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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이 만드는 나만의 차별화

프레임 리터러시 : 일곱 번째 이야기

차별화의 본질, 스타일과 홍보 전략을 연결하며



어린 시절, 우리 부모님은 교사라는 직업 하나로 다섯 아이 모두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언제나 절약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나는 늘 언니들이 입던 옷을 물려 입으며 입을 삐죽거렸다. 그때마다 아빠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우리 딸은 뭘 입어도 귀티가 나."

귀티가 뭔지도 모를 나이에, 그 말은 위로보단 숙제 같았다. 뭘 입어도 귀티가 나야 한다니. 하지만 세월이 흘러 그 말이 가슴 깊이 다가온 순간이 있었다.


몇 년 전, 추운 겨울날 역 앞에서 딸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숏패딩에 기모 통바지를 입은 긴 머리 소녀들 몇이 무리를 지어 지나갔다. 하나같이 우리 딸 같았다. 이름을 부를 뻔했지만, 지나가는 그 아이들 속에 딸은 없었다. 곧이어 진짜 딸아이가 다가왔고, 외양만 보면 그다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왜인지 나는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바로 그 ‘귀티’ 때문이었을까.


요즘 세상은 명품 가방 하나가 사람의 가치를 대변하는 듯하다. 어떤 브랜드의 로고를 들었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평가되는 시대. 우리는 무의식 중에 브랜드 앞에 고개를 숙인다.


미국의 배우이자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는 블레이크 라이블리 (Blake Lively) 는 외모 중심의 평가를 받아온 연예계에서, 자신만의 개성과 당당함으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The most beautiful thing you can wear is confidence.” 이 말을 남겼다. 이 표현은 자주 인용되며, ‘자신감이 최고의 액세서리’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이자 샤넬 브랜드의 창립자인 코코 샤넬 (Coco Chanel)은 여성들에게 주체적인 아름다움과 자기표현의 가치를 전하며

“Beauty begins the moment you decide to be yourself.” 이 말을 남겼다. 아름다움은 자기 자신이 되기로 결심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패션과 자존감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문장이다.


미국의 젊은 시인이자 인플루언서인 사바나 브라운 (Savannah Brown)은 10대와 청년층을 위한 자기긍정 메시지를 시와 SNS 콘텐츠로 풀어내며

“Confidence is the best outfit. Rock it and own it.” 자신감은 최고의 옷이다. 당당하게 입고 주인공이 되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말은 곧 SNS, 명언 카드, 자기계발 콘텐츠에서 자주 인용된다.


나는 이 말들을 통해 유추해본다. '무엇을 입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입느냐'가 중요하다.


품격이란 결국 자신을 존중하고 내면의 가치를 이해하며, 이를 자연스럽게 세상에 드러내는 태도다. 그것은 겉모습이 아닌 자신만의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품격이란 결국 자신을 존중하고 내면의 가치를 이해하며, 이를 자연스럽게 세상에 드러내는 태도다. 그것은 겉모습이 아닌 자신만의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값비싼 옷으로 몸을 휘감는 것이 아니다. 옷은 나의 성격과 가치관,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표현하는 또 다른 언어다. 스타일이란 결국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다운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이는 홍보 전략에서 메시지 차별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남들과 똑같은 브랜드를 입으며 자신을 표현하려 한다면, 결국 그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묻혀 버릴 뿐이다. 홍보에서도 브랜드나 제품의 표면적 특징보다는 나만의 고유한 메시지, 즉 본질적인 가치를 전달할 때 비로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진짜 잘 입는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싶은지 알고 있다. 브랜드에 기대지 않고, 오히려 브랜드마저 자신만의 무대 위에서 당당한 소품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이처럼 홍보 전략에서도 제품이나 브랜드가 아니라 나만의 메시지와 철학이 중심이 되어야 진정한 차별화가 가능하다.


우리가 옷을 꾸미고 외모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타인과의 경쟁 때문이 아니라, 나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발견하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차별화시키는 것을 넘어, 그 차별화가 결국 진정한 나다운 길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스타일이고 진정한 삶의 품격이다.


누군가에겐 그저 한 벌의 유행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그것이 내 삶을 담은 하나의 문장이 될 수 있다.


명품보다 중요한 것은, 나만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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