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것

아홉 가지 어려운 일

by 현안 XianAn 스님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것,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불교에서는 이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 자체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것도 단순히 사람이 되는 것만이 아니라,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건 더없이 귀한 일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귀한 인연을 아홉 가지 ‘어려운 일’로 설하셨습니다.


첫째, 사람 몸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불교적 세계관에 따르면 축생, 아귀, 지옥 같은 괴로운 세계에 떨어지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수없이 많은 생을 반복한 끝에야 비로소 인간계에 태어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전해지는 비유에 따르면, 눈먼 거북 한 마리가 백 년에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마침 바다에 떠 있는 둥근 나무판의 구멍으로 머리를 쏙 들이밀 수 있는 확률과 같다고 합니다.


둘째, 사람 몸을 받았다고 해도 남자로 태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오늘날에는 성별의 가치를 따지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부처님이 살아계셨던 당시 사회에서는 남성이 수행의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었기에 이런 표현이 나온 것입니다.


셋째, 육근이 온전하기 어렵습니다. 육근이란 눈, 귀, 코, 혀, 몸, 뜻(마음)을 뜻합니다. 이 여섯 가지 기관이 모두 온전해야 바르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넷째, 그런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도 수행하기에 좋은 국토에 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 태어나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바른 가르침을 접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수행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유럽이나 미주 지역에서는 한국처럼 깊이 있는 선 명상 지도를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섯째, 부처님이 세상에 계시는 시대에 태어나기 어렵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에는 사람들이 그분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에는 부처님을 직접 뵐 수 없기에, 법을 만나고 배우는 것도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여섯째, 부처님이 세상에 계신다 하더라도 그 회상(법을 배우는 공동체)에 들어가기란 어렵습니다. 즉, 수행을 지도받을 수 있는 스승을 만나고, 그 공동체에 함께할 수 있는 인연을 맺는 것도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일곱째, 회상에 들어왔다 하더라도 신심을 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바른 가르침을 듣고도 믿지 못하고 의심하거나, 스승을 신뢰하지 못해 수행이 깊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덟째, 보리심(깨닫고자 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 어렵습니다. 단순히 불법을 믿는 것과, 생사를 벗어나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큰 서원을 세우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아홉째, 보리심을 냈다고 해도 무상대도의 성품, 곧 참된 깨달음을 얻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보살의 길을 따라 끝까지 수행을 이어가 진정한 각성을 이루는 일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한 마디로, 우리가 이 자리에서 바른 가르침을 듣고, 배우고, 따르겠다는 마음을 낸 그 순간조차도 이루 말할 수 없이 귀한 인연으로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그것을 자각하게 되면, 우리는 더욱 겸손해지고, 하루하루의 정진이 헛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잡게 됩니다.


여러분은 지금 선 명상을 배울 수 있는 조건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려운 인연을 다시 얻기란 더 어려우니, 지금 이 삶을 소중히 여겨 수행에 힘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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