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된장 아니고 SMILE
일본은 나에게 제2의 고향 같은 나라이다.
일본 웨딩에 관심이 생겨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거주하게 되면서 일본과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처음 한식당에서 일을 할 때 매니저는 일본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웃는 얼굴’이라고 했다.
손님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듣지 못할 때는 꽤나 진지한 얼굴을 하는 나에게
매니저가 와서 이야기한다.
“
일본어가 알아듣기 힘들어도 미소는 기본이야.
일본 손님들은 신참의 어리숙한 점들을 모두 이해해줘.
그런데 네가 불안한 기색을 보이면 손님 마음도 같이 불편해지지.
그걸 원하진 않겠지?
처음이니깐 웃는 얼굴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면 되는 거야.
알겠지? 웃는 얼굴. 잊지 마.
”
"하-이!! (눈에 힘주며)"
그리고
1년간 웨딩홀에서 일하며 본 일본웨딩은 살아있는 현장 공부였다.
그때도 역시나 무전기로 가장 많이 들은 소리가 ‘스마~일~’이다.
일본 료칸에 들어와서는 더욱더 부담감이 크다.
모국어인 줄은 알지만 너무나 유창하고 능숙하게 손님을 응대하는 선배들은
내게 큰 산처럼 보였다.
료칸은 오모떼나시(극진한 서비스)로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곳인데, 찾아온 일본 손님과 료칸에 폐가 되지 않기 위한 생각에 부담감이 굉장히 컸다.
어려운 존경어 표현.
설명이 긴 체크인 안내
어색한 무릎 꿇기와 손동작
변수가 많은 응대법
....X(곱하기) 12983474가지
익힐 게 너무 많다...
‘잘하고 싶다’라는 강한 집념은 소통보다 일방적인 설명에 불과했다.
힘을 빼고 손님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데 말이다.
물론 그때 당시 얼굴 근육에도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그리고 설명이 다 끝나고 나서야 긴장이 풀려서,
방에서 나와 문 앞에서 다시 무릎 꿇고
미닫이 문을 닫을 때만 미소를 지었던 신참 시절.
안내 멘트를 달달 외운다.
어느 점심시간.
우리 료칸에서 가장 무섭다는 직원이 (말투가 센 여성) 담배 피우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흡... 좀 겁나긴 하지만 날카롭게 지적을 잘 해줄 나의 선생님으로 이 친구가 딱! 이다.’
동료를 붙잡고 앞에서 무릎 꿇으며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혼자 방에서는 설명하는 내 모습을 체크하기 위해 동영상을 찍어 보았다.
헐. 얼굴 근육을 한쪽만 쓰고 있네...
역시나 진지하게 딱딱한 표정.
웃자. 웃자.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이 흘러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성장해 있었다.
그리곤 뜻밖의 손님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시인이라는 손님이 써준 이 시詩는
내 방 벽에 붙여놓고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를 심어주는 힘이 된다.
‘요시!
오늘도 기분 좋은 서비스를 하러 가보자!’
서비스의 기본
笑顔 [에가오] : 웃는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