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 고음 아니고, 3단 심경변화입니다.
안녕하세요?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보통엄마입니다. 현재 11개월 아기를 키우며 육아휴직 중입니다. 그래서 남편 혼자 벌어서 세 식구가 먹고사는 외벌이 가정입니다.
결혼 준비 신혼집 구하기부터
2018년에 사귀었던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어요. 당시 남편과는 이미 3년을 사귄 터라 관계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어요. 당시 나이도 31살이라 결혼하기에도 좋다고 생각했지요. 결혼하기에 참 좋은 상황이 온 거예요. 걸리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결혼하기 딱 좋을 때가 온 거죠.
그러나 걸리는 게 딱 한 가지 있었어요.
바로 신혼집이었어요. 이상하게 예물이나 스드메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결혼식에 별로 욕심이 없었거든요. 대신 신혼집을 빨리 구하고 싶었어요. 어렴풋이 집이 가장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돈이 가장 많이 드니 집을 먼저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나 봐요. 참 단순하지요.
심경변화 1단계 - 기대와 설렘
그래서 지금의 남편과 손을 잡고 당당하게 잡고 부동산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현실을 잘 몰랐지요. 설렘과 걱정되는 마음이 반반 있었어요. 그래도 기대와 설렘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발품을 팔면 어느 정도는 맘에 드는 집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대한민국에 이렇게나 집이 많은데 당연히 내 집도 있을 줄 알았어요.
드라마에서도 신혼집에서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나오잖아요. 구구절절 주인공이 집을 구하는 과정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구나 마음을 먹으면 집을 구할 수 있는 줄 알았어요. 물론 으리으리하고 번쩍번쩍한 새 집을 기대한 건 아니였어요. 비록 작은 평수여도 사랑이 담긴 깨끗한 신혼집을 상상했어요. 그리고 작은 신혼집에서의 로망들을 생각했지요. 퇴근하는 남편을 위해 요리도 하고요. 가끔은 밤에 맥주 한잔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중한 내 집에서의 로망 말이에요.
심경변화 2단계 - 좌절과 실망
그렇게 패기 넘치던 예비부부는 부동산에 도 당당히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해맑게 여쭤보았지요. 집 구하러 왔다고요. 그러나 곧이어 부동산 중개사인 분의 질문들이 이어졌어요. 그리고 그 말을 듣고는 동공에 지진이 왔어요.
예산이 얼마나 있어요? 그 돈으로는 여기 작은 평수도 구하기 힘들어요~
급하게 남편과 저의 예산을 계산해 봤어요. 제 돈과 남편 돈을 합쳤는데도 작은 평수의 집도 구하기 힘들었어요. 처음에는 역세권에서 추려봤던 집 매물들이 있었는데요. 점점 역에서 멀어졌어요. 주요 노선에서도 멀어졌고요. 그렇다고 교통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었어요. 남편의 직장과 제 직장 위치를 어느 정도는 고려해야 하니까요. 결국 현실을 파악했지요. 우리가 가진 예산으로는 작은 평수의 집이 턱도 없다는 사실을요.
심경변화 3단계 - 적응과 현실 순응
처음에는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집값을 탓한다고 상황이 변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가용예산을 세웠어요. 결국은 매매가 아닌 반전 셋집으로 알아보았지요. 지금 생각하면 적당한 대출 레버리지를 좀 더 끌어다 썼어도 좋았겠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때는 신용에 대한 공부도 안되어 있었어요. 빚 지면 큰 일어나는 줄 아는 상황이었거든요. 어찌 되었든 제 그릇의 크기가 그 정도였겠지요.
결국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내가 사는 곳은 자본주의 세상이더라고요. 결혼을 해도 사랑만으로는 살 수가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신혼집을 구하는 계기로 자본주의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무조건 열심히 사는 게 아니라 현명한 방향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그때 더 절약을 하자는 다짐도 하게 되었고요. 어떻게 보면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에서 돌아봐 현실에 적응하게 된 거죠.
미리 알았더라면
지금도 신혼집 알아볼 때의 기억이 생생해요. 세상이 이런 곳이라는 충격을 느꼈거든요. 자본주의라는 세계의 알에서 깨어난 것 같아요. 그동안은 그래도 부모님 그늘 아래서 살았으니까요. 직접 신혼집을 알아보니 알겠더라고요. 왜 절약을 하고 종잣돈을 모아야 하는지도 피부로 느끼게 되었고요. 결국 그 경험은 신혼 2년 동안 저희 부부를 열심히 살게 해 주었어요. 그리고 작년에 내 집 마련을 하게 되었어요. 지나고 보니 이런 공부가 미리 되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자녀에게든 외부에서든 이런 경제교육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더 부지런히 공부해야겠지요.
오늘은 신혼집을 알았보았을 때의 기억을 기록해 보았어요. 그때의 저희는 3단 고음 아니고, 3단 심경변화가 있었어요. 글을 읽고 있는 분들께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그럼 행복하고 따뜻한 한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항상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