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인턴이 정규직 전환까지
안녕하세요. 휘자입니다 :) 이번 편은 인턴 기간을 알차게 보내는 노하우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저는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했습니다. 입사 당시에는 정규직 전환형도 아닌 6개월 체험형이었는데요, 근무 형태가 무엇이든 저에게 주어진 6개월이 너무 소중했고 알차게 쓰리라 다짐했던 것 같아요.
열심히 일하고, 배우고, 사람들을 만나던 중 인턴 4개월 차에 전환형 인턴으로 고용 형태를 변경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그로부터 또 몇 개월 뒤 정규직 심사로 넘어가고 싶다고 제안을 받았어요.
저희 회사는 그때도, 지금도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기 때문에, 최종 전환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팀에 도움이 될 사람으로 보였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동시에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주 뿌듯했습니다!
현재 인턴 혹은 계약 기간으로 재직 중이신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제가 6개월 간의 인턴십 기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어떻게 리더의 눈에 띄어 정규직 전환 제의를 받게 되었는지 공유해보겠습니다.
입사하고 나면 죄다 모르는 것 투성이에, 낯선 사람들 속에서 적응하기에도 정신이 없지요. 이렇게 바쁘게 적응하다보면 일주일, 한 달, 세 달, 6개월은 순식간에 지나가는데요, 바쁘기만 하다가 흘려보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시간입니다.
입사 전에 미리 ‘내가 무엇을 얻고 싶은지’ 적어보세요. 아래는 n년 전 제가 블로그에 적었던 글의 일부인데요, 인턴으로서 얻고 싶었던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IT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재밌었기에 다음에도 IT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업무적으로는 유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1순위 목표로 두었어요. 유저 분석은 어떻게 하는 거고, 업무에 어떻게 적용하는 것인지 꼭 배워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업무 외에는, IT 업계는 다른 회사에 없는 다양한 직무가 많기 때문에 어떤 직무가 있는지, 내가 도전해볼 만한 일이 있을지 NEXT에 대한 힌트를 얻는 것을 목표로 두었습니다.
그리고 2개월마다 내가 얻고자 하는 바를 잘 가져오고 있는지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초반에는 적응하느라 바빠서 어느새 이런 목표들을 잊은 채 하루하루 바쁘기만 했습니다. 회고 시간을 가지면서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지 다시 구체적인 TO DO 를 세우기를 반복했어요.
인턴/계약 기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목표를 뚜렷하게 하지 않으면 정말 일만 하다가 끝납니다. 내가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 가에 따라 가져갈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이를 미리 리스팅하고 점검했던 것이 아주 유익했습니다.
커피챗은 업무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개인적인 커리어 방향을 다듬는 데도 유용한 도구입니다. 다른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주길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요청해보세요. (먼저 다가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인턴 때 늘 했던 고민이 있었어요. ‘이 회사 나간 후에 뭘 해야 할까?’ ‘이 다음엔 어디가지?’ 어떤 일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무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업계 선배들이 어떻게 커리어를 만들어왔는지 사례를 많이 알아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어떻게 일을 시작했고 어떤 식으로 흘러왔는지, 현재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등, 회사가 아니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 업계 선배들의 생생한 히스토리는 돈 주고도 알기 어려운 것입니다.
next를 그리는 데 좋은 자산이 되어주기 때문에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커피챗을 신청하고 물어보고 조언을 구해보세요. 저는 대략 세어보니 6개월 간 30명 넘게 티타임을 했더라고요. ㅎㅎ
인턴의 생생하고 정제되지 않은 시각은 정말 귀해요. 주목하게 되고 궁금해요! 저도 입사 1년이 넘어가면서 느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 입장에서 프로젝트/프로덕트를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반대로 인턴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날 것’이죠. 아직 이 서비스에 물들지 않은 자의 시선은 흥미롭습니다.
반영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이해하시고, 또 반드시 의견까지 남겨보세요. 이 프로젝트는 어떤 점에서 기대되고, 우려가 되는지, 유사한 서비스에서는 어떤 식으로 진행한 바가 있는지요. 건설적이고 멋진 의견일 필요 없어요. 오히려 정제되지 않은 직관적인 감상이 더 설득적일 때가 있습니다.
프로젝트 외적으로도 (1)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 서비스나 프로덕트, 혹은 (2)기억에 남는 요즘 광고나 마케팅 사례들도 공유하기 좋은 소재입니다. ‘요즘 A서비스가 B를 하는데 어떤 점을 흥미롭게 보았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가 반응이 뜨겁다. 우리도 ~점을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공유합니다’ 이런 느낌으로 다양한 인사이트와 시각을 전달해주세요. 장담하건대 칭찬받으실 거예요 ㅎㅎ
저는 ‘모르는 것이 당연한’ 인턴으로서의 지위를 즐겼습니다. 여러분도 즐기시길 바랍니다! 얼굴에 철판 깔고 마음껏 질문하고 의문을 던졌어요. 이 기간이 아니면 못 물어보기 때문이에요.
질의하는 과정에서 업무 이해도가 훨씬 높아지고 이는 곧 업무 생산성으로 이어지더라고요. 히스토리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어요. 팀에서 자주 사용하는 지표나 용어, 담당자, 관련 자료 등 열심히 물어보고 요청했어요.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하고 넘어가는 순간 많은 것이 꼬이게 됩니다. 이야기가 나온 순간 모르는 것을 질문하면 10초면 해소될 일을, 다 지나간 뒤에 헤매다가 다시 물어보려면 맥락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니 상대와 나의 시간을 더 소요하게 되지요. 비효율적이에요.
이미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꼭 질문하셔야 해요. 오히려 질문이 없으면 불안해요. 어디까지 이해한 것인지 파악이 안되기 때문이에요. 인턴이 질문한다고 해서 ‘이런 걸 질문해..?’ 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무슨 상관인가요? 결국 ‘알게 되었는가’가 중요한 것이니 부디 용감하게 질문하시고 뻔뻔해지시길 바랍니다.
‘공유’하는 것까지가 일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열심히 하지 않는 인턴은 없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모두 각자의 일로 바쁘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리지 않으면 알기 어려워요.
저는 크든 작든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팀에 적극적으로 공유했습니다.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성과가 있었으며, 어떤 인사이트가 있었는지 이 3가지를 반드시 나누었어요.
적극성을 어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의 완결성을 제대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공유가 가지는 힘이 큽니다. 정리하고, 설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역량을 기르기에도 큰 도움이 되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전달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인턴 기간이 N개월로 정해져 있는 게 오히려 좋더라고요. 기간이 타이트하니 집중해서 원하는 것을 쏙쏙 얻을 수 있고 머지않아 회사에 없을 테니 그냥 마구 휘젓고(?) 다녔거든요. 인턴 기간을 보내는 분들, 보내게 되실 분들 응원하며 제가 좋아하는 짤과 함께 다음화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