾸역 끼워 넣고 맞춰 사는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포지션에 합당한, 맞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는 무조건 승진하면 좋은 것이었다.

너나나나 다 관리자가 되고 싶어 한다.

왜냐면 돈도 많이 받고 명예도 생기니까.

하지만 이 곳에서는

승진한다는 건 한편으론 아주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 누구도 그 제안을 넙죽 받지 않는다.

돈은 많이 받겠지만 책임감이  배로 커진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승진을 거부하는 사례도 종종 들린다. 얼마  아르헨티나에서  셰프 친구도 월급을 인상해  테니 수셰프 자리를 제안받았는데 부담스럽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결국 우리 모두가 원하는건 승진은 관심 없고요. 돈만 더 주세요 아닐까?









이전 26화 그냥 일하기 싫어서 쉴게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