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입학 전에 미리 준비할 것들

by 마마뮤

작년 이맘때쯤엔 곧 학교에 입학하게 될 아이를 보며 왠지 모를 염려와 안쓰러움이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뭘 하건 내 도움이 필요했던, 그야말로 '아기'라고 생각한 아이가 학교에 간다는 건 사뭇 다른 세상을 맞이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과정을 모두 마치고 학교에 간다는 건 아이의 인생에 새로운 장場이 열리는 일이니만큼, 예비 학부모들이 작년의 나처럼 궁금해할 것 같은 이야기들을 1년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나눠보려고 한다.


이제 시작이다!


사실 이런 말이 막연하게 두려웠던 것 같다. 초등학교에 발을 들이면 순식간에 줄줄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입시가 부지불식간에 눈앞에 오고야 만다는 것이다. 덧붙여 엄마 좋은 날도 다 끝났다고들 한다.

아니 왜? 아이가 학교에 가는데 왜 이런 불안 조장의 말을 들어야 하는 걸까? 그래서 아직도 12년 남짓한 대학입시를 대비하여 지금부터 우리 아이에게 잠시도 긴장을 끈을 늦추지 못하도록 쥐어 잡으란 얘긴가? 더구나 이제는 꼭 공부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뭘 시작해야 한다는 걸까? 심지어 아이가 학교를 다니는데 왜 엄마의 좋은 날은 다 끝나는 걸까.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시작인 것은 분명하다. 아이가 유치원 과정에 있을 땐 어쨌든 정말 어린아이 같았다.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그저 좀 더 말을 잘하게 됐고 밥을 혼자 먹고 기저귀를 차지 않았을 뿐이지 아기 시절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느껴졌다. 그런데, 학교에 입학 후 불과 한두 달 사이 아이의 변화는 가히 놀라웠다. 어느 날 문득 아이를 바라보니, 하는 행동도 말하는 것도 그 이전에 느껴지던 것과는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그야말로 '사회생활'이 시작되니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아이도 본능적으로 빠르게 익히고 있었던 것이다. 자라고 있는 아이가 기특하면서도, 더는 그 아기의 느낌을 찾을 수 없게 된다는 것에 묘한 아쉬움이 다가오기도 했다.


그래서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우리 아이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나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도대체 뭘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부득이 맘카페 등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캐낼 만큼 열정적이고 부지런한 엄마도 아니다 보니, 입학식날이 다가오도록 넋 놓고 앉아 있는 게 전부였다.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 '한글' 마스터 여부일 텐데, 솔직히 말하자면 아주 몰라도 된다고 말하긴 조금 조심스럽다. 요즘 유치원 과정에서는 대부분 한글을 미리 가르치기 때문에 아주 잘 아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웬만큼은 한글을 접해보고 학교에 들어가는 게 현실이다.


원래 학과정 자체는 1학년에 입학해서 한글을 배우게끔 디자인되어 있다지만, 실상은 아이들이 어느 정도는 알고 들어오는 상황이라 가나다라부터 배워야 하는 아이의 수준에 맞춰 진도가 나간다고 보긴 좀 어렵단 생각이 든다.(이건 지역차도 있을 것 같긴 하니 니 제 의견은 참고적으로만 보시면 좋겠습니다)


2학기에 접어드니 받아쓰기 시험이 시작됐는데(옛날처럼 성적표에 반영하기 위한 시험이 아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의 수준이 상당히 급격히 올라갔단 느낌은 있었다. 그러니 1학기부터 ㄱ,ㄴ,ㄷ 을 배우기 시작할 요량이라면 2학기에 상당히 곤란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완벽 이해 정도는 아니더라도 기본은 익히고 가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그 외에는 사실 딱히 준비라고 할 건 없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의 기본 생활 습관이다. 유치원에서는 식사 때나 화장실 뒤처리 등 도움이 필요할 때 그래도 선생님들이 나서주시지만, 초등학생이 된다는 건 그 모든 걸 철저히 '혼자' 해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가장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란, 혼자 화장실 이용후 마무리까지 할 수 있어야 하고, 급식 시간 식판에 음식을 받아 스스로 먹고 뒷정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힘이 조금 달릴 수도 있지만 페트병 뚜껑을 열 줄 알면 좋고, 우유갑을 스스로 열 수 있으면 좋다.


그리고 내가 신경 썼던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또박또박 표현하는 것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 줬던 것 같다. 아이가 스스로 맞닥뜨려 헤쳐나가야 할 부분이 많아지지만, 어쨌든 어려움에 처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땐 분명하게 얘기를 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사주는 게 맞을까?


초등학교 1학년에게 스마트폰이 필요할까에 대한 고민은 아마 끝이 없지 싶다. 나는 이렇게 했다. 이제 여덟 살이 되는 아이에게 모든 인터넷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손에 들여주는 건 상당히 무모한 짓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아이를 학교에 보내자니 이제 정말 본격적으로 엄마와는 분리된 생활을 시작하는 아이와 불시에 연락이 필요하면 어쩌나, 혹시라도 안전 문제가 있음 어쩌나 수많은 염려들이 찾아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더구나 워킹맘들이라면 그 불안은 더욱 클 것이다.


나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줬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주 저렴한 폰이다. 단, 무늬는 스마트폰인데 인터넷 사용은 불가하다. 요즘은 부모들이 아이의 전화 자체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아동 보호 애플리케이션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 하여,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제외한 모든 기능은 사용 불가하도록 꺼두었다. 사실상 예전의 2G 폰과 다를 바가 없다. 단, 스마트폰이어야 하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아이의 위치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자주 사용할 일은 없지만 그래도 세상이 험하다 보니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건 부모들에게는 큰 안심 포인트임은 분명하다.


어차피 전화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아이도 집착하는 일은 없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스마트폰은 최대한 늦게 사주는 게 최선이라고들 한다. 누군가는 중학교 2학년 정도가 좋다고 했다.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소위 중2병이 찾아오는 그 질풍노도의 시기에 스마트폰을 사주면 아이가 엄마 말을 들을까?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무엇을 들여다보는지 엄마가 일일이 관리할 수 있을까? 나는 오히려 한 살이라도 어린 나이에, 아직은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시기에 적극 관여하여 사용 습관을 잡아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우리 아이는 게임 프로그래머인 아빠덕에 게임으로 노는 것을 일찍 접한 편이다. 오히려 정확히 시간을 제한하며 사전에 약속을 정하고 놀게 해 줬더니 몇 년 간 그것이 습관으로 정착한 아이는 더 놀고 싶어도 집착하지 않는다. 아쉬움을 토로할 때도 있지만, 내일 더 하자는 말에 금방 수긍하곤 한다. 어차피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 세대 아이들에게 있어 디지털 디바이스와의 연결이란 필수 불가결일진대, 사용을 미루고 미루고 도대체 언제까지 미루며 오히려 갈증을 느끼게 하란 말인가. 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저 내 소신대로 아이에게 적용하고 있다.



입학식날에는...

정말 학교에 가는 날인데, 그냥 가면 되나? 그냥 가면 된다! 아이들 반 배정 통보는 사전에 'e알리미'를 통해 부모들에게 온다. (e알리미/클라스팅: 학교, 선생님과 소통하는 애플리케이션인데, 소집일에 가면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설치하는지 안내해 준다) 학교 생활을 위해 준비해야 할 기본 용품들(예를 들어 색연필, 사인펜, 가위, 풀, 휴지, 물티슈 등등)은 입학식날 안내해 준다. 당일 준비해서 첫 등교 시 보내면 사물함에 구비해두고 줄곧 사용하게 된다.


내가 국민학생이던(=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엔 매일 알림장을 직접 적거나, 나눠주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숙제와 준비물을 챙겼던 것 같은데, 요즘은 선생님께서 부모님들에게 직접 앱을 통해 알림장을 보내 주신다. 아직 스스로 챙기기엔 미숙한 건 사실이지만, 편리해진 만큼 아이들이 응당 직접 해야 할 일들을 너무 덜어내 준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긴 한다.



1년을 지내보니..

엄마들의 염려는 기杞憂이다. 아이마다 개인차는 좀 있겠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은 잘 적응하고 알아서 잘 해낸다. 그러니 아무 걱정 없이 그저 아이를 믿고 학교에 보내면 된다.

1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학교에 보내놓으니 정말 1년이 훌쩍 지났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한 해를 보내며 이제 더는 아기 같지 않은 어엿한 초등학교 어린이 딸아이를 보며 어느 순간 졸업식에 가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음을 새삼 떠올려보게 된다.


모든 걸 다 해줘야 하는 아기 시절이 까마득할 것처럼 힘들다 했는데, 이젠 정말 어느 정도 내 손을 떠났구나 싶은 생각에 만감이 교차한다. 엄마의 좋은 날이 끝난 게 아니라, 엄마도 조금씩 날개를 펼 수 있는 좋은 날이 점점 더 다가오고 있는 게 아닐까. 너무 깊이 들어가 아이의 삶에 동화되어 깐깐한 매니저가 되지 말고, 엄마도 조금씩 각자의 삶을 찾아가면 좋겠다. 그렇게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주며 아이도 자라고, 엄마도 더 성장하는 바람직한 모습이 많이 퍼져나가 좋겠다. 아이들은 믿는 만큼 자란다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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