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한민국의 불안한 낭만주의자입니다
한국에서 낭만을 추구한다는 것
요즘 같은 치열하고 양극화가 극심한 대한민국에서 낭만을 생각한다는 것은 사치로만 느껴지는 분위기입니다. 개인주의가 막연하고 사람을 통한 다양한 사랑의 낭만들이 수그러지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서 저 같은 낭만주의자가 살아가기엔 벅찹니다. 낭만을 추구한다고 이야기를 하면 철이 없다, 너는 현실을 너무 모른다라는 말을 가끔 듣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진정한 낭만주의자들이 더욱 현실에 집중하며 그 속에서 낭만을 찾아가려 애쓰는 것 같습니다. 저는 터무니없이 아무런 현실 감각을 못 느끼는 상태에서 낭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세상을 깊게 바라보며 내가 바라는 낭만을 조금이라도 느끼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정치, 사회, 경제 뉴스들을 어렸을 때부터 챙겨 보았기에 습관이 생긴 것일지는 몰라도 지금 돌아가고 있는 세상을 그 전부가 아니어도 대강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름대로 저만의 낭만을 즐기며 살아가고는 있습니다. 퇴근을 하고 단골 카페에 들러 나의 생각이 그대로 담긴 글들을 써본다던지, 쉬는 날이면 카메라를 들고 평소에는 흐지부지하게 지나갔던 수많은 서울의 풍경들을 또 다른 시야로 담아낸다던지 아니면 시간이 날 때 굳이 해외가 아니더라도 카메라를 들고 국내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제가 취미를 잘 만난 이유도 한몫했겠죠. 심지어 글쓰기, 사진을 통해 저의 낭만이 깊어지긴 했습니다. 이 두 가지는 감성을 그대로 옮겨 담는 낭만 그 자체라고도 생각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저런 걸 다 즐기고 사는 것이 아니냐라고 물어보신다면 사실 남들보다는 출퇴근이 자유롭고 쉬는 날도 딱딱 정해져 있어서 그런지 여유롭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아무리 있다 한들 본인이 진정 바라는 낭만을 즐기고 사시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불안이 막연한 사회이다 보니 성공의 관한 욕망과 물질적인 풍요를 바라는 집착들이 그만큼 개개인들 머릿속에 많이 심어져 있어 시간을 던져주어도 그 시간 동안 여러 갖가지 생각에만 잠기는 모습들이 허다하다고 보여집니다. 얼마 전 국제적인 통계 자료 하나가 나왔죠.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우선순위가 가족이 아니라 돈이었다고 말입니다. 대한민국은 매우 짧은 시간 내에 크나큰 성공을 한 나라이지만서도 그만큼 격동의 시기를 많이 거친 나라이다 보니 그런 스펙터클한 역사를 거쳐 지금의 분위기가 형성이 되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문제점들은 한둘이 아니기에 일일이 하나하나씩 말하기에도 버거운 측면이 있습니다.
저도 물론 돈은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돈은 그렇게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에게는 가족과 사랑이 우선순위이기 때문입니다.
간혹 80년대 부모님이 젊었을 시절들이 담긴 영상이나 사진만 봐도 지금의 시대는 그때의 비해서 낭만이라는 단어가 통하지 않는 굵은 현실의 벽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물론 낭만을 추구한다고 하여 그 시대로 넘어가 살아본다 한들 부모님들처럼 잘 버텨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래도 그 시절만큼은 사람을 통한 애정 어린 낭만이
풍부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저희 부모님도 그 생각에 대해 동의를 하십니다. 핸드폰도 없던 시절, 연락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공중전화와 편지뿐이었지만
그만큼 서로 간의 유대감은 더욱 짙었다고 보여집니다. 핸드폰으로 좋아하는 사람과의 연락을 매번 할 수 있는 지금도 낭만은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 시절 기다림에서 오는 미학이 더욱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인연에 관한 맺고 끊음이 지금처럼 단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들이 지금은 더욱 멀어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10년 전만 해도 “ 정 ”을 메리트로 삼았던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그 초코파이의 정은 점점 흩어진 지 오래인 듯싶습니다. 낭만은 정과 사랑이 합친 애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관한 애정을 포함해 일, 취미들에 관한 애정들 말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색에 많이 잠기는 사람이었던 지라 무엇을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그 사랑을 바라볼지에 관해 감성을 자주 건드렸기에 낭만을 추구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낭만적인 삶의 목표와 꿈이 있습니다.
과한 성공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단지 먼 훗날 작은 책방 하나 하며 저만의 에세이를 집필하고
사진전도 열어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가 보면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만큼 평범함으로 이루어진 삶이 어렵기도 하고 말입니다.
현실을 배제한 채 낭만만 죽어라 추구할 수는 없다는 것과 인생은 언제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꿈을 위해서 돈은 어느 정도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낭만을 쫒는 게 아닌 따라오게끔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남지 못하면 죽는 사회 분위기에서 저만의 살 방도를 찾아가 보려 하는 중입니다. 모든 게 긍정적으로 생각을 할 수가 없는 요즘이지만 세상을 그렇다고 무작정 부정적으로 바라보려 하지 않는 것이 제 낭만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불안한 낭만주의자입니다. 낭만을 찾는 과정 속에서의 불안감이 상당하지만 소박한 풍경과 분위기들을 천천히 돌아보며 현실을 마주해나가고 싶은 사람입니다. 평소 제 불안에 휘둘리는 일들이 많기도 합니다. 생각에 갇혀 있을 때도 많죠. 그 생각이 꼬리를 물어서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불안 속에서도 낭만을 품고 있습니다. 저뿐만이 아닌 많은 분들께서도 각자의 낭만이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현실에 치중하시느라 바빠서 생각할 겨를이 없으신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그래도 시간의 틈은 존재한다고 저는 생각하기에 한 번쯤은 각자의 낭만을 한 번 돌아보는 것이 이 격한 세상을 잠시나마 평온하게 바라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먼 훗날 불안감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이야기 끝에 다다랐을 때 제 마지막 낭만의 종착역이 눈앞에 펼쳐져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물론 이 글이 대한민국의 모든 낭만주의자들을 대변하는 글은 아닙니다. 그냥 오로지 낭만을 추구하는 한 사람의 개인적인 생각이 담긴 글입니다.
이 글에 공감을 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이 글에 공감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이들의 낭만을 응원하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