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분의 일, 퍼센트로 따지면 25%. 그리 크지 않은 수라고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 이게 문제다. 3월이 시작되었고 입춘은 이미 한 달 전에 지나갔다. 하루 종일 주머니에서 손을 뺄 수 없었던 한겨울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번거롭기 그지없던 코트의 단추를 채우고 푸는 일도 이젠 문젯거리가 되지 않는다. 하루하루 쳇바퀴 돌리듯 사는 동일하고 따분한 삶은 분명 내가 선택한 삶이다. 작년 12월 31일 저녁 압구정의 한 술집에서 열어 본 포춘 쿠키속의 ‘새해에는 쉬지 말고 움직이십시오. 움직인 만큼 보답이 돌아오게 됩니다’라는 문장에 관하여 난 25%가 지난 올해의 시점에서 그만큼의 동일한 퍼센트라도 실천하며 살고 있는가.
오전에 핸드폰 알람을 맞추었다. 07:45, 07:50, 07:55, 08:00 그리고 08:10. 분명 협탁 위에서 알람은 내숭 없이 울렸겠지만 안타깝게도 내 기억 속엔 존재하지 않는다.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단시간 방황하다 결국은 현실에 안주하고 마는. 전형적인 게으름뱅이이다. 의식을 가지고 안 가지곤 중요치 않다. 그 유무와는 상관없이 계획에 대한 찰나의 생각과 올바른 판단. 그에 따른 행동, 책임과 그 이후의 자기 보상적 요소 등이 모여 건강한 삶을 구성한다.
입안은 시원하고 눈은 침침하다. 눈꺼풀의 근육은 무던해지고 정신은 몽롱해지며 판단력은 흐릿해진다. 하루의 25%를 할애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에 몰두하려 우린 서거나 앉기를 포기한다. 무리하지 않는 삶을 위해 모니터를 덮지만 모니터를 덮는 내 손목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주름 짓는다. 참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