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 때 베풀기 어렵고, 부유할 때 수행하기 어렵다

스무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그만두지 않습니다.

by 현안 XianAn 스님

"가난할 때는 베풀기 어렵고, 부유할 때는 도를 배우기 어렵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 가르침은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아니, 오히려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물질이 넘치고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정작 마음을 돌보는 일은 더 어려워집니다. 미국, 유럽, 한국에서 10여 년간 선명상 교실을 운영해보며 느낀 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명상이 좋다는 건 알지만, 막상 매일 실천하려면 절실한 동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부유하고 편안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능동적으로 수행에 뛰어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출가 전, 사업이 빠르게 성장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무렵에도 절에 자주 가긴 했지만, 마음은 온통 사업에 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절에서 점심을 먹다가 "이제 할 일이 많아서 가봐야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음이 너무 바빴던 겁니다. 그때 스승님께서 물으셨습니다.

"네 할 일이 뭔데?"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할 일이라니, 정말 돈 버는 일뿐일까?'

그 질문 덕분에 바쁜 마음을 내려놓고 조금씩 균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좌선은 겉보기엔 단순합니다. 그저 가만히 앉아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직접 해보면 금방 알게 됩니다. 오분, 십분만 지나도 몸은 불편하고, 마음은 산란해집니다. 이 괴로움을 견디며 한 시간, 두 시간을 앉아 있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겪는 스무 가지 어려움을 이야기합니다.


가난할 때 보시하기 어렵고, 부귀할 때 수행하기 어렵고, 욕망을 참기 어렵고, 모욕을 듣고도 화내지 않기 어렵고, 좋은 경전을 얻어 읽기 어렵고, 좋은 스승을 만나기 어렵다고 하십니다. 또한, 마음을 흔드는 경계 앞에서 동요하지 않기 어렵고, 사람들을 상황에 맞게 제도하기도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살다 보면 이 모든 어려움을 마주하게 됩니다. 누군가 나에게 무례하게 대했을 때 화를 참기란 얼마나 어려운지요. 그저 웃어 넘기고 싶어도 속에서는 열불이 납니다. 또 작은 일에도 비교하고, 시기하고,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이 곧 명상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불교에서는 이런 상황을 '도문(道門)'이라 부릅니다. 어렵기 때문에 닦는 것이고, 닦다 보면 그 안에 길이 열립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앉아보는 것, 그것이 선명상의 시작입니다.


그렇게 꾸준히 수행하다 보면 마음이 바뀌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예전 같으면 화를 냈을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넘기게 되고, 누가 칭찬해도 들뜨지 않게 됩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한 사람의 마음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스무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저는 여전히 수행의 길을 선택합니다. 오늘도 자리에 앉아 봅니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수행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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