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4 남우강 물결을 거슬러 무앙응오이로
농키아우에 오는 관광객 가운데 많은 사람은 무앙응오이로 가기 위한 경유지로서 이곳을 찾는다. 무앙응오이는 동화 속에 나오는 환상의 마을 같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은 농키아우를 떠나 무앙응오이로 간다. 농키아우에서 배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한다.
무앙응오이는 육로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것 같다. 무앙응오이로 가는 배는 두 곳에서 출발하는데, 하나는 농키아우이고 다른 하나는 무앙카이이다. 그런데 농키아우에서는 1시간 반 정도에 가지만, 무엉카이에서는 거의 6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농키아우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농키아우에서 무앙응오이로 가는 배는 오전 11시와 오후 1시 두 편이 있다. 수박과 사과로 아침을 때우고 11시 배를 타러 갔다.
농키아우는 공용 시설이 아주 부족하다. 더 좋은 관광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들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하다 못해 길 안내판이나 관광지 지도 겉은 것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그저 개개 사업자가 내건 숙박업소나 식당 안내 표지판이 난립되어 있을 뿐이다. 무앙응오이로 가는 선착장과 매표소도 제대로 표시되어 있지 않아 조금 헤매었다.
뱃삯은 7만 낍, 5천 원에 조금 못 미친다. 약 2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길쭉한 배인데, 승객들이 많아 2척에 나눠 타고 한꺼번에 출발한다. 승객들도 다 타고 짐도 모두 실었는데, 무슨 일인지 꾸물대며 출발을 않는다. 11시 40분이 되어서야 겨우 출발했다.
배는 상류를 향해 힘차게 달린다. 어제저녁 선셋 크루즈를 타려다 실패했는데 이걸로 충분히 보상이 된다. 배는 푸른 남우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남우강의 풍경은 절경이었지만, 배를 타고 가면서 보는 풍경 역시 그에 못지않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가다 보니, 무앙응오이는 어찌 되어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곳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라 하더라도 이 아름다운 강 풍경을 즐기며 가는 것만으로 그 대가는 충분하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강폭은 좁아진다. 강 양쪽에는 물소들이 평화롭게 강 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광경이 보인다. 그 근처에서는 아이들이 물장난을 하고 있다. 출발한 지 40분쯤 되었을까, 배가 강변으로 다가가 멈춘다. 벌써 도착인가 생각했더니, 가족으로 보이는 5명의 라오스 인을 내려준 뒤 배는 다시 출발한다. 이 배는 시내버스처럼 도중에 승객을 태우고 내려주고 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한 시간 반 정도 달렸을까, 저 앞쪽 강변에 마을이 보인다. 바로 무앙응오이이다. 선착장이 변변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강가에 배를 댄 후 약 2미터 정도의 거리를 다리를 걷고 건너랴 한다. 앞선 사람들이 신발을 벗고 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나도 신발을 벗고 있자니 누군가가 널빤지를 가져다 걸쳐준다. 덕분에 발에 물을 적시지 않고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배에서 내리니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자기네 집의 방 사진을 보여주면서 숙박을 권유한다. 일부러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지만 서둘 필요는 없다. 먼저 선착장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당 주인이 자신의 집에서 숙박하라며 방을 보여준다. 더블 침대 방이 깨끗하고 베란다에서 강의 풍경도 내려다 보인다. 이곳에서 일단 2박을 하기로 하였다. 1박에 15만 낍(만원)이다.
짐을 풀고 베란다의 흔들의자에 앉아 쉬었다. 지금은 햇빛이 강해 그늘에서 쉬는 것이 상책이다. 조금 있으니 꼭 비가 올 듯이 서늘한 버람이 불며 구름이 하늘을 덮는다. 시간을 보니 오후 3시가 좀 지났다. 햇빛도 숨어버려 근처를 둘러보러 나왔다. 이곳 무앙응오이는 바로 앞에 강을 안고, 사방은 온통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러니까 산들이 강을 감싸고 있으며, 그 강 옆에 무랑응오이 마을이 있는 것이다.