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나!
여보! 남편이 안방에서 나를 불렀다. 안방 창문에 있는 난타나가 창문을 가득 매운 것을 보라고 했다. 난타나가 이렇게 울창해서 몇 번을 가지를 쳐 주었지만 여름이 지나고 한 동안 집을 떠나고 나니 더 무성해졌다. 난타나 3개를 사서 심었는데 쑥쑥 하루가 다르게 크더니 2년 만에 숲을 만들었다.
이 아파트에 구입할 때는 주인이 집 안은 깔끔하게 도배를 하고 정원은 정원사의 손길을 느낄 수 있게 잘 가꾸어져 있었다.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나와 남편은 이 정원에 반해 깎지도 못하고 두둑한 복비를 주고 계약했다.
하지만 살던 집이 있어서 2년을 전세 주고 이사 왔다. 그랬더니 억새가 우리 키만큼 컸다. 우리가 구입했던 정원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사오기 전에 시어머니와 우리는 낯을 들고 이렇게 풀을 베었다. 이것이 2022년 2월, 3년 전에 일이었다. 하지만 2025년 지금은 숲이 되었다.
2022년 2월 이사 왔을 때
2025년 10월 내 집은 숲이 되었다.
이 아파트에 이사 와서 1년 동안은 풀을 뽑고 꽃도 심고 손발이 바빴다. 주말이면 매주 시댁에서 하룻밤을 자고 집에 돌아왔는데 안방 창문 앞에 제주 야생초와 씀바귀 꽃들이 가득 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는 안방 창문에는 어떠한 나무도 심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씨들이 날아와 야생초 꽃밭이 되었다.
나는 이런 야생 꽃이 잘 가꾼 화분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깔끔한 남편 성격으로는 이런 것을 가만히 두면 안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풀들이 자라지 않게 꽃을 심기로 한 것이 난타나였다.
이 꽃은 오빠네 집 정원에 자그맣고 예쁜 꽃송이가 피어난 것을 보고 너무 이뻐서 하나 가져오고 싶었다. 하지만 뿌리가 깊어서 가져올 수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들린 화원에서 이 꽃을 발견했다. 3,500원 저렴해서 3개를 사서 안방 창문 테라스에 심었다. 그랬더니 이렇게 무성한 숲이 되었다.
오빠네 정원에서 이 꽃이 마음에 들어 저 꽃은 어떤 꽃일까 어디서 사서 심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화원에서 이 꽃을 발견해서 심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그런데 그 난타나가 그렇게 쑥쑥 자라서 큰 묘목이 될 줄 우리는 몰랐다.
저 꽃은 한 10년은 됐을 거라라고 생각했었는데 2년 만에 우리 집 정원을 숲으로 만들었다. 게으른 정원사도 이 난타나 꽃을 심는다면 쉽게 숲을 만들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이 난타나는 햇빛과 배수만 잘 되면 무럭무럭 잘 컸다. 베란다에서 키워도 좋을 거다. 자연을 좋아해도 게으른 정원사에게는 별 수고 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는 이 꽃이 안성낮춤이다.
아이를 키울 때는 TV를 볼 시간도 없었지만 결혼 30년이 다 되어가니 남편과 내가 즐겨보는 프로는 자연인이다. 코칭을 배울 때 내가 자연인이 되고 싶다는 말에 의야하다고 들었다. 하지만 여자 자연인도 있다. 그렇게 나는 게으른 정원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