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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짱 Sep 13. 2024

티, 흠

알싸한 어른의 맛

나이가 들면서 애달프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생겨서 좋다.


어릴 때는 나에게 보이는 작은 티, 흠이 그저 밉고 초라한 약점으로

숨겨지지 않은 투명 포장지로 두르고 붙인다고 애간장이 녹았는데

어느 나이쯤이 되면서부터 나에게 보이는 티와 흠 숨길 수 없고

애써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괜찮은 것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아간다.


누군가 내 티를 보면서 수군거려도

이런 티 덕분에 버틴 시간에 흉터 같고

누군가 매워지지 않은 내 흠을 지적해도

순탄치 않은 시간을 견뎌온 나의 인내심 같아 

어떨 때는 이런 흠이 기특하다.


그러다 어느 나이쯤을 더 지날 때

이런 나의  티와 흠이 

누군가에게 부러움이 되고 존경받을 때

겸손 없이 어깨를 으쓱해도 되는 훈장 같아

대견하기까지 하다.


나의 티와 흠이 다른 사람 시선에 

"부끄러운 약점이 아니다"

"괜찮다" 단어에 친숙해지는 것이

어른으로 잘 익어가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나이

어른으로 나이 듦이 좋아지기도 한다.



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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