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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큐 Jul 20. 2021

돈의 흐름을 보라

증시 주변자금에 대한 이해

2021년 3월 5일 탱고픽 위클리 리포트에 기고된 글입니다. 
시점상 당시 자금흐름과 지금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해서 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증시 주변 자금을 파악하고 비교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읽는다면 시점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최근 주식시장으로 막 쏟아져 들어오던 투자금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대신 은행의 예금은 증가했어요. 그런데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은 늡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투자자라면 시장에서 돈의 흐름을 눈여겨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눈도 없고 발도 없지만 이 돈이란 놈은 생각보다 민첩하거든요. 조그만 시장 변화에도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방향 전환을 하곤 합니다. 또 한 번 방향 전환이 되면 반대로 잘 돌아서지 않고 그 방향을 꽤 오래 지속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시장의 자금 흐름 동향을 살피는 아주 기본적인 방법들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 합니다. 더불어 최근 일어나는 자금 흐름 변화의 의미도 짚어보겠습니다.


은행과 증시 주변 자금을 모두 보자.

금융산업은 크게 은행과 증권 그리고 보험으로 나눌 수 있어요. 그래서 예전엔 금융사들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이 은행감독원, 보험감독원, 증권감독원 이렇게 3개로 존재했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금융사들이 하는 일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다 보니(금융상품이 복잡해져서) 은행만 또는 증권만 따로 감독하는 권역별 감독에 한계가 왔고, 결국 감독원을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지금은 하나의 조직에서 직능이나 기능별로 감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갑자기 감독기관 얘기를 꺼낸 건 우리도 돈의 흐름을 보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투자자 개인의 관점으로 돌아가서 보면 은행과 증권시장의 주변 자금 흐름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는 얘기죠. 실제 원금이 불어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내가 투자하는 돈은 결국 은행에서 증권으로 그리고 증권에서 은행으로 오가게 돼 있거든요.


예적금과 가계대출 잔액 VS 고객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

시중 자금의 오른쪽 주머니와 왼쪽 주머니 같은 존재들입니다. 오른쪽 주머니에는 은행 주변 자금인 예적금과 가계대출 잔액이 왼쪽 주머니에는 증시 주변 자금인 고객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가 있는 셈이지요. 예금이 크게 줄거나 가계대출이 부풀어 오르면 반대쪽 주머니에 있는 증시 주변 자금인 고객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가 불어나곤 합니다. 물론 중간에 돈이 밖으로 세서 부동산으로 가기도 합니다만 가계대출 항목에서 주택 관련 대출을 빼고 신용대출만 놓고 본다면 대충은 맞습니다. 


지난해 동학 개미운동이라 불린 개인들의 주식 직접투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왼쪽 주머니(은행 주변 자금)가 크게 쪼그라들고 오른쪽(증시 주변 자금) 주머니가 연일 부풀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최근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2월 한 달간 4대 시중은행과 NH농협의 요구불 예금(언제든지 빼서 쓸 수 있는 예금) 잔액이 28.9조 원이나 급증했습니다. 더불어 최근 빚투(대출받아 투자)의 자금원으로 여겨지는 은행들의 신용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556억 원 줄었습니다. 한 달 전인  1월에는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이 1조 6천억이나 증가했답니다. 반면 한없이 부풀 것 같던 오른쪽 주머니는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1월 한때 역대 최대인 74조 원을 넘었던 고객예탁금(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넣은 돈)은 65.1조로 줄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인 신용잔고도 전달에 비해 1조 원가량 감소했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시중 자금은 '위험'을 감지했다?

일단 시중 자금의 흐름이 조금 바뀐 건 앞서 말씀드린 수치들에서 확인이 됩니다. 그런데 이게 방향을 완전히 튼 것이냐 아니면 정점을 찍은 정도로 볼 것이냐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향후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 여러분들도 시중 자금의 오른쪽과 왼쪽 주머니 통계를 유심히 살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 소식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2010년을 정점으로 지속해서 줄었습니다. 100조 원을 넘던 설정액(펀드 투자 원금)은 70조 원대로 내려앉았었죠. 더구나 지난해에는 주식 직접투자 바람이 불면서 펀드 자금은 더 많이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세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상승은 주춤하고 증시 주변 자금은 줄거나 빠져나가는데 말이죠. 증시 조정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그렇다고 내 돈을 제로금리에 가까운 은행으로 빼기는 싫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간접적인 증시 주변 자금의 증가를 의미합니다. 자금이 유입되면 펀드들은 운용원칙 등에 맞춰 일정 부분 주식을 사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는 뉴스입니다.


증시 주변 자금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웹으로 보셔야 제대로 보입니다)
https://finance.daum.net/domestic/arounds

3월 1주 차 위클리 리포트 보기 https://bit.ly/3uZdp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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