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당구 용어의 바른 표현들
지금은 고등학생들이 대학교에 들어가면 어떤 놀이를 가장 많이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필자가 대학교 다닐 때는 단연 당구였다. 당시 당구장은 불건전한 장소라 하여 미성년자들에게는 출입금지 지역이었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해방감에서 찾는 곳이 바로 당구장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컴퓨터 게임을 비롯하여 다양한 오락거리가 있었지만, 당시로서는 당구나 탁구 외에는 변변한 오락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였다.
대학교 때 어느 교수는 학생 녀석들이 학교에 와서 수업은 안 듣고 돌멩이 질(바둑)이나 작대기 질(당구)만 한다고 한탄하였다. 고등학교 때는 당구를 치면 불량학생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당구는 대학생활의 상징이라고까지 할 수 있었다. 일본의 경우는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시작하는 것이 마작이라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당구가 시들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대학 근처에는 당구장이 10여 개씩 영업을 하고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하여 대학 2학년 초까지 약 2년 반 동안 당구를 쳤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 150 정도, 대학 1학년 때 300, 2학년 때 400을 쳤다. 당시 당구 400이면 거의 상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고수에 속하였다. 지금이야 이 정도 실력자는 널리고 널렸다.
이후 대학 3학년부터는 당구를 거의 치지 않았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당구를 칠 기회도 거의 없었고, 또 스스로 당구를 치고 싶은 마음도 별로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하여 40년 이상을 당구와 떨어져 지내왔다.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끝나면 마지못해 당구장에 끌려가 당구를 치는 경우가 1-2년에 한 번 꼴로 있긴 했지만, 어떤 때는 몇 년간 당구를 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10여 년 전부터 다시 당구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 같다. 이번의 당구열풍은 젊은 대학생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이 많은 연장자들 사이에 일어났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동기들도 당구동호회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당구를 즐긴다. 이건 내가 졸업한 학교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고교, 대학 출신들이 당구동호회를 만들어 당구를 즐기고 있다. 서울의 종로나 강남 등 번화가에 가면 예전에는 못 보던 당구장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들어가 보면 XX고교 당구동호회, XX대학 당구동호회 등 플래카드가 빽빽이 걸려있다.
친구들 모임에 가도 그렇다. 바둑모임에 가도 저녁을 먹고는 당구, 골프모임, 등산모임도 끝나고 나면 모두 당구장으로 모인다. 결혼식장에 가면 결혼식이 끝난 후 신랑 아버지 친구나 신부 아버지 친구들은 식사를 끝내기 바쁘게 우르르 당구장으로 몰려간다. 장년, 노년층에서 이렇게 당구인구가 많아지다 보니 고령자들에게 경로우대 요금을 적용하여 요금을 할인해 주는 당구장도 적지 않다. 나이가 들어 무엇이든 취미를 갖고 열심히 하는 것은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나도 친구들과 어울리려면 당구를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3년 전부터 다시 당구를 시작했다. 가끔 고등학교 당구 동호회 모임에 참석하기도 하고, 이곳 세종시에 있는 당구장에도 종종 간다. 옛날에는 거의 4구를 쳤는데, 지금은 대부분 쓰리쿠션을 친다. 따지고 보면 4구와 쓰리쿠션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나도 당구를 새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쓰리쿠션을 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빨리 늘지 않는다.
당구를 치다 보면 당구용어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당구용어에 대해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변변히 설명된 것이 없다. 심심풀이로 당구용어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당구가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왔기 때문에 당구용어에는 일본말 혹은 그것이 와전된 발음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영어, 불어 등이 일본식 발음으로 변한 것도 있고, 또 우리말 조어도 있다. 몇 권의 당구 교재를 본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책에서 제대로 된 용어를 알지 못하고, 시중에서 사용하는 엉터리 말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당구(撞球: 일본식 발음으로는 "도큐")라 말은 "빌리어드"(billiards)란 말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이다. 당(撞)은 찌른다는 뜻이고 구(球)는 공이란 뜻이다. 즉 당구는 “(큐로) 공을 찌르는” 게임이라는 뜻이다. "당구"라는 말은 일본에서 만들었지만 지금은 일본에서 당구라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비리야도”라고 한다. 일본인 당구애호가들은 당구란 말을 들으면 사라진 옛날 말을 다시 듣는 향수를 느낀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지금 당구를 치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그에 따라 당구장도 찾기 어렵다. 대학생들부터 할배들까지, 참 요즘은 중고등학생들도 가세해서 너도나도 당구를 치는 대한민국, 어느 일본인 당구 애호가는 한국을 “빌리어드 천국”이라 했다. 특히 이들이 놀랐던 건 당구장에서 연습공을 칠 때는 요금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들에게 있어서 한국은 그야말로 "당구 천국"이다.
• 당구다이: 설명할 것 없이 당구대(撞球台)를 말하는 것이다. 다이는 대(台)의 일본식 발음이다. 당구용어가 이제 우리말로 많이 바뀌었지만 당구대의 경우 아직은 "당구다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대 다시 한번 닦아주세요"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다이 다시 한번 닦아주세요"하는 편이 운율상으로 좀 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 라사: 당구대에 깔린 바닥 천을 말한다. 정확한 발음은 “라샤”인데 포르투갈어 raxa에서 온 것이다. 라사는 모직물을 의미하며, 일본에서는 한자로 "羅紗"라고 썼고, 우리도 이를 따라 같은 한자를 사용하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양복점을 “라사”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는 양복점(맞춤 신사복 집)의 상호를 “XX라사”, 양장점(맞춤 여성복 집)을 “XX양행”으로 하는 곳이 많았다. 라사... 아! 옛날 생각난다.
• 야스리(鑢): “줄”이라는 뜻의 일본어이다. 큐 끝에는 공에 회전을 쉽게 걸기 위해 팁이 달려 있는데, 줄로 팁을 잘 다듬어 주어야 큐미스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 아카 다마: 붉은 공이라는 뜻이다. 일본어로 "붉은"(赤)은 일본어로 "아까"이고 공(球)은 "다마"이다. 아카 다마를 줄여서 그냥 "아카"라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산주의자를 보고 "빨갱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아카"라고 한다. 지금은 "붉은 공" 혹은 "빨간 공"이라는 우리말이 완전히 정착한 것 같아, 요즘은 "아카"라고 말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 시로 다마: 흰 공이라는 뜻의 백구(白球)를 일본식으로 읽은 것이다. 줄여서 "시로"라고도 한다. 흰 공을 “히로”라고 발음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시로”라 해야 한다. 이 말도 이젠 "흰 공"이란 우리말로 완전히 정착한 것 같다.
• 오시(押し): "민다"는 뜻이다. 일본어식 바른 표현은 "밀어치는 공"이라는 뜻의 "오시 다마"(押し球)라 해야 한다. 상점이나 커피숍 등 영업점에 가면 출입구 문에 "미시요" 혹은 "당기시오"라고 쓰인 곳이 많다. 일본에서는 "미시요"을 "오시"라 표현한다. 이젠 "오시"란 말 대신 "밀어 치기"라는 우리말이 정착되어 가는 것 같다.
• 항오시(判押し): 쿠션에 붙어있는 공를 힘껏 밀어 치면 내 공이 쿠션에 몇 번씩이나 튕기게 된다. 이런 타법을 보통 "항오시"라 하는데 여기서 "항"(判)이란 일본어로 "도장"을 말한다. 도장을 꾹 눌러 찍듯이 쿠션에 붙은 공을 눌러 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말 용어로는 무엇이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눌러 치기"란 말이 적당해 보이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 히키(引き): "당기기", "끌기"라는 뜻으로 히키 다마(引き球)”가 맞는 말이다. 출입문을 "당기시오"라는 말을 일본에서는 "히키"(동사형은 히쿠)라고 표현한다. "히키"라는 말은 지금도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 나메(舐め ): 얇게 치는 것을 일본어로 "나메"라고 표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나메"로 발음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나미" 혹은 "라미"라고 말하는데, 이는 잘못된 발음이다. "나메"란 일본어로 "핣기"라는 뜻이다. 마치 공을 핣듯이 얇게 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말 용어로는 "얇게 치기"라는 말로 정착된 것 같다. 그런데 얇게 친다는 것과 핣는다라는 것은 어감상 차이가 크다. 우리는 공이 아주 얇게 맞았을 때 "묻었다"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적합한 표현이라는 생각도 든다. 영어로는 컷(cut) 혹은 슬라이스(slice)라고 한다.
• 가라쿠(空ク): 일본어 "가라 쿠션"(空쿠션)을 줄인 말. 요즘은 "뱅크샷"이라고 표현하는데, "가라쿠"같은 찰진 느낌이 들지 않는다. 空(가라)는 빈, 가짜라는 뜻이다. “가라오케”는 “가짜 오케스트라”라는 뜻이다. 굳이 사용한다면 “가락쿠”가 아니라 “가라쿠”라고 하여야 한다.
• 히네 혹은 히네리(捻り): 공에 회전을 주는 것을 말한다. 히네는 염(捻. 비틀기)의 일본어 발음이다. 히네리(비틀기) 혹은 히네루(비틀다)라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요즘은 우리말 "회전"으로 정착되어 가는 것 같다.
• 릭쿠: 자신의 공을 두 번 치는 반칙타를 의미한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영어 릭(lick)의 일본식 발음이라 한다. 그런데 영어로 "릭"(lick)은 "핣다"란 뜻이다. 수구를 두 번 치는 난폭한 타법과 "핣다"라는 뜻의 릭과 별다른 관계가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릭쿠는 육(陸)의 일본식 발음인 "리쿠"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맞는 것 같다. 군국주의 시절 일본군들이 당구를 많이 쳤는데, 특히 육군들이 당구를 아주 거칠게 쳤다고 한다. 잘 아시다시피 당구를 거칠게 치는 사람들이 리쿠 반칙타를 자주 친다. 그래서 두 번 치는 반칙타를 "육군 치기"라 했고, 거기서 "리쿠"란 용어가 나왔다고 한다.
• 갸쿠(逆): "반대로"라는 뜻의 "역"(逆)의 일본식 발음이 "갸쿠"이다. “갸쿠 히네리”는 역회전, “쥰(順) 히네리”는 순회전을 의미한다.
• 맛세이: 프랑스어로 "세워 친다"라는 뜻의 "마세"(massé)이다. 정확한 발음은 "마세"와 "마스"의 중간쯤 되는 발음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 밧킨(罰金): 4구 당구에서 흰 공을 치거나 공을 하나도 맞추지 못할 때 마이너스 1점이 되는데, 이를 보통
"박킹"이라 한다. 이것은 벌금(罰金)의 일본식 발음 밧킨에서 유래된 말이다. 우리 용어로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는데, 그렇지만 역시 "박킹"이라 해야 제맛이 난다
• 플러크(fluke): 의도한 대로가 아니라 요행으로 공이 맞는 경우를 보통 "후록쿠"라고 하는데, 요행수라는 뜻의 영어 플러크(fluke)의 일본식 발음이다. 우리 용어로는 어떻게 고쳤는지 모르겠지만, 후록쿠는 역시 "후록쿠"라고 표현해야 제맛이 난다.
• 겐세이: 견제(牽制)의 일본식 발음이다. 지금은 이제 "견제" 혹은 "수비"라는 우리말 용어가 정착된 것 같다.
• 오오마와시(大回し): 보통 “오마시"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크게 돌리기"라는 뜻이다. 요즘은 우리말 용어 "앞 돌리기"라는 말이 정착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오오마와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오해가 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뒤돌리기를 "우라마시"(정확히는 "우라마와시"), 앞 돌리기를 오마시(정확히는 "오오마와시"라고 하는데, 원래 "오오마와시"는 앞 돌리기와 뒤돌리기 모두를 포함하는 말이다. "오오마와시"는 둘로 나뉘는데 안쪽으로 돌리는 것을 "우라마와시", 바깥쪽으로 돌리는 것을 "오모테마와시"라고 한다. 그러니까 현재 우리가 "오마시"라고 표현하는 것은 실제로는 "오모테마와시"가 맞는 말이다. "마와시”(回し)란 한자 뜻 그대로 "돌린다"라는 뜻이다.
• 우라마와시(裏囘し): 한자 그대로 "뒤로(혹은 안으로) 돌리기"라는 뜻이다. 우라의 반대말은 오모테(表)이다. 야구에서 선공을 "오모테", "후공"을 우라라고 한다. 예를 들면 7회 초는 “7회 오모테”, 7회 말은 “7회 우라”라 한다. 그래서 "우라"와 대비가 되는 말은 "오모테"이다. 요즘은 우리말 용어 "뒤돌리기"라는 말로 정착되어 가는 것 같다.
• 하코마와시(箱回し): 하코마시는 하코마와시의 와전으로서, 하코란 상자를 의미한다. 그런데 "하코마시"란 말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일본어 용어로써, 일본에서는 하코마와시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전에는 우리말로 "제각 돌리기"라고 하다가 요즘은 "옆 돌리기"로 굳어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여전히 "하코마시" 혹은 "하코"란 말이 아직 많이 쓰인다.
• 니쥬마와시(二重回し): 한자 뜻 그대로 이중으로 돌리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대회전"이라는 우리말 용어로 굳어지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대회전이란 말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니쥬마와시"는 회전이 큰 것이 아니라 회전수가 많은 것이다. 그러므로 굳이 말한다면 "대회전"(大回轉)보다는 "다회전"(多回轉)이 맞는 것 같다.
• 쪼단쪼: 장단장(長短長)의 일본식 발음이다. 장 쿠션을 맞추고 단 쿠션, 그리고 다시 장 쿠션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우리말 "되돌아오기"로 정착되는 것 같다.
• 기리가에시(切り返し): 보통 "기리카시"라고 발음하는데, 한자 뜻 그대로 잘라 쳐서 돌아오게 한다는 뜻이다. 기리(切り)는 "자르다", 카에시(返し)는 "돌아오다"라는 뜻이다.
• 겐뻬이(源平): 편먹고 치는 복식 당구 게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겐뻬이(源平)라고 표기한다. 겐뻬이 전쟁은 일본 헤이안 시대(우리나라 고려시대) 말 무사정권의 출발이 된 사건이다. 미나모토 가문(源氏: 겐지)과 타이라 가문(平家: 헤이케)이 수 십 년에 걸친 전쟁을 벌였는데, 미나모토 가문은 백기, 타이라 가문은 적기(赤旗)로 구분하였다. 이들 두 가문을 함께 지칭하는 말이 겐뻬이((源平)이다. 이때 일본 전국의 무사들이 두 가문 가운데 한쪽에 가담하였다. 겐뻬이란 말은 여기서 유래한 것으로, 홍백전 같이 편을 갈라 승부를 겨루는 것을 “겐뻬이”라고 한다. 참고로 여기서 겐뻬이 전쟁에서는 미나모토 가문이 승리하여 일본최초의 막부인 “카마쿠라 막부”를 수립한다.
• 세리(série): 공을 모아서 레일을 따라 몰고 다니며 공을 치는 것을 말한다. série라는 불어에서 온 말로써, 한 벌, 세트, 많은 양의 획일품을 뜻한다.
• 요세 (寄せ): 공을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한자 뜻 그대로 “가깝게 붙이다”라는 뜻. 맞는 표현은 “요세 다마”이다. 우리말 용어로는 "모아 치기" 정도가 될 것 같다.
• 다테(縦): 세로 종(縦: 다테)의 일본식 발음이다. 정식 용어는 다테 가에시(縱返し)인데, 세로 원 쿠션으로 길게 치는 것을 말한다. 우리말 용어로는 "세워 치기"가 정착되는 것 같다.
• 사와리(触): 공을 치다가 잘못하여 손이나 옷소매로 공을 건드리게 되는 반칙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이 반칙을 "사와리"라고 하는데, 한자 건드릴 "촉"(触) 자의 일본식 발음이다. 일본어의 맞는 표현은 "다마자와리"(球觸)이다. 우리말 용어는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다.
• 힛카케(引掛け): 보통 "히카키"라 발음하는 사람이 많은데, 힛카케가 맞는 표현이다. 한자 뜻 그대로 걸어 낚아챈다는 의미이다.
• 긴다마(金玉): 흔히 아주 치기 쉬운 공을 "긴다마"라 표현한다. 일본어로 "긴다마"란 고환, 즉 불알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란히 붙어있는 공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칠 수 있는 공을 "긴다마"라고 표현하는데, 아무리 쉬운 공이라 하더라도 두 공이 서로 떨어져 있으면 "긴다마"가 아니다.
• 기레이(綺麗): 옛날에는 이 말을 참 많이 사용했는데,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기레이"란 일본어로 "깨끗하다" 혹은 "아름답다"라는 뜻이다. 공이 아주 멋있게 맞았을 때 하는 감탄사이다.
• 구찌겐세이(口牽制): 한자 뜻 그대로 입으로(말로) 상대방이 공을 치는 걸 견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식 당구용어가 아니라 그런지 아직 우리말로는 적당한 용어가 없는 것 같다.
• 입빠이(一杯): "많이", "최고로"라는 뜻이다. 한자를 보면 술 한 잔을 뜻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일본어로는 술 한 잔도 ‘입빠이’고, 코가 비뚤어지게 마시는 것도 ‘입빠이’이다. 우리가 친구에게 "술 한 잔 할까?"라고 권유할 때 정말 가볍게 한잔 하자는 뜻도 있는 반면, 코가 비뚤어지도록 한번 마셔보자라는 뜻도 있은 것과 같은 것이다.
• 스기리(過ぎり): "스기리”는 통과하다 혹은 지나다라는 뜻으로 한 번에 자기가 쳐야 할 점수를 모두 쳐버리는 것을 말한다. 요즘 PBA에서 말하는 "퍼펙트 큐"와 비슷한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