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는 누구 탓일까?

1분 동화 별빛 동화 열한 번 째 이야기

시원한 숲을 지키는 방법


"선선 마을이 이렇게 더워진 이유는 바로 따끈 마을의 동물들이 더위를 갖고 이곳으로 왔기 때문입니다. 따끈 마을의 동물들을 몰아냅시다!"


나는 선선 마을에 사는 토끼예요.

회의장에서 귀를 펄럭이며 동물들에게 힘 있게 이야기했어요.


사실 나도 혼란스러웠거든요.

원래 우리 선선 마을은 아주 깊은 숲속에 있고, 지구의 북극처럼 얼음을 저장하며 항상 시원한 바람이 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더위를 싫어하는 친구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선선함을 마음껏 즐겼지요.


하지만 요즘은 달랐어요.

갑자기 더위가 몰려왔고, 친구 여우는 털이 너무 뜨거워 나무 그늘 아래 숨었고, 얼음 연못도 따뜻한 물로 변해버렸어요.

더위를 참다못한 몇몇 동물들은 털을 몽땅 밀어버렸어요. 순록은 민털이가 되어 얼음통에 들어가 있었고, 고슴도치는 가시를 뽑아 민도치가 되었어요.


"지금은 멋보다 시원함이야!" 라며 모두 웃었지만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고 마음은 괴로웠어요.


특히 요즘 따끈 마을에서 피난 온 고양이가 정말 마음에 안 들어요.

"마을 이름은 선선 마을인데 너무 더운 거 아냐? 야옹!"


그 말을 들은 나는 뻔뻔한 고양이가 너무 밉고. 곧장 따끈 마을 친구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숲 아래쪽에 있는 '따끈 마을'은 늘 덥고 습해서 친구들이 힘들어했어요. 물론 그곳도 예전에는 살기 좋은 곳이었다고 해요.

열대 과일이 많고 물놀이도 매일매일 할수 있어 10년 전에는 선선마을 동물들도 놀러갔었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따끈 마을은 물이 점점 많아져서 마을이 잠기고, 매일매일 더워졌다고 해요. 하지만 우리 선선 마을은 "아랫마을이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무관심했어요.


결국 따끈 마을 친구들은 살 곳을 잃고 우리 마을로 올라왔고, 나는 그들이 더위를 가져온 거라고 생각했죠 .


하마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어요.

"우린 살 곳이 없어요. 여기도 버림받으면 우린 어디로 가야 하죠?"

그때 부엉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어요.

"감정에 앞서기 보다, 진짜 원인이 뭔지 알아보는 게 먼저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더위 원인 조사대’를 꾸렸어요.

나는 대장 토끼 ! 돋보기를 목에 걸고, 냉장고 옆 온도계를 들고 다니며 조사를 시작했어요. 여우는 선풍기 개수 세기 담당, 곰은 얼음창고를 뒤지며 메모장에 “얼음 사용량 폭증!”이라고 적었죠. 다람쥐 두 마리는 선선 마을 지붕 위에 올라가 "뜨거운 공기, 1도 상승!"이라고 소리쳤어요.


그러다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선선 마을의 동물들이 너무 많은 얼음을 썼던 흔적이 곳곳에 있었던 거예요. 하루 세 번 얼음 목욕, 밤마다 냉풍기 풀가동, 빙수 기계는 끊임없이 돌고 있었죠. 얼음 연못에선 수달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팔고 있었어요.


나는 조용히 말했어요. "이건... 우리 모두가 만든 문제였어. 따끈 마을 친구들 때문만은 아니었어."


토끼는 귀를 펄럭이며 다시 강단위에 올랐어요.

"조사결과 우리의 무관심과 낭비가 결국 모두를 힘들게 만든 걸 알았어요. 이제는 함께 해결해야 해요."


그날부터 우리는 따끈 마을 친구들과 함께 전기를 아끼고, 얼음을 쓰는 양도 줄이기 시작했어요. 우리 집 앞에도 작은 나무를 심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싹이 올라오더니 푸른 그늘을 만들어 주었지요.


그 노력 덕분인지 어느 날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어요. 얼음 연못에도 다시 얼음이 생겼고, 숲 전체가 조금씩 시원해졌어요.


"우와! 다시 시원해졌어!" 나는 기뻐하며 뛰어다녔어요. 하지만 이번엔, 나는 따끈 마을 친구들과 손을 맞잡고 뛰었어요. 서로의 털이 짧아진 모습에 깔깔 웃으며 말이죠.


"이제 알겠어. 진짜 시원함은 함께 사는 데서 오는 거야. 우리가 만든 문제는 우리가 함께 풀 수 있어."


그 후로 선선 마을과 따끈 마을은 서로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서로를 돕고 함께 살기로 약속했어요.


나는 더 이상 무관심한 토끼가 아니에요.

이제는 모두의 시원한 숲을 지키는 토끼가 될 거에요


이 동화는 기후 변화와 자원의 남용, 공동체 안의 오해와 갈등 등 '불편한 진실' 을 찾는 것으로 풀어낸 동화입니다.


더위를 피해 이주한 동물들과 더위로 털을 밀게 된 동물들이 갈등을 겪으면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 토끼 토토가 문제의 진짜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겪는 환경 문제와 책임의식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더위는 누구 탓인가’라는 질문 아래 감정보다 진실을 먼저 보는 자세,

그리고 협력의 가치를 깨닫는 결말로‘불편한 현실'을 웃음과 성찰로 녹여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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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