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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인 Oct 19. 2023

전업맘이 세상 소식을 놓치지 않는 법

#지역과 여성10

나는 전업맘이다. 전업맘도 여건이 되어야 할 수 있다던데 운 좋게(?) 전업맘이 되었다. 물론 경력과 자산 형성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아이를 직접 키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전업맘이 되었다. 그럼에도 하고 싶은 것도, 세상에 호기심도 많은 내가 24시간도 모자라는 엄마로 세상의 소식을 놓치지 않았던 방법을 적어본다. 나처럼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 궁금한 이를 위해 쓴다.


1. 라디오 뉴스

아침에 일어나면 고요한 집에 먼저 라디오 뉴스를 튼다. 라디오도 시간 맞춰 듣지 않아도 유튜브에 바로 업로드하는 방식이라 원하는 때마다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 그리고 따듯한 물 한 잔을 마시고 하루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당시에 유명하고 지인들도 많이 듣는 남성 진행자의 뉴스를 청취했지만 불편한 부분이 많았다. 여성과 남성 출연자를 각각 대하는 모습이라던가, 자신이 이해되지 않는 뉴스에 음모론을 주장하고 여론몰이를 하는 모습을 보고 방송을 접었다. 그리고 여러 채널을 방황하다 인지도 낮은 방송국에서 여성앵커가 수십 년간 진행하는 뉴스에 안착해 육아 동지로 날마다 청취한다. 라디오는 매일 국내외 사건과 뉴스를 간략하게 혹은 심도 있게 다룬다. 라디오는 아이를 돌보거나 청소, 야채 손질 등 다른 작업을 할 때 함께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애쓰지 않아도 귀만으로 세상의 주요 뉴스를 알 수 있는 중요한 통로이다. 물론 정신없이 육아를 하다 보면 집중해서 듣지는 못해도 얼핏 흐름을 알거나 자세히 듣고 싶은 중요한 내용은 뒤로 감기로 다시 듣기한다.


2. 팟캐스트

팟캐스트도 라디오만큼 애청하는 매체이다. 라디오가 매일 소식을 알려준다면 팟캐스트는 몇 가지 주제를 골라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라디오 방송이 끝나고 다른 청각 매체가 필요할 때 팟캐스트 앱을 실행시키고 무선 스피커와 연결한다. 나는 주로 또래 여성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위주로 듣는다. 굳이 성별을 구분해서 듣는 건 아니지만(이건 나의 콘텐츠 취향이다) 대게 또래인 여성 진행자인 팟캐스트가 대화에 불편함이 없고 관심사가 비슷해서 즐겨듣는다. 운영자들은 다방면으로 취재하고 공부해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길러준다. 마음에 드는 방송 몇 개를 즐겨찾기 하고 시간이 될 때마다 재생목록을 틀면 지식도 늘고 골라 듣는 재미가 있다.


3. 신간서적

서울에 가면 광화문을 꼭 간다. 광화문은 수도인 서울의 시내라는데, 경복궁을 중심으로 길게 펼쳐지는 빌딩 숲과 골목마다 다른 문구의 피켓을 들고 시위와 추모를 하는 광장은 시골 쥐인 나에게 진귀한 풍경이다. 그중 광화문 교보문고는 꼭 방문하는 서울 코스이다. 광화문 교보문고는 신간 회전율도 높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여유롭고 편하게 볼 수 있다. 쾌적한 카페와 서점의 결합이랄까. 무엇보다 흥미로운 제목을 가진 책들을 잘 진열했다. 진열을 잘했다는 것은 트렌드와 관심사, 시대의 방향에 맡게 책 진열과 구색을 갖추었다는 뜻이다. 이는 구매로도 이어지니 서점 직원들의 마케팅 내공이 느껴진다. 서점 책장 사이를 구경하다 보면 사람들이 흥미와 관심이 무엇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예전에 어느 인디 가수가 인터뷰에서 자신은 동네 산책 삼아 광화문 교보문고를 자주 다닌다는 글을 본 적 있는데, 나에게는 문화충격으로 다가왔다. 동네 서점 삼아 광화문 교보문고를 갈 수 있다니 얼마나 혜택인가! 서울살이가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아이를 낳고 서울 나들이가 쉽지 않아 생각만으로 언젠가는 광화문을 가봐야지 생각하고 있다. 대신에 인근 도서관 신간 코너를 살피는 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광화문 교보문고처럼 빠르고 세심하게 신간 서적이 바뀌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간 서적을 살피는 일은 꽤나 흥미롭다. 어떤 종류의 책이 나오는지, 책 제목은 어떻게 뽑고 있는지, 화제의 책은 무엇인지 등을 보면 세상을 알 수 있다. 대게는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뽑아 목차를 살피고 흥미가 생기면 대출해가는 순서이다. 이렇게 관심분야의 지식이 쌓이면 깊은 생각과 사고를 가지게 되고 이는 곧 나의 자산이다.


4. 유튜브 알고리즘

유튜브는 일상에서 쉽게, 자주 접하는 매체이다. 나 역시도 일상에 틈이 생길 때마다 휴대폰에 자동으로 손이 간다. 그때마다 1-2시간은 감쪽같이 시간 잡아먹는 녀석이라 폰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유튜브가 짧은 영상으로 시간을 죽이지만 집에 텔레비전이 없는 우리에게는 대중적인 방송이나 영화, 드라마, 이슈 등을 유튜브로 접한다. (요즘은 우리처럼 텔레비전 보다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많다) 그중에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계정을 구독하면 좋은 영상을 접할 수 있다. 나는 주로 살림 유튜버들 구독해놓고 어떻게 집을 가꾸고 요리를 하는지 등을 구경하고 영감받기도 해서 일상에 활용하는 편이다.


5. 지역 모임

지역 신문을 구독한다. 내가 사는 고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소식을 접할 수 있고 유용한 정보도 알 수 있다. 신문 말고도 지역 밴드로도 지역 소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요즘은 평생학습 예산이 많아 무료로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와 프로그램이 많다. 내가 관심만 가진다면 행사와 수업을 참석하고 가능하다면 아이와 동행하기도 한다. 아이와 참석할 수 없다면 퇴근하는 남편에게 부탁하고 몇 번 수업에 참석하기도 했다. 모임과 행사에서 관심사와 결이 비슷한 이들을 만날 수 있고 정보를 교류하고 사람들과 소통한다. 연고 없는 지역에 귀촌 한 우리 부부에게는 지역 모임이 한 줄기 빛이었다. 덕분에 아이와 손잡고 나가면 반겨주는 이웃이 생기고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희미하게 생겨났다. 이런 모임이 아니었다면 아이와 집에서 고립된 채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테다.


육아는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라는 말처럼 육아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기존 나의 생활은 무시하고 아이의 생활방식 위주로 살기도 쉽지 않다. 희로애락 속에 아이를 키우며 육아 속에서도 나를 찾고자 노력했고 노하우가 쌓이면서 안정감을 갖기 시작했다. 주로 아이와 함께 집에서 가사일을 할 때는 라디오나 팟캐스트를 틀어놓는다. 아이와 외출이 가능해지면서 도서관이나 행사장, 공원 등을 찾았다. 요즘은 도서관마다 유아 자료실이 있어 책 좋아하는 엄마와 아이의 아지트가 되기도 한다. 육아만 한다고 나를 잃고 세상과 단절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도 언젠가는 독립하고 엄마도 엄마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세상과 소통하며 육아도 조화로운 일상이 되어 삶의 균형이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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