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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와 고유 May 19. 2024

[나의무용이야기] 몸풀이 단상

날이 따뜻하니, 몸이 잘 풀려서 좋다. 그간 겨울에는 웬만해서는 바운동으로는 땀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요즘에는 바운동만 해도 땀이 돋아난다. 몸이 잘 풀리니까 자잘한 근육들까지 아주 속속들이 이렇게 저렇게 건드려준다. 바운동은 하면 할수록 매번 비슷한데 매번 다르다. 하면 할수록 몸의 감각이 풍성해지고 섬세해진다. 그동안 몰랐던 미세한 근육 연결실 같은 것이 또다시 새롭게 찾아진다. 색다른 몸의 감각에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보면서 몸속의 자잘한 부위을 느끼고 파고 들어간다.

 


'아니, 세상에 요런데가 다 있었다니!'



미지의 장소를 발견한 감탄사처럼 몸의 새로운 지도가 그려진다. 그 순간 나는 내 몸을 탐구하는 탐험가처럼 자연스럽게 그 곳을 파고 들어갈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혼자 몸 풀때 하는 바운동은 점점 독특하게 변주되어 간다.



바운동이 끝나고 발이 땅에 닿는 순간, '아, 이제 풀렸다. 이제야 좀 움직일 것 같네' 라는 감각이 몸을 치고 올라온다. 제대로 몸이 풀렸다는 외침이다. 어느새 정신도 몸과 같이 열려있다. 해바라기처럼 열려있다. 그럼 그때부터는 본래부터 딱딱한 내 등과 허리도 걱정없다. 움직이고 싶은대로 던져도 된다. 다칠 일이 없어졌다는 걸 몸으로 그냥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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