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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한대로 Dec 23. 2024

동지팥죽의 새알 같은  반예비치 돌멩이

'얘들아! 아드리아해에서 언제 또 수영을 해보겠어?' 

'오빠 들어가면 나도 들어갈래!' 초등 때만도 여행 가면 호텔이나 바다에서 수영하겠다고 졸라대며 물속에서 고만 좀 나오라고 닦달을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젠 제법 컸다고 젖은 몸을 다시 말리는 게 영 귀찮기도 한가 보다. 그래도 언제 우리가 여길 또 오겠나 싶어 우리는 스트라둔 거리를 지나 아치형 돌벽을 통과해 해변을 향해 걸었다. 조금만 더 가면, 두브로브니크에서 유명한 반예비치 해변이 나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래쪽으로 파랗게 펼쳐진 해변이 보였다. 몇 개단을 서둘러 내려가니 주황색 지붕의 집들이 병풍처럼 펼쳐지면서 작은 해변을 포옥 감싸고 있었다. '우와~~~' 고대 도심을 지나 펼쳐지는 아드리아해는 색다른 매력이었다. 생각보다 해변의 길이가 짧아 당황스럽긴 했지만, 아담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과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동해나 제주 바다와는 확연히 다른 특별한 매력이 분명 있었다.


"아야 아야~" 우리는 두 발을 우스꽝스럽게 디디며 물속으로 걸어갔다. 반예비치의 해변은 상상했던 하얗고 고운 모래 대신, 동지팥죽의 새알 같은 자갈이 쭈욱 깔려 있었다.  "엄마, 이것 봐요. 진짜 반들반들해요." "우와.. 이거 팥죽에 들어있는 새알 같아요!" 정말 신기했다. 색깔도 어찌나 예쁘고 고운지 예전 남해 땅끝마을을 여행하며 몽돌해변에서 동글동글한 자갈해변을 보긴 했지만, 이런 자그마하면서도 고운 빛깔의 돌들은 아니었다. 겅중겅중 걷는 건 우리 가족뿐인 건지 발바닥을 디딜 때마다 지압되는 느낌이 꽤나 아팠는데, 다른 이들은 굉장히 평온해 보였다. 우스꽝스럽게 뛰어가는 서로의 모습에 깔깔깔 웃으며 또 한 번의 이색적인 경험에 소중한 추억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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