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보통엄마입니다. 현재 11개월 아기를 키우며 육아휴직 중이에요. 그래서 남편 혼자 벌어서 먹고사는 외벌이 가정입니다.
짠순이 큰엄마 이야기
저에게는 짠순이 큰엄마가 계셔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도 큰엄마는 참 짠순이시라고 느꼈을 정도예요. 생각나는 일화가 있어요. 아마 20년 전쯤 명절이었을 거예요. 가족들이 각자 차를 타고 가다가 휴게소에서 만났어요. 그런데 갑자기 큰엄마가 휴게소 근처에서 돗자리를 펴시는 거예요. 그리고는 싸오신 김밥 타파 통을 펼치셨어요. 그리고는 커피가 담긴 보온병을 여셨지요. 네, 휴게소에서 쓸 데 없는 지출을 쓰지 않겠다는 뜻이셨어요. 그래서 가족들은 타파 통에서 김밥을 먹으며 지갑을 열지 않았어요.
또 다른 일화도 있어요. 초등학고 고학년이 되었는데 큰엄마가 웬일로 용돈을 주시는 거예요. 기대감에 들떠있었지요. 그런데 두둥! 지갑에서 천 원짜리 한 장을 주시는 거였어요. 이미 머리가 조금 큰 뒤라 이 돈이면 슈퍼에서 과자 2개를 겨우 사 먹는다는 걸 알았어요. 물론 적은 돈이라도 주신 건 감사하지만요.
그때 속으로 ‘큰엄마는 역시 짠순이셔!’라고 생각한 기억이 나요.
부자들이 절약을 강조하는 이유
사실 짠순이라는 표현은 마냥 좋지 않은 어감이 있지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짠순이라는 말 대신 절약 가라는 용어로 바꿔 사용하겠습니다. 생각보다 부자들 중에는 절약가들이 많은 것 같아요. 부자들이 쓴 책에도 가장 기본은 쓸 데 없는 돈을 줄이는 절약정신이라는 말이 종종 나와요. 작은 돈을 아끼지 않으면 큰돈을 벌 수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그래서 궁금했어요.
부자들은 돈이 이미 많을 텐데 왜 돈을 절약하는 것일까?
처음에는 부자가 되면 돈을 펑펑 쓸 줄 알았어요.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이유도 맘껏 쓰기 위해서니까요. 솔직히 부자가 돈을 안 쓰면 누가 쓰나요. 그래서 많은 부자들이 절약을 강조하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았어요.
가계부 써보니 알겠다
요 몇 년 동안 가계부를 썼어요. 그리고 결혼하고 3년 정도 가정 경제를 꾸려 왔어요. 그랬더니 내 소득과 지출이 명확히 보이더라고요. 예를 들어, 소득은 늘어나는 게 한계가 있어요. 적어도 단 시간 내에 늘어나지는 않아요. 그러나 종잣돈을 모으는 것은 중요해요. 30대에 모으는 종잣돈 1억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적어도 40대에 모으는 종잣돈의 3배 이 상의 가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게 소비를 줄이는 거예요. 결국 부자들은 이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절약 태도가 몸에 베일 때까지 노력했을 거예요.
부자들이 절약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렇게 돼서 부자가 되었기 때문이에요.
큰엄마의 대반전
다시 처음에 했던 큰엄마 이야기로 돌아갈게요. 큰엄마에게는 대반전이 있어요. 그 사실은 바로 큰엄마는 우리 중에서 가장 부자라는 거예요. 친척들이 돈을 쓰며 현재를 즐길 때 개미처럼 묵묵히 절약한 큰엄마는요. 서울에 다가구 주택을 한 채 보유하시게 되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대단하신 분이에요. 심지어 70세가 넘는 나이에도 아직도 일을 하셔요. 벌이가 일정치 않은 큰 아빠를 대신해서 가계를 꾸려 나가셨어요. 결국 큰엄마가 짠순이로 살아오셨으니 건물 한 채가 남아 있는 거겠죠.
절약하면 큰 부자는 못되고 알토란 같은 재산은 일구더라고요
물론 요즘에는 부동산, 주식 이야기로 세상이 시끌벅적해요. 일해서 버는 근로소득보다 자본소득이 훨씬 크다고요. 그렇게 된다면 절약하는 것도 큰 의미는 없어 보이겠지요. 그러나 절약의 힘은 생각보다 강한 것 같아요. 절약하는 태도는 나의 자본에 단단한 힘을 부여하는 것 같아요. 아무리 부자여도 자신의 수준 이상의 소비를 한다면 그 부는 오래가지 못할 거예요.
오늘은 절약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았어요. 더울 때나 추울 때나 열심히 하루를 보내는 모든 분들에게 따뜻한 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