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할 수 없는 흐르는 나의 글들
급하게 날아가는 문장으로 글을 쓴다. 급히, 불현듯,
글쓰기 선생님은 꾹꾹 문장을 눌러써야 한다고 한다. 집중의 세계에 들어가는 그 언덕을 쉬이 넘지 못하는 나는. 그 애씀을 자주 하지 않는다.
성취의 희열 없이 자란 나는, 그 언덕을 넘고 결과가 나왔을 때에 기쁨을 언뜻 알지만 잘 알지 못한다.
아이들에게 작은 성취의 기쁨을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나보다 더 쉽게 나를 포기했던 엄마에게 투정 부렸던 적이 있었다. 왜 나를 기대해주지 않냐고, 믿어주지 않냐고.
엄마는 이미 언니가 잘해주고 있고, 너라도 맘 편하게 살라고, 굳이 높은 곳을 바라보며 애쓰지 말라고, 그것이 너를 위한 것이었다고.
난 짧은 자극들을 찾아다녔고, 매일매일 애쓰지만 늘 잠이 부족하지만 결과가 없는 콤플렉스를 가지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수채화, 팔찌 만들기, 비누 만들기, 책 읽기, 글씨 쓰기, 문구 모으기, 영상 만들기, 등등 책상 위에서 난 바쁘다. 아이들은 엄마를 일벌레라고 착각하며 산다.
좋아하는 것들이 많다는 것은, 진짜 좋아하는 게 없다는 말일지도.
그래서 나는 글을 끝까지 쓰기로 했다.
작가가 되기로 했다. 언젠가.
또 글을 쓰고 있다면 그것이 작가일 테지.
지금도 문장들이 엉덩이가 들썩들썩
가볍게 날아가고 있음을 느끼며 한계를 느낀다
그럼에도 쓴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
오늘도 읽는다. 좋은 문장을 만나기 위해서
오늘도 좋아하는 것들을 채운다.
잠시 글은 잊었다.
귀찮고 어렵고 재능도 없고 나의 부족을 끊임없이
바라보게 된다.
그럼에도 내가 글을 쓴다고 하는 내가
글을 쓰려고 괴로운 내가
글과 씨름하는 내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든다
작가 자몽,
지금은 나 스스로 부르지만
불려질 날을 위해
성실하게. 꾸준히. 늘. 잘.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