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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주름살이 있어요?

웃어서 생기는 거야!

by 글지으니


유치원 아이가 한참 나를 쳐다보더니

"선생님은 왜, 주름살이 있어요?" 그래서 나는

"너의 할머니는 주름살이 없어?"하고 물어보았더니

"있어요."하고 말했다. 그래서 아이에게

"집에 가서 할머니에게 물어보렴"하고 말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눈가와 이마 주름이 깊어진다. 이것은 '웃어서 생기는 거야!' 하며 말하고 싶지만 도둑이 재 발 저린다고 하는 말이 나인 것 같았다. 내가 자주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서 주름이 깊어졌는지 뜨끔했다. 그리고 잘 웃는 아이가 내 주름을 보며 자기도 주름이 생길까 덜 웃으면 안 되니 나는 슬쩍 웃으며 넘겼다.


나이 든 얼굴의 주름은 그 사람의 인생이 들어있다고 한다. 웃어서 생긴 주름이라면 하회탈처럼 남들에게 웃음을 준다면 다행이다. 하회탈이더라도 좀 무섭기는 하지만 하회탈의 눈가의 미소는 나도 미소 짓게 만든다. 기왕 주름이 생긴다면 하회탈처럼 자주 웃는 눈가 주름을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백세를 넘긴 김형석 철학가는 <김형석, 백 년의 지혜>라는 책에서 정신적으로 늙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늙지 않으려면 아름다운 감정과 정서가 건강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과 정서와 같은 정신적인 것은 "옷이나 얼굴보다 몇 배나 힘든 정신적인 작업"이라고 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몇 시간이면 되지만 보이지 않는 정신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지 아닐까.


옷과 얼굴보다 몇 배나 힘든 정신적인 건강한 아름다움이란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아름답고 건강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묻다는 말이 있다. 건강한 내면은 눈으로 웃는 하회탈처럼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미소가 주름을 만들더러도 그 주름은 아름답지 않을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늙는 것이 아니고, 정신적으로 늙은 것이 늙은 것이다"

"누군가를 도움이 될 수 없을 때 늙는다"라고 말하는 백세 철학가가 나도 되고 싶다.

그리고 정작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것, 내가 진짜 원했던 삶을 살면서 건강하게 웃을 수 있는 주름이라면 좋겠다. 하회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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