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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mood Apr 25. 2022

이런 회사 처음이야

덴마크 라이프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





평소와 다를 것 없던 어느 날,

출근하자마자 새롭게 부임한 제너럴 매니저가 나를 불렀다.

새롭게 부임한 GM은 이전까지 같이 일하던 동료였는데 이번에 승진한 친구다.


"안나 내일 30분만 일찍 와줄 수 있어? 이전 제너럴 매니저랑 얘기해봤는데 너 월급 올려주려고! 내일 조금만 일찍 와서 계약서 다시 쓰자"





!!!!!!!!!!

인생 살며 사회생활 시작한 이래 이런 얘기 처음 들었다.

먼저 월급을 올려주겠다고? 알아서?

나 아직 1년도 안됐는데?





정말 얼마나 기뻤는지.




다음 날 30분 일찍 도착해서 이전 GM과 새로운 계약서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당연히 페이도 오르고 !! 

복지도 좋아져서 5주까지 쉬어도 월급 한 달치가 그대로 다 나오는 건 물론 일한 만큼 휴가가 쌓이는 복지도 더 좋아졌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일손도 부족하고 어수선해서 힘들었던 때에 너무 잘 일해줘서 고마워,

넌 이 계약을 받을 자격이 있어, 너의 당연한 몫이야, 우린 널 잃고 싶지 않아. 오래 같이 일하자!"


매니저의 한마디 한마디에 정말 눈물 날 뻔했다.

앞으로 더 잘해라 등 이런 생색내는 말 하나도 없었다.

뭔가 이 덴마크에서 맘고생하고 힘들었던 모든 나의 날들이 보상받고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내가 한국에서 해왔던 커리어는 잠시 접어두고,

이 새로운 나라에서 잘 적응해보려고 선택한 덴마크 맥주회사.

그 어느 곳보다 개성 강한 사람들이 많은 맥주 브루어리 회사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북유럽 사람들과 지냈던 모든 시간이 힘들 때도 물론 너무 많았지만 그날들을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정규직 직원들이 전부 북유럽 사람들이다. 다른 EU사람들도 한 명도 없다 전부 덴마크, 스웨덴 그리고 아이슬란드 사람들인데 나만 유일하다. 이 것만으로도 난 매우 뿌듯하며 직장생활 했는데, 이번에 계약도 훨씬 좋아져서 정말 너무 행복하고 뿌듯했다.


이렇게 쿨하게 결정을 내려준 매니저들부터 회사까지 너무 고맙고

이런 멋진 회사에 다닌 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내가 근무 중인 브루 펍 BRUS는 덴마크 투올 맥주회사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투올은 설립 2년 만인 2012년 맥주 평가 사이트인 레이트 비어(Rate Beer)에서 세계 100대 브루어리 안에 들었으며, 2014년에는 세계에서 아홉 번째 가는 브루어리로 꼽힌 바 있다.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부지런하고 눈치가 좋아서 어딜 가든 잘 살 거야.

이 말이 정말 맞다.

한국인은 특히 유럽 애들에 비하면 정말 일 잘하는 편이다.

근데 이걸 역시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가,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내 남편도 덴마크라고 다 그런 거 아니라고, 너희 회사가 사람 귀한 줄 아는 곳 같다고.

주류회사라고 나름 선입견도 있었고, 우리 회사에 문신 없는 사람 나 한명 뿐인 것 같을 정도로 

전부 개성 강한 힙쟁이 바이킹들인데, 

겉모습과는 다르게 정말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열심히 일 할 맛 난다!



로고도 힙한 우리 회사 최애 비니 쓰고 한 컷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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