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순례길인데
인생이 파란만장한 순례길인데 굳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려고 할까? 산티아고 순례길은 한국 사람들이 가고 싶은 곳이다. 25년 통계로 매년에 150만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중에 한국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한국인 순례자는 2024년에 7,910명이었고, 전체 순례자 중 약 2.3%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한국은 비유럽 국가 중에서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한다.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고 싶은 이유가 있다면 도전과 경험일 것이다. 산티아고는 도보 순례이자 여행이다. 800km를 걷고 덤으로 한국과 다른 자연경관과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가고 싶은 이유이다.
브런치 이웃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쓴 것을 보고 관심 있게 보다 <열정의 산티아고 순례자> 책을 주문하고 주말에 읽었다. 순례의 하루하루를 읽어나가며 나도 순례길을 걷는 기분이 들었다.
주말에 산에 갔다 와 인스타를 올리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영상을 보게 되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느리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책 속에서 공감하거나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이 책이라고 한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천천히 읽고 싶어서 종이책을 주문했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대학생이 돼서야 나를 위한 삶이 책이었고 글쓰기였다. 그러면서 산티아고는 나를 위해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주말에 산티아고에 관한 유튜브도 찾아보았다. 유튜브에서는 자기를 찾는 길이라는 타이틀이었다. 순례길을 시작하면서 이 순례길을 왜 왔고 무엇을 생각하며 걷고 싶은지를 쓴다고 했다. 그리고 완주가 끝날 때 그 쪽지를 받으면 운다고 이야기가 인상 깊게 다가왔다.
<열정의 산티아고 순례자>를 읽으면서는 까칠한 남편과 잘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요즘에는 화를 덜 내는 것 같으니 따로 또 같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무사히 갔다 오는 것이 숙제일 것 같다. 함께 한 방향을 보면서 호흡을 맞추며 살았던 인생이 순례길이었다. 하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새로운 경험을 나누며 잊히지 않는 추억 하나를 또 만들어야겠다.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나를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도 나와 다른 또 한 사람과 인생의 순례길을 함께하고 싶다. "싸우지만 않으면 다행"이라는 TV프로그램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