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주말이라 남편과 가을 하늘을 보러 별도 봉에 갔다. 파란 하늘, 파란 바다, 초록이 우거진 별도 봉 오름을 올라갔다. 화북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층계가 이어지는 오름 안쪽 길로 가서 내려올 때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길을 따라 내려왔다. 별도 봉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길을 걷고 나니 오늘 아침에 종아리 허벅지가 묵직하니 근육이 뭉친 것 같다.
요즘 하체 근육이 없는 것이 걱정이 되어 스쿼트며 계단 오르기를 하느라고 무릎이 무리가 갔다. 스쿼트 자세가 안 좋았던 것 같아 내 자세를 잘 교정해야겠다. 그래서 무릎이 더 아프기 전에 조금씩 근육량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무리하지 않게 산책을 하고 있다.
그래서 별도 봉을 올라갈 때는 계단이 많은 곳으로 내려올 때는 조금 더 완만한 바닷길로 내려왔다. 요즘 근육량을 늘리려다 통증을 만들면서 역 효과를 만들었지만 다시 제대로 된 방식으로 근육을 키우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 인생도 근육을 만들듯 우리 삶의 근육의 만들기 위해서 통증을 만들면서 더 단단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어제 별도 봉을 가기 전에 우리 부부는 크게 싸웠다. 남편은 친정에서 귤을 가지러 가면서 만조이니 낚시를 먼저 가자고 했다. 남편은 어제 친구랑 오후 늦은 시간까지 낚시를 갔다 왔는데 오늘 또 나하고 간다고 하니 화가 났다. 그리고 나는 “왜, 당신만 생각해!” 하면서 낚시보다 운동을 하고 친정에 가겠다고 해서 남편도 기분이 상했다.
남편은 “무슨 하늘이냐!” 하면서 비난과 곱지 않은 말로 우리는 서로 큰 소리를 내면서 화를 냈다. 그렇게 주말을 같이 하려는 마음을 접고 쉬면서 나는 가만히 생각했다. 친정에 귤은 가지러 가야 한다면 이제라도 남편이 좋아하는 낚시를 먼저 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내가 원하는 곳에 가자고 좋게 말을 건넸다.
이렇게 우리 부부는 서로의 마음과 감정이 상하지 않게 대화하는 근육이 필요했다.
내가 스퀴트를 잘 못해서 통증을 만든 것처럼 나도 남편도 자신의 마음과 감정 만을 생각하기보다 타인의 마음과 감정도 조금만 더 이해하려고 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너무 시간이 흐르지 않고 좋게 말로 대화를 풀어낸 나에게 칭찬해 주고 싶다. 아직 몸에 근육이 없더라도 산에 오르기 위해서 애를 쓰며 걷고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화가 나지만 다시 한번 더 생각하며 타인을 나처럼 이해하려고 애쓰는 나에게 응원의 박수를 쳐 주고 싶다. “나는 몸과 마음의 근육이 있는 건강한 사람이 될 거야!"
앞으로는 몸과 마음의 근육을 더 키우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