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휘자입니다. 회사 다니면서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웠던 솔직, 담백, 소소한 업무 팁을 나누어보려고 하는데요, 그 시작으로 “업무에 실수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이걸 한 편의 소재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제가 그만큼 써내려 왔던 뼈아픈 실수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ㅎㅎ
바야흐로 21년도, 12월 마지막 주에 인턴으로 입사한 저는 입사 일주일 만에 새해를 맞게 되었어요.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시각, 새해 일출을 보러 가고 있는데 갑자기 슬랙 메시지가 울리더라고요. 알림 소리를 듣고 알싸한 불안이 올라왔어요. 이 새벽에 왜 알림이..?
메신저를 열어보니, 제가 세팅한 모듈 일부에 문제가 생기면서 앱 전체 접속 이슈가 나고 있는데, 단순 유입 하락이 아니라 거래액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입사 일주일 된 인턴이었는데.. 너무 큰 사태에 어안이 벙벙해졌어요. (나 이대로 잘리나?ㅜㅜ)
어드민 사용이 미숙한 상태에서 연말연초 긴 휴일을 앞두고 많은 양을 세팅하면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죠. 사실 실수라기보다 어드민 로직 이슈이긴 했지만 ‘몰랐다’고 넘어가기엔 너무 큰 이슈였어요. 관련 담당자분들이 빠르게 대응해주셔서 상황이 일단락되긴 했지만 새해부터 한바탕 큰 일을 치르고 나니 모든 업무에서 긴장 상태로 임하게 되더라고요.
이때 느꼈습니다. 학생일 때는 모르는 게 죄가 되지 않지만, 직장인은 모르는 게 문제가 되며 ‘책임감 없고 전문성이 부족한 것’과 같은 의미라는 것을요.
아무리 실수를 안 하려고 해도 실수는 생깁니다. 당연히 문제가 생기지 않게 초반이 일처리를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지만, 이미 문제가 생겼다면 속상해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빠르고 정확하게 수습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저는 업무 실수가 났음에도 사수를 비롯하여 유관 담당자분들에게 “너무 잘 대응해줘서 좋았다, 잘했다”하고 칭찬 아닌 칭찬을 듣곤 했는데요, 제가 터득한 수습의 미학을 전수해드리겠습니다.
① 먼저 알린다
문제가 생기면 피하고 싶고, 모른 척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 마음을 굳게 다잡아야 합니다. 누가 묻기 전에, 알아채기 전에 내가 먼저 말하자! 비굴해지지 않기 위해, 내 일을 주체적으로 해결해나가기 위해 먼저 고지하자!
누군가 “이거 문제 있어 보이는데 왜 이래요?” 묻는 순간 아무래도 방어적인 태도로 변명하게 됩니다. 하지만 내가 먼저 “이런 문제가 생겼고, 어떻게 대응할 예정입니다” 알린다면 맡은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역으로 알리는 것이며,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히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② 정확히 파악한다 → 이로 인해 실력이 는다
“어떤 문제가 왜 생겼고, 어느 정도의 피해가 예상되고, 어떻게 대처/수습할 수 있으며, 끝으로 예상 담당자와 협업 부서에게 알리는 것”까지 한 세트입니다. 적어도 아래 네 가지는 반드시 파악해서 전달해야 해요.
이슈 내용 : 누가, 언제, 왜, 무엇에서 이슈가 났는가?
예상 피해 : 예상 범위가 어느 정도인가?
대응 방법 : 현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재발 방지 : 해당 이슈가 다시 생기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렇게 정확히 파악하고 수습하려고 하는 데에서 그 사람의 진정성과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실수를 했음에도 대응하는 태도와 정확성을 보고 동료를 더 인정하고 신뢰하게 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인 것 같아요.
③ 지나치게 확대하지 말자
보통은 문제가 생기면 큰일이 아닌 것처럼 포장하려 하는데 반대로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여 문제를 크게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아직 주니어인 경우 이 문제가 미칠 영향 범위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다보니 문제가 너무 커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과대 해석하고 지나치게 자신을 낮추어 사과하면 10 정도의 문제가 40 짜리 문제로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역으로 팀원들에게 업무 피로를 주는 것이기도 해요. 사과하고 싶은 나머지, 놀란 나머지 너무 ‘오버’하지 않도록 한숨 고르는 것도 잊지 말기!
④ 실수의 패턴을 알아내기 위해 반드시 기록하자
사람이 참 신기한 게 틀린 문제 또 틀리고, 실수한 걸 또 실수해요. 내 약점이 발현되는 패턴이 있다는 것이죠. 이걸 빨리 알아채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수치 기입을 잘못한다거나, 입력값을 제대로 넣지 않는 실수가 반복된다면 내가 어떤 상황에서 유사한 실수를 반복하는지 패턴을 찾고, 그 고리를 끊어버려야 합니다.
저의 경우 A라는 툴을 사용할 때마다 입력값을 1~2개씩 잘못 기입하곤 했습니다. 가만 보니 입력해야 하는 정보가 특정 수량을 넘기면 눈이 화면에 익숙해져서 어림짐작하게 되면서 실수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많은 값을 입력해야 할 때는 구간을 정해서 끊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잠시 다른 일을 하거나, 몸을 푸는 등 환기를 하고 스스로 되뇌었습니다. “여기부터 실수 자주하는 구간이니까 긴장하자” 그 뒤로 다시는 입력 실수를 하지 않았어요.
혼자 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동료에게 더블체크나 검수를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요지는 실수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실수의 관성을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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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업무 실수를 합니다. 수습을 어떻게 하는가를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일에 진실되고 진정성있게 임하고 있는지 드러나는 것 같아요. 솔직하고 투명하게 드러내고 해결하려는 모습은 참 멋있습니다. (물론 반복되면 안됨)
저는 멋진 성과를 내는 것보다 그런 진솔한 모습에서 동료를 향한 애정과 신뢰가 더 쌓이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실수에 대처하는 좋은 방법과 사례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