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오해하는 '만찬'이라는 단어에 대하여
제가 작은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에서 회의가 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면 만찬도 있다고 하네요. 회의와 만찬에 모두 참석하겠다고 답하고 나서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만찬이 무슨 뜻이지??'
바로 제가 애정하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명사」
「1」 저녁 식사로 먹기 위하여 차린 음식.
그분들은 곧 오실 거야. 오셔서는 식탁에 둘러앉아 그 뭐냐,
귀향의 만찬을 들면서 지난날의 이야기로 꽃을 피우실 거야.
≪김성일, 꿈꾸는 정물≫
「2」 손님을 초대하여 함께 먹는 저녁 식사. ≒만향, 석찬.
만찬을 열다.
성대한 만찬을 베풀다.
만찬에 참석하다.
만찬(晩餐)이 이런 뜻이었네요. 한자로 늦을 만에 삼킬 찬이니 더하고 뺄 것 없이 저녁밥이라는 뜻입니다. 조찬(아침밥)-오찬(점심밥)-만찬(저녁밥)으로 연결되는 단어라네요.
그런데 왠지 만찬은 일상적인 식사 모임과는 달리 뭔가 꽤나 격식을 갖춘 식사자리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음식도 좀 더 고급스럽고, 드레스코드도 막 있을 것 같구요.
그건 아마 ‘만찬’이라는 단어의 발성이 갖는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졌습니다. 저는 만찬이 ‘만가지 반찬’ 혹은 ‘가득찬 반찬’ 그러니까 엄청 가짓수가 많이 차려진 상차림처럼 들리거든요. 그래서 만찬에 오라고 하면 엄처 잘 먹을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이 든달까요.
어쨌거나 만찬은 늦는 시간에 먹는 밥, 혼자는 아니고 손님과 함께 먹는 저녁밥이라는 뜻이랍니다.
뱀발: 잘 차려진 밥상이라는 뜻은 ‘성찬(盛饌, 성대할 성 반찬 찬)’이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