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휴 Nov 18. 2020

결혼적령기에 관한 고찰 #6

20대중반인데, 남자친구가 결혼하자고 해요!

Q. 20대로 한창때인데 남자친구가 결혼하자고 하네요!


사실 나이 차이가 많은 남자 친구가 결혼하자고 하면 20대 초반이라도 얼마든지 청혼을 받을 수 있겠죠? 그런데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도 없고, 왠지 이대로는 결혼하기 아쉬울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 있을 것 같아요. 역시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20대 초반 혹은 중반에 결혼하면 후회합니다. 알고 보니 남편이 나쁜 사람이고, 시댁은 개차반이라서 후회하는 게 아닙니다. 좋은 남편, 좋은 시댁이라도 후회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청춘을 결혼/출산/육아 등과 바꾼 본인의 선택에 후회가 남는 것입니다. 특히 가장 예뻐질 수 있는 27,28 나이에 여러분은 가장 안 예쁜 얼굴로 인생을 마주하고 있어야 합니다. (아이를 돌본다는 것은 애당초 엄마에게 꾸밀 시간같은 건 주지 않습니다) 여자들은 어려서부터 비교와 질투에서 자유롭기가 힘든데 (물론 안 그런 분들도 있겠죠?) 친구들은 나날이 예뻐지고 돈 벌어서 여행 가고 그럴 때 나는 집에서 애나 봐야 한다고 생각하면 열불이 치밀어 오르게 됩니다. 그 화살이 다 어디로 갈까요? 애꿎은 남편에게 갑니다. 그러다 보니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것이고요. 처음에는 위로해주고 안쓰러워했던 남편도 그 이야기가 몇 번씩 계속 나오면 결국 화를 내고, 네가 선택한 것 아니냐며 적반하장(?)식으로 나올 것입니다.


예전에는 모두가 20대 중반에 다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니 나만 고생한다는 개념이 없어 그 문제가 불거져 나오지 않았던 것뿐이죠. 그런데 요즘은 모두가 결혼을 늦게 합니다. 이제 비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특수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친정이 너무 싫고 일하기도 너무 싫어서 결혼을 선택하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여우가 싫어서 도망쳤다가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꼴이에요. 내 부모보다 시부모가 좋기란 하늘에 별따기이고, 회사일은 열심히 하면 돈이라도 받지만 시댁일은 돈 드리면서 일해야 합니다. 나이 차이가 많은 남편은 승진이 빨라서 어른스럽고 좋겠지만 퇴직도 빠르고 하다못해 죽음도 빠르다는 사실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그럼 모두가 결혼을 늦게 해야 할까요? 그건 아니지만, 최소한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시라는 것입니다. 20대 초반이나 중반인 여자가 향후 내 선택이 어떻게 될까 하는 것까지 전부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20대에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도 무수히 많고, 또 바로잡을 기회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혼만큼은 게다가 출산까지 한다면 되돌리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저는 혼전임신을 반대하는 편입니다. 혼전순결을 옹호해서가 아니라 혼전임신으로 결혼하면 너무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차마 뱃속의 아이를 죽일 수 없어서 낳아놓고, 자신의 아이를 방치해서 생후에 죽이는 사례는 요즘도 끊이지가 않습니다. 조금 더 성숙한 이후에 출산을 경험하는 것이 본인과 배우자, 또 당신의 아이를 위해서 바람직합니다.



(외전에 계속)


이전 05화 결혼적령기에 대한 고찰 #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