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 꽃은 언제 필까?

믿고 바라보자!

by 글지으니



이 국화는 오래전에 국화 농장에서 산 화분이다. 한 해 동안 탐스럽게 노란 국화가 피었다. 그다음 해에는 땅에 심어 국화가 피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꽃을 피우지 못했다. 국화 농장에서도 계속 꽃이 피고 지지는 않을 거라고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국화를 땅에 심고 몇 해를 바라보고 있다.


꽃을 키우다 보니 어떤 꽃은 자생력이 약해서 금방 죽는 꽃도 있고, 어떤 꽃은 생각도 하지 않게 활짝 펴서 오래도록 바라보게 한다. 그런 꽃 중에 하나가 부추라고 생각이 되었다. 부추는 한 번 심어 놨더니 그다음에도 또 나고 또 잘라서 먹다 보니 꽃마저도 이뻐서 자르지 않고 바라본다. 부추는 아낌없이 자신을 내주더니 꽃까지 피워 냈다.





꽃을 가꾸는 것처럼 나는 꽃보다 더 귀한 두 아들 키웠다. 아들을 귀하게 키우며 국화꽃처럼 언제 필까 하는 아들이 있는가 하면, 기대하지 않았는데 자신을 오롯이 내어 주는 부추꽃 같은 아들이 있다. 부추 같은 아들은 항상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하지만 국화꽃 같은 아들은 그 꽃을 언제 피울지 늘 애타게 바라보게 한다. 국화꽃이 피는 가을이 돌아오니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해 몽글몽글한 꽃망울을 보며 국화꽃 같은 아들을 그려 본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족은 따로 또 같이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따로 떨어져 있어도 대화를 하면 가까운 가족이 되고 가까이 있어도 서로 대화가 없으면 애타게 바라보는 가족이 된다. 나는 국화꽃 꽃망울을 보며 속모를 아들 생각만 났다. 국화꽃이 한소끔 피기를 나는 기대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부추가 언제나 나를 위로해 준다.




하지만 국화꽃이 피는 가을이 되면 한소끔 피워 줄 국화를 나는 늘 기다릴 것이다.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지 않나! 나는 꽃보다 더 소중한 아들이 노란 국화꽃처럼 활짝 웃으며 건강하게 피어나길 애타게 기다 거다.

keyword
목,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