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닮았나요?

1분 동화 별빛동화 스물한 번째 이야기

우리는 어떤 부류일까요?


세상에 큰 변화의 물결이 몰아쳤다.

사람들은 불안에 휩싸여 방향을 잃고 헤매었다.

그 불안은 마치 안개처럼 짙게 내려앉아,

누구도 선명한 길을 찾지 못하게 했다.


그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어떤 이들은 몸에 부적을 가득 붙였다.

점집을 전전하며 오늘의 행운과 내일의 불행을 계산했다.

“남쪽으로 가야 한다.”

“파란 옷을 입어야 무사하다.”

그들은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며 점괘대로 행동했다.


또 다른 이들은 차트와 수식에 파묻혔다.

밤새 숫자를 세고, 알고리즘을 조립했다.

“확률상 안전하다. 그러나 변수가 있다.”

그들의 눈빛은 피곤했지만,

완벽한 계산만 해낸다면, 우리도 언젠가 세상을 정확하게 선택하고 살아갈 것이라 믿었다.


군중의 발을 따라가는 이들도 있었다.

“저쪽이 안전하다더라!”라는 소문에 우르르 움직이고,

“아니다, 이 길이 더 낫다더라!”라는 말에 곧장 되돌아왔다.

그들은 자기 목소리를 잃어버린 채,

남의 말에 몸을 맡겠다.

그래도 잘만 따라가면 언젠가 대세의 물결에 있을 것이라 믿었다.


광장 중앙에는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이들이 있었다.

돈과 명예, 권력과 기술,

심지어 화성까지 갈 수 있는 힘을 지닌 자들.

그들의 목소리는 높고 당당했다.

“우리는 불로장생을 꿈꾼다!

우리가 가진 능력으로 무엇이든 피할 수 있다!”


사람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속삭였다.

“저들처럼만 살 수 있다면, 불안은 사라질 텐데.”


광장 구석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선택과 실패를 경험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정답은 없네. 어차피 내 선택 그리고 그 과정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 거야."

하지만 여전히 두려움이 앞서고 그들의 걸음은 흔들렸다.

어떤 이는 그 과정에서도 감사하며 사는 이들도 있었다.

그 눈빛만은 어느 누구보다 강렬했고 삶의 의지는 단단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사람들이 미끄러졌다.

바닥에 놓인 바나나 껍질 하나로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 하나.

그토록 강하던 이들이

가장 사소하고 엉뚱한 이유로 허망한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다른 부류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적은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고,

숫자는 생명을 늘려주지 못했으며,

군중의 발걸음은 길을 대신 걸어주지 않았다.

모두가 결국 같은 문 앞에 서게 되었다


하늘나라 문 앞에서 천사는 번호표를 나눠주었다.

그 순간 또 다른 소란이 벌어졌다.


점괘에 빠진 사람들은 부적을 흔들며 외쳤다.

“4번은 불길하다! 우리에겐 7번을 달라!”


빅데이터 위원회는 차트를 펼쳐 보였다.

“평균 대기 시간은 32분이다!

이 시스템에는 오류가 있다! 줄 서는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대세를 따라가는 시람를은 다수가 하는 것을 찾으려고 애썼다.

트렌드를 알려달라! 우리는 대세를 따르리라”


엘리트였던 사람들은 금빛 장식을 흔들며 외쳤다.

“우리는 VIP다! 우리는 줄을 설 필요가 없다! 문을 열어라!”


그 광경을 바라본 평범한 자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저 부류들은 살아있을 때도 이렇게 시끄럽더니,

죽어서도 똑같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이 죽었으니 줄을 선 김에, 우리의 차례를 즐겨야겠다.”


신은 하늘나라에 온 사람들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사랑스럽구나.

세상을 선물했는데

너희는 살 때도 모여 떠들었고,

죽어서도 이렇게 떠드는구나."


사람들은 신의 목소리에 주목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수학 문제를 냈다.

어떤 이는 정답지를 보고 베끼고 어떤 이는 문제를 풀기보다 맞출 확률을 계산했다 어떤 이는 비싼 연필을 자랑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 중에도 자신이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머리도 써보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선생님은 어느 아이를 칭찬할까?"


침묵이 흘렀다. 이어서 신은 말했다.


"번호표는 아무 의미가 없다.

너희의 태도가 이미 너희의 순서를 정했단다. "


그제야 부적은 바람에 흩날렸고,

차트는 허공에서 사라졌다.

구호는 더 이상 울리지 않았고,

금빛 장식도 빛을 잃었다.


하루하루에 감사해하며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 앞줄로 나아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주술이나 계산, 군중심리, 권력처럼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것들이 결국 허망하게 사라질 때,

조용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태도가 가장 빛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동화를 만들다 보니 결국 모두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공평한 죽음이고, 그 앞에서 드러나는 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라는 메시지가 만들어지네요


동화 속 코믹하고 풍자적인 장면들은 단순히 비웃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흔들리고, 허둥대고, 남을 부러워하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그 과정을 거쳐서야 우리는 “내가 어떤 태도로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정답 없는 세상 속에서도 자기 차례를 웃으며 기다릴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이야말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끝내 응원하는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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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