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안전하고 그런 거 말고요.
싱가포르에서 일한 경력이 없다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예상 질문이다. 해외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을 채용하는 것은 구직자에게도, 회사에도 충분히 리스크가 있는 결정이다. 면접용 대답이든, 스스로에 대한 대답이든 이 부분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질문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이 질문은 왜 싱가포르에서 살고 싶은지가 아니라 ‘일하고’ 싶은지를 묻는 것이다. 그리고 왜 ‘해외’에서 일하고 싶은지가 아니라 정확히 그게 왜 ‘싱가포르’ 여야 하는지가 알고 싶은 거다.
나는 면접 때 싱가포르의 장점과 내가 원하는 커리어의 방향을 조합해서 말했다 (당부드리고 싶은 건 내가 한 답변을 그대로 얘기하진 말고 추가로 데이터를 인용해서 얘기하거나 참고로 하시길 바란다)
내가 생각하는 싱가포르의 장점은 글로벌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가기에 좋다. 잡 서칭을 좀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세계적인 회사의 아시아 퍼시픽 헤드쿼터가 싱가포르에 꽤 많다. 같은 글로벌 회사에 다닌다고 하더라도 그 회사의 헤드쿼터인 싱가포르에서 다니는 것과 외국 지사인 한국에서 다니는 거랑은 근무 환경도 다르고, 잡 기회의 범위도 다르다.
내가 근무한 회사만 해도 싱가포르 아시아 퍼시픽 헤드쿼터는 직원 수도 정말 많다. 아시아 각국에서 온 직원들이 영어로 소통하고 근무하고 있다. 한국 지사는 한국 시장만 다루니 직원 규모도 작다.
아시아 각국 지사에서 다루는 모든 업무는 최종 결정은 헤드쿼터에서 한다. 아시아 각국에서 업무 관련 일이 들어오면 그걸 다 모아서 결국 헤 드쿼터에서 승인해주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기회나 가능성도 헤드쿼터에서 일할 때 더 높다.
두 번째 생각하는 장점은, 영어를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원래 영어에도 관심이 많고 그래서 더 외국계 회사에 다니고 싶었다. 한국에서 세 군데의 외국계 회사를 경험했다. 외국계 회사였지만 직원은 모두 한국 사람이었다. 메일이나 본사랑 회의할 때 외에는 영어 쓸 일이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당시엔 오히려 근무할 때 영어를 쓸 일이 별로 없는 게 스트레스였다. 영어 실력을 늘리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정작 회사에 가선 영어를 쓸 일이 없었다. 동기부여도 안되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가포르로 이직한 후에는 싱가포르, 필리핀, 중국인 동료들과 소통하기 위해 항상 영어로 얘기했다. 메일도 그렇고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싱가포르는 사람들이 싱글리쉬 억양도 굉장히 강하고 아무래도 중국어가 흔하다. 영어가 자연스레 느는 환경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건 자기 하기 나름이다.
만약 본사가 미국이나 영국 이런 곳이면 회사에서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위의 상급자와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영어를 더 잘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비슷한 능력이 있으면 더 탁월한 영어 실력을 갖춘 사람에게 기회가 간다.
나는 결론적으로 이런 이유를 종합해서
싱가포르 지사에서 일하면서
아시아 각국의 동료들과 영어로 소통하고
글로벌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싶다
이렇게 마무리를 지었다. 실제로 인터뷰를 볼 때 인사팀 담당자분이 싱가포르에 와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위와 같이 답변한 후 문제없이 면접에 합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