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1코스 15.1km (2)
8/13(화) 잠시 길을 잃었어
말들을 지나고 나니
말똥이 엄청나게 있었다.
그 3마리의 말들이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많은 똥을 싼건가
의심이 들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똥이
여기저기에 있었다. 여긴 똥밭이었다.
똥밭이 계속 이어지다가
하늘을 쳐다보니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맑은데 구름낀 날씨. 놀랍게도 이 두 사진은 1분 차이.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너무 아름 다운다운다운다운 뷰~
이날 저렇게 팔토시를 꼈는데,
미쳐 가리지 못했던 약 1센티의 팔뚝이
무슨 띠처럼 타서 2달이 지난 지금도
없어지지 않고 선명하게 자국이 남아있다.
그렇게 풍경을 감상하면서 걸어가는데
알오름이 나왔다. RRRrrrrr
오름을 올라보자!
산티아고 때는 뭔가 걷는 시간을 즐겼는데,
이번 올레길은 이 길을 즐긴다는 느낌보다는
이 길을 벗어나보자! 이런 느낌이 좀 있었다.
왜냐면 너무 더웠고,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계절을 잘못 선택했다.
폭염경보가 울리는 이런 날씨에
이 길을 걷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다.
열심히 걷다보니 갈림길이 나왔다.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올레길 표식이 가리키는 곳으로 갔다.
방향을 알려주는 올레길 표식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길이 좀 험하더니,
갑자기 허허벌판이 나타났다. 허허허
올레길 표식도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나는 오또카지? 멘붕이 왔다가
정신을 차리고 올레패스 어플을 켰다.
그리고 나의 위치를 확인해보니
올레길 코스에서 완전 벗어나 있었다.
그렇다. 나는 길을 잘못 든 것이다.
015B의 '잠시 길을 잃었어'를 부르며
아까 지나왔던 갈림길로 돌아갔다.
그리고 알게된 사실.
난 올레길에서 방향을 알려주는 표식을
반대로 봤던 것이다.
표식 K에서 꼬리가 길게 된 부분이
가야할 방향을 가리키는건줄 알고
따라갔었는데,(그 전까지는 갈림길이
없어서 그냥 길따라 가면 됐었다.)
알고보니 그 표식은 화살표 모양이었고
화살표 머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야했던 것이다.
난 올레길 걷는 사람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상식도 모르고 걷고 있었다.
일단 걷고 보자의 마인드인 극 P...
이 다음부터는 올레길 리본이나
화살표가 보이는지 계속 확인하면서 걸었다.
그리고 얼마 후 산을 벗어나 마을로 진입!
아까아까 가지고 있던 물을 다 마셔버려서
편의점에 들어가 생수 한병을 샀다.
제주도에서는 삼다수 편의점 가격이 600원!
평소에 마시지 못했던 삼다수를 냉큼 집었다.
가방 좀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출발!
이 다음부터는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있는
마을길이 이어졌다.
다음이야기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