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Dancing at midnight

캐나다 여행기 2 (오로라 여행)

사람에게는 누구나 버킷리스트라는 것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오로라를 보는 것이다.


2박 3일 오로라 여행


캐나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오로라를 Northern light라고 부르는데, 이 Northern light를 보기 위해 나는 캐나다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인 여행사를 통해 2월25일부터 2월27일까지 여행예약을 하였다.

또한 팬데믹 이전까지는 캐나다 옐로우나이프에서 오로라를 보았는데, 팬데믹으로 옐로우나이프의 오로라 상품이 중지되어 화이트홀스에서 오로라를 보게 되었다.


2월25일 드디어 오로라를 보기 위해 떠나기로 한 날이 다가왔고,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밴쿠버 공항으로 떠났다. 그 전날 여행사에서 예약해 준 호텔의 악플이 너무 많아 걱정을 한가득 않고 출발한 우리는 밴쿠버 공항에 도착하자 걱정도 잊어버린 채 들뜬 마음에 사로잡혔다.

캐나다가 넓긴 넓은 나라라고 느낀게 국내선인데도 불구하고 밴쿠버에서 화이트홀스까지 비행시간이 2시간이 넘었다.

비행기 밖으로 보이는 로키산맥의 설경은 실로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 이러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창문쪽 자리로 예약을 하라고 권유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화이트홀스 도착


화이트홀스는 2월 말의 날씨임에도 여전히 추웠다. 물론 영하 30도의 추위라고 엄포를 놓은 여행사 직원의 말처럼 고통스러운 추위는 아니었지만 밴쿠버에 비해 확실히 춥긴 추웠다.

      

화이트홀스 공항 밖은 여전히 얼음과 눈으로 덮혀 있었다.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한 우리는 우선 근처 PARK를 가보기로 하였는데, 때마침 근처에 있는 SHIPYARDS PARK에서는 눈으로 만든 조형물 축제가 한창이었다. 우리 아이들도 신기한지 한참을 들여다보고 각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였다.

이 곳 캐나다에서 정말 신기했던게 추운 날씨에도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두꺼운 옷을 입힌다든지 하는 것이 별로 없고, 심지어 영상 1~2도에서는 반팔을 입히는 부모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 화이트홀스에서도 이 추위에 볼이 빨개져서 돌아다니는 4~5살 정도의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국부모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일텐데 여기 부모들은 우리나라 부모들과는 뭔가 다르긴 다른 것 같았다.


또한, 아이들은 눈만 보면 추위도 잊은 채 눈빛이 달라지는데, 그런걸 이번에도 느꼈다. 눈과 얼음에 뒤덮힌 PARK에서 우리 아이들은 몇시간째 재미있게 놀았는데, 가만히 서서 사진만 찍어주는 나로서는 너무 추워 호텔로 달려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DANCING AT MIDNIGHT 오로라 투어


오로라 투어는 밤 11시에 버스에 탑승하여 오로라 투어를 위한 산속 별장으로 이동한 후 새벽3시까지 그 곳에 머문다. 따라서 초저녁에 잠을 미리 자둔 우리 가족은 밤 10시에 비몽사몽 간에 잠에서 깨어 방한복을 입은 후 버스에 올랐다.


고요한 산속에서 밤하늘을 보고 있으니 정신없이 살아왔던 지난 과거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 때 가이드가 저 쪽 하늘에 오로라가 나타났다고 이야기해주었고 나는 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로라 관찰을 하는 별장은 산 속에 위치해있는데, 불빛이 없으면 바로 앞도 안보일 정도로 칠흑같이 어두웠다. 따라서 한국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매했었는데, 안타깝게도 셔터스피드를 잘못 조작하여 사진이 모두 까맣게 찍혔다. 황급해진 나는 우선 아이폰 카메라로 오로라를 찍었는데, 아이폰으로는 위에 사진정도가 한계였다.


아무튼 저 녹색빛깔이 오로라다. 셔터스피드 조작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양질의 오로라 사진을 얻지는 못했지만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는 생각에 첫날 오로라 투어는 그렇게 아쉬움과 놀라움 속에 끝마쳤다.


둘째날 WILD ANIMAL TOUR 


두번째날 낮에 와일드 애니멀 투어를 갔는데, 너무나 추운데다 눈까지 왔다. 대부분 동물은 소, 양이었는데, 아이들은 그렇게 크게 흥미를 갖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나 역시 너무 추워 따뜻한 커피 생각이 자주 들었다.

<wild animal tour는 대부분 소와 양 비스무리 한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눈이 많이 쌓여있어서 인지 눈밭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그렇게 몇 시간을 보낸 우리는 숙소에서 몸을 녹인 후 저녁을 먹고 두번째 오로라투어를 위해 이른 잠에 들었다.


눈구름 속에 파묻힌 오로라


밤 11시 오로라 투어 버스에 탑승 한 우리는 계속 내리는 눈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오로라를 눈 구름이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미러리스 카메라의 셔터스피드 조작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아이폰 카메라로 오로라 사진을 찍은 나는 이번엔 가이드에게 물어봐 제대로 셋팅하는 법을 배웠기에 오늘 밤은 양질의 오로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래서 오늘 밤은 더욱 중요한 밤이었는데, 오로라를 눈 구름이 가리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은 셔터스피드를 20 정도로 하고 ISO 1,600, 조리개값은 2.0으로 놓고 찍은 밤하늘이다. 오른쪽에 녹색빛깔이 구름에 가려진 오로라다. 만약  구름이 없었다면 멋진 오로라 사진을 얻을  있었는데, 너무나 아쉬웠다.


그렇게 속절없이 새벽3시가 되었고, 우리는 호텔로 돌아가는 버스에 탑승하였다. 너무나 아쉬운 밤이었기에 그 날밤은 어떤 날 밤보다도 짧게 느껴졌다.


2박 3일의 여정을 마치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화이트홀스에서의 지난 3일은 꿈만 같았다. 오랜만에 지켜본 밤 하늘, 그 안의 수많은 별들, 그리고 오로라.. 그 밤하늘에서 나는 숨가쁘게 지나왔던 지난 시간들을 보았고, 어릴적 밤 하늘을 바라보던 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제는 성인이 되어, 두 아이의 아빠가 된 나.. 항상 바쁘게만 살아왔던 나였기에 오랜만에 느껴 본 이 여유가 더욱 뜻 깊게 느껴졌다.     

  


  

이전 01화 Harrison Hot Springs Resor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